Category: 포퓰리즘

빚더미 만든 포퓰리즘…‘희대의 포퓰리스트’를 대선 주자로 떠받들어 모셔야 하는 나라

빚더미 만든 포퓰리즘

권력쟁취를 위해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선동적 정치동을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인기영합 대중선동주의라고 할 수 있다. 포퓰리즘은 우선 국민통합보다는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문화 언론 등 여러 면에서 소수의 타락한 지배계급과 고통 받는 다수의 착한 서민대중으로 구분한다.

부유층과 빈곤층, 대기업과 중소기업, 일류학력과 보통학력, 주류언론과 비주류언론, 1%와 99% 등이다. 그런 다음 서민대중의 고통이 소수지배계급 때문이라고 적대감을 조장하면서 지배계급 타도가 곧 민주주의 길이라고 강변한다. 포퓰리스트 본인들은 서민대중의 편에 섬으로써 가장 민주적인 것처럼 위장한다. 한국의 일부 강남좌파들처럼 실제로는 온갖 불의와 불공정을 저지르면서도 겉으로는 정의와 공정을 주장하는 위장으로 서민대중을 선동한다.

서민대중의 의견이 곧 국민의 뜻이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므로 기득권이 지배하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법규나 규율도 무시하기도 하고 서민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면서 대의민주주의를 폄하하기도 한다.

개개인들은 전체보다는 개인, 장기적 안목보다는 단기적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개개인 선의 합이 전체적이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국가 전체의 공동선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뒤따른다. 정부 제공 사회서비스나 현물급여 등 복지 혜택은 많이 받을수록 개개인에게는 선이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재정파탄 등 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남유럽 재정위기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직접민주주의의 민주성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대의민주주의를 창출한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긴 차선책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경제가 파탄지경일 때 포퓰리스트들이 등장하거나 포퓰리스트 통치 결과 경제파탄을 초래하여 극좌정권이 등장하거나 쿠데타로 극우정권이 등장한 사례는 허다하다. 대공황의 파국 속에서 전 국민 일자리를 약속하며 등장한 독일의 히틀러가 마침내 파시스트 정권이 되어 전쟁을 도발한 경우가 대표적인 역사적인 예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정책적으로는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들이 주장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통경제학에서는 이단으로 취급받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의 좌파경제학자를 중심으로 주장되어 온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해 성장률 추락과 사상 최악의 고용참사를 초래했다. 사상 최고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등 친노동정책을 단시간에 줄줄이 시행하니 허약해진 경제체력이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임시직 일용직 등 저소득층에 타격이 집중되어 소득분배구조도 위기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포퓰리즘을 ‘포용국가’라는 미명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23일 청와대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로운 정책패러다임으로 ‘포용성장’을 제시하며 ‘사람중심경제’로 정의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6일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열고 포용을 정부의 핵심가치로 강조하고 포용국가를 재차 강조하며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기초연금 인상 등 각종 복지와 일자리 방안을 내놓았다.

포용국가는 포퓰리즘의 위장

포용국가란 무엇인가. 아마도 이 개념을 근년에 가장 명쾌하게 제시한 학자는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2012)라는 명저를 저술한 대런 에이스모글루 MIT대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교수다. 그들은 이 저서에서 포용적(inclusive) 경제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를 포용국가로 정의하고 있다. 포용적 경제제도란 ‘많은 국민 대중들이 그들의 재능과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제활동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제제도’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경제제도가 포용적이 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 불편부당한 법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새로운 기업의 진입 허용,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시장경제가 지향하는 바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하면 잘살게 되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하면 자손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해서 경제가 번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을 예로 들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이 사유재산제도가 인정되는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성공적인 기업에 신용과 보조금이 제공되도록 하는 정책을 통해 투자와 산업화를 이루고 무역, 교육투자, 기술이전을 통해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잘 되지 않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이다.

에이스모글루와 로빈슨 교수는 포용적 경제제도에 반대되는 경제제도를 수탈적 또는 착취적(extractive) 경제제도라고 명명하고 이러한 경제제도는 한 집단의 소득과 부를 착취해 다른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제제도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한 그룹에서 과도하게 세금을 많이 거둬 다른 그룹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그룹은 열심히 일하거나 기업할 동기가 약화되고 세금을 이전 받는 그룹에서도 이전소득으로 소득이 일정 수준 보장되므로 열심히 일하거나 기업하려고 하지 않게 되어 결과적으로 모두 가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를 수탈국가 또는 착취국가라고 명명했다. 포퓰리스트가 지배하는 국가는 수탈국가다. 과중한 세금으로 부유층 대기업은 기업하려는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과도한 복지살포로 일반 대중의 근면한 근로윤리가 무너지게 된다.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근로윤리가 무너진 국가가 발전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성장률 저하로 점점 세수는 줄어드는 반면 복지수요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마침내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재정위기가 오고 만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이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경기기 급락하는 ‘문재인불황’(Moon depression)이 초래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코로나위기가 겹쳐 한국경제는 대불황(great depression) 국면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정책 기조는 전환하지 않고 코로나위기 극복을 주장하며 천문학적인 재정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2월 28일 종합대책에서 4월 22일 5차 비상경제회까지의 총지원액이 282조 원에 달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46조 원, 중소중견기업 지원 74조 원, 금융시장안정 74조 원,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 고용안정특별대책 10조 원,소비진작 36조 원, 감염병의료지원 2.5조 원 등이다.

때마침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과도하게 지원된 부분도 있다. 이를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추진되었다. 금년에 512조 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에다 11조7000억 원의 1차 추경에 이어 지방비 2조1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2조2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6월 초 21대 국회에 제출될 3차 추경안은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논의된 고용안정대책용 9조3000억 원과 세입경정분 10조 원, 기업안정을 위한 금융보강, 한국형 뉴딜사업 예산까지 포함해 30조 원에 이르러 올해 1~3차 추경을 합하면 추경만 5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년 본예산에서 늘어나는 국가채무가 76조4000억 원에 1차 2차 3차 추경까지 합하면 금년에 늘어나는 국가채무가 120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년 말 국가채무는 849조1000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대부분 국채를 발행해서 충당해야 할 실정이어서 금년에 적자국채 발행이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금년에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을 -1.2%로 전망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반기에 코로나가 재창궐할 경우에는 마이너스 폭이 커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급등할 전망이다.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금년 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6%로 크게 증가하고 내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말에 36%였으나 2019년에는 38.1%로 가파르게 상승해 마지노선으로 간주되어 온 국가채무비율 40% 선이 깨지는 것은 물론 1년 새 무려 8%포인트나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 여러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만약 하반기에 코로나가 재창궐하는 경우에는 기간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공황수준의 대량실업이 발생하면서 다시 엄청난 재정투입이 불가피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리재정수지도 1차 2차 3차 추경도 추진되는 반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세수가 줄어들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5%를 넘어설 것으로 가능성도 있다. 설상가상 하반기 들어 본격화될 기업구조조정과 실업문제 해소를 위한 재정투입을 고려하면 재정수지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재정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 재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2011년 재정위기가 발생했던 남유럽의 경우 2011년 재정수지의 GDP에 대한 비율이 이탈리아 -3.9%, 포르투갈 -4.2%, 스페인 -8.5%, 그리스 -9.1%, 아일랜드 -13.1%이었다. 이들 대부분 국가들이 2007년까지만 해도 재정수지가 건전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마침내 2011년에 일제히 재정위기로 추락했다.

유럽재정위기는 한국도 재정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 수년 내 재정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에게 여유도 없는 재정을 마구 뿌리는 것은 재정위기를 앞당기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제한된 재원을 위기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기업의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고 고용을 최대한 유지해 갈 수 있도록 반드시 필요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다. 여유도 없는 재정을 마구 뿌리며 포퓰리즘을 즐기고 있다가는 얼마 안가서 남유럽이나 남미의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처럼 돌아오기 힘든 질곡으로 추락하게 될 우려가 크다.

재정위기 앞당기는 중복 지원

이처럼 재정위기를 앞당길 정도로 재정 사정이 어려운데도 너무 많은 중복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2020년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은 475만 원이다. 중위소득 40%(190만 원)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차상위 10% (237.5만 원)에 대해서는 주거급여 교육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생계급여는 월 142만 원, 의료급여는 190만 원, 주거급여는 214만 원, 교육급여는 237만 원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대상자인 중위소득 40% 이하 138만 가구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쿠폰 140만 원, 차상위 주거급여 교육급여 수급대상자 30만 가구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쿠폰 108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소득 하위 70%에 대해서는 건보료 감면 8.8~9.4만 원, 특별돌봄쿠폰 80만 원도 지급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해서 전 가구에 대해 100만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중위소득 40% 이하 138만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계비 외에 320만 원이 지급되고, 차상위 10% 30만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계비 외에 297만 원이 지급되고, 중위소득 50% 이상~소득 하위 70% 1082만 가구에 대해서는 180만~189만 원이 지급되고 상위 30% 600만 가구에 대해서는 100만 원이 지급된다. 이 밖에도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노인일자리쿠폰이 54.3만 명에게 23.6만 원이 지급되고 있고 고용유지지원금으로 30만 명에게 6개월 간 월 126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긴급복지로 134.4만 명에게 123만 원도 지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미 2020년도 슈퍼예산에 현금복지가 54.3조 원이나 포함되어 있다. 현금복지란 기초연금 아동수당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등 비기여형 현금복지를 말한다. 사실상 현금복지나 다름없는 단기 일자리예산도 26.8조 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둘을 합한 현금성 복지에 금년에 81.1조 원이 배정되어 있다. 이 밖에 고교무상교육에 중앙정부 6594억 원과 지방정부지원을 합해 1조3000억 원, 유아교육비보육료지원사업도 4조316억 원이 책정되어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86.4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성 복지가 약 1200만 명에게 분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중 중복 살포만 2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정 사정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처럼 중복 지원이나 불요불급한 지원 부분을 전용해서 기업생태계와 고용유지를 위한 재난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반기에 엄청난 기업 구조조정과 폭증할 대량 실업 문제가 예상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정위기, 금융위기, 외환위기가 한꺼번에 올 수도 있는 복합위기도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의 마지막 보루는 재정의 방파제다. 가능하면 불요불급한 예산을 전용해서 사용하는 등 아껴 쓰면서 더 큰 위기를 위해 재정의 방파제를 건실하게 유지해야 한다.

2022년에는 대선도 예정되어 있다. 이미 전국민고용보험 뉴딜정책 등 천문학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한 대책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재정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2016년 발의되었으나 무산된 ‘재정건전화법’이나 ‘재정준칙’의 도입 등 재정건전화를 위한 입법이나 제도 도입이 시급한 시점에 왔다.

재정준칙이란 국가부채·재정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대부분을 포함해 현재 89국에서 재정준칙을 운영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는 한국과 터키뿐이다.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출처 : 미래한국 Weekly(http://www.futurekorea.co.kr)

‘희대의 포퓰리스트’를 대선 주자로 떠받들어 모셔야 하는 나라

포퓰리즘은 정당 정치가 약해진 틈을 비집고 발아하는 대의민주주의의 독버섯이다. 기존 정치 체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때 포퓰리즘은 득세한다. “나는 포퓰리스트”라고 커밍아웃을 선언한 인물이 내년 대선 주자 중에서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 나라의 운명은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파라독스인가?

#. 14개월 앞으로 닥쳐온 대선, 어찌하오리까

지금부터 14개월 후인 2022년 3월 9일이 대선일이다. 거의 모든 언론은 차기 대선을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3강 구도로 예측한다. 3강구도 저 멀리 안철수 대표(국민의 당)와 홍준표 의원(무소속)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3강의 소속 정당은 두 사람은 여당, 한 사람은 현직 공무원. 의석 수 102석을 자랑하는 원내 제2당 ‘국민의 힘’ 소속 후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정당 지지율 1위인 정당이 대체 이 무슨 변고일까?

야당인 ‘국민의 힘’이 정권 창출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벌여야 할 판인데, 인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살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당 소속 인물로 승산이 없다면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대선 후보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소속 정당이 없는 공무원인 데다가 올 7월이면 총장 임기 만료다. 대선 후보 부재로 허우적대는 국민의 힘으로선 구미가 당기지 않을 리가 없다.

윤석열 총장을 대권 양강구도 반열에 오르도록 날개를 달아준 것은 문재인 정부다. 인간들이 하는 일이 언제 프로그램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의 목을 자르기 위해 지지세력 총동원해 칼을 휘두르고 몽둥이로 난타했는데, 패면 팰수록 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결국 그를 패던 사람들이 지쳐 나가떨어졌다.

#. 복덩이인가, 시한폭탄인가?

앉아서 숨만 쉬어도 지지율 30%를 등락하는 윤석열 총장의 모습을 보면 정치 운빨 타고난 복덩이인 셈이다. 그가 현실정치에 뜻이 있건 없건, 정치권은 그의 행보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사법고시를 9차례 낙방 끝에 합격한다. 강용석 변호사, 박범계 의원, 조윤선 전 장관 등 자기보다 한참 후배들이 사법연수원 동기다. 1960년생이니 올해 61세, 한창 일할 나이다. 서울 출생이니 지연(地緣) 혈연(血緣)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학벌 좋고, 관직 경력 풍부한 데다 집안 또한 연세대 교수 출신을 아버지로 두고 있으니 대권 후보로는 손색없는 스펙이다.

하지만, 정치적 하자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은 그의 살점을 씹어 먹고 싶을 정도로 악감정이 누적되어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붕괴에 결정타를 날렸고, 김기춘·우병우·원세훈 등을 잡아넣는 저승사자 역할을 했다. 우익 진영은 이슈마다 갈가리 찢겨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동원해도 손을 쓸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 상태다. 이 와중에 국민의 힘이 윤석열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영입한다면 우익 진영은 또 어떤 아비규환이 연출될 것인지…. 과연 그는 대선을 앞둔 우익 진영의 복덩이인가, 아니면 분열의 대혼란을 야기할 시한폭탄인가?

대선 후보 양강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검찰총장. 그는 대선을 앞둔 우익 진영의 복덩이인가, 아니면 분열의 시한폭탄인가.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몹시도 궁금하다.

#. 선거 승리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나치당의 히틀러가 선거를 앞두고 어느 시골 마을에서 콧수염 휘날리며 열변을 토했다.

“여러분들이 땀 흘려 일한 뒤 보트를 타며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보트 선착장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마을 주민이 혀를 끌끌 차며 “우리 마을에는 강이나, 호수도 없는데 어디서 보트를 타란 말이오” 하고 항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히틀러가 외쳤다.

“아, 그거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트를 즐길 수 있도록 강도 파서 드릴 겁니다!”

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정상적으로 집권했다.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포퓰리즘과 거친 폭력을 무기로 사용했을 뿐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니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 돈 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코로나 지원금이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선에서 성과가 또 다시 입증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는 보다 폭발력 강한 포퓰리즘 선물이 융단폭격 식으로 투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사람들 아닌가.

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했다. 다만, 그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포퓰리즘과 거친 폭력을 유감없이 활용했다.

#. 한 번 발 담그면 절대 못 빠져 나오는 죽음의 늪

포퓰리즘 하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존재가 아르헨티나의 페론과 에비타 부부다. 한 시절 세계 5위권 경제력을 구가하던 아르헨티나는 9차례 국가부도, 22번의 구제 금융을 받아 연명하는 나라로 추락했다. 2001년에는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다. 빚을 갚을 방법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만세 부른 것이다.

이쯤 되면 해외 투자자본 대규모 탈출, 무역은 중단되어 생필품 부족 사태로 생존 자체가 지옥이 된다. 실업자가 폭증하면 청년들은 강도, 도둑이 직업이요 젊은 여성들은 몸을 팔아 생존을 영위한다. 그것이 인류 역사의 비정한 교훈이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필리핀의 두테르테, 인류문명의 금자탑을 쌓았던 그리스의 치프라스 총리가 그 뒷자리를 이어받았다.

베네수엘라는 풍부한 석유매장량 덕에 한 시절 세계 4위의 부국이었다. 가난하고 싶어도 가난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쪽박을 찬 이유가 차베스 한 사람 책임일까? 포퓰리즘 사회주의에 맛을 들여 땀 흘려 먹고 사는 노력 대신 국가가 주는 돈으로 공짜로 즐기기를 원했던 국민 책임은 없는가?

김정호 교수는 『코로나 디바이드』란 저서에서 한 나라가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①포퓰리즘 정권, 혹은 사회주의 정권이 노동자와 빈민에게 선심을 베푸는 것으로 시동이 걸린다. 덕분에 당장은 경기가 좋아지고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②마구 나눠주다 보면 한정된 재원이 바닥난다. 돈이 모자라니 부자 돈 세금으로 빼앗거나, 돈을 찍어내거나, 빚을 내서 노동자 빈민에게 계속 나눠준다.

③돈이 넘쳐나니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만연한다. 물가는 폭등, 구매력은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져 실질소득 감소, 국가부도 위기가 반복된다.

④이를 해결하겠다고 우파 정권이 등장하여 긴축정책을 펼친다.

⑤국가가 베푸는 공짜에 길들여진 국민은 고통을 견디지 못해 우파 정권을 내치고 포퓰리스트 정권에 표를 몰아준다.

⑥또 다시 포퓰리즘, 사회주의 정권으로 회귀하여 동일한 현상이 반복된다.

한 번 발을 집어넣으면 죽어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순환의 늪. 포퓰리즘이란 그처럼 무서운 것이다.

한 시절 산유국으로서 부를 향유했던 베네수엘라는 국민 모두가 포퓰리즘, 사회주의를 선호한 덕에 거지 국가가 되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신세로 전락했다.

#. 사회주의가 뭐 별 거인가?

포퓰리즘과 대중독재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아르헨티나의 페론주의나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책은 나치즘과 동류의 국가사회주의다. 이들의 슬로건은 자주독립, 사회정의, 다 같이 잘 살기, 공동선, 노동자 우대 등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의 비전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고, 국정지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다. 더불어 잘 살아야 하고, 국가가 내 삶을 책임지다니, 이게 사회주의 아니고 뭐란 말인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국가는 지속적으로 베푸는 정책을 펼친다. 문재인 케어와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고, 경제민주화가 그러하며, 반기업-친노조 정책이 그렇다. 급기야 주 52시간 이상은 일하고 싶어도 못하도록 불법으로 만들어 놓은 국가가 되어버렸다.

놀라운 선심 정책 덕에 지지층은 열광하는 반면, 반대층은 불만 대폭발이다. 피아 구분이 명확해질수록 정치구도는 저들에게 유리해진다. 세상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혹은 덜 가진 자)로 편 가르면 어느 쪽 머릿수가 더 많은가? 민주주의란 다수결로 승부가 갈리는 숫자놀음 아닌가.

#. 대중 장악을 위한 프로토콜

모세 시대에 광야를 유랑하던 유대인들에게 40년 간 하늘은 ‘만나(Manna)’를 공짜로 제공하여 먹고 살 걱정 없게 해주었다. 이 시대에 동일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열 받을 필요 없다. 하늘대신 국가·정부·사회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국가가 개인에게 선심 쓰는 돈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국가란 무형의 존재이므로 가진 돈도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세금’ 명목으로 가진 자 호주머니 털어 자기 지지층에게 뿌리는 일이다.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으면 돈을 찍거나 빚을 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만이다. 계속해서 빼앗기기만 하는 세력의 불만, 저항을 그냥 두면 사회 혼란을 야기하므로 그것을 퇴치하기 위해 강력한 프로파간다를 시행한다.

가진 자, 잘난 놈, 좋은 학벌, 서울 강남에 아파트 보유자, 스펙 제대로 쌓은 계층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기본이다. 그들에 대한 대중의 저항감이 폭발하도록 선전선동을 밥 먹듯이 행한다. 복잡한 문제가 불거지면 그 원인을 해외 탓(반일·반미), 전임 정부(이명박·박근혜)나 적폐세력(이승만·박정희) 탓으로 돌린다.

선전선동은 대중 의식화의 양 수레바퀴인데, 그것만으로는 대중 장악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저들은 잘 안다. 따라서 프로파간다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막기 위해 조직적인 폭력 행사가 수반된다. 나치는 당 무장조직인 돌격대, 친위대 같은 폭력집단을 이용해 독일 국민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조장하는 테러를 광범위하게 자행했다. 테러와 폭력이 일상화되면 저항세력은 무력함을 탓하며 수동적 입장이 되거나 방관자가 된다.

자기들 정책에 협조하는 자에게는 확실한 대가를 지불한다. 나치당의 폭력, 테러조직은 나치가 권력을 장악한 후 경찰·군대·체제수호기관 등에 취업시켜 확실한 대가를 제공했다. 그래야만 지지층을 결집시켜 저항세력을 조직적으로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이 모든 행위는 합법을 가장함으로써 형식상 국민의 지지를 얻어 진행하는 것으로 적당히 꾸며댄다. 의회민주주의 따위는 개에게나 던져주고, 촛불시위나 거리 투쟁 같은 직접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척 한다. 강한 자에게 빌붙는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대중을 우군으로 획득하기 위해서다. 대중을 확실하게 장악한 후엔 공포감을 조성하여 그들을 자신들의 지배하에 복종시킨다.

#.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2017년 프린스턴대 교수 얀 베르너 뮐러는 『누가 포퓰리스트인가』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뮐러 교수는 포퓰리즘이란 “국민이 직접 통치하도록 한다”는 민주주의의 최고 이상을 실현해주겠다고 약속하는 타락한 형태의 민주주의라고 정의했다.

이 책의 분석에 의하면 포퓰리스트들의 발언은 늘 거칠고 무례하다. 엘리트는 부패했으며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면서 ‘서민(국민)’을 엘리트의 반대되는 선량하고 옳은 집단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면서 끝없이 국민을 찾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외친다.

포퓰리스트는 또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연출을 선호한다. 14년간 장기 집권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서민들의 걱정을 들어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했다. 한 번은 생방송 도중 동석한 국방장관에게 “콜롬비아 국경 지대에 10개 전차대대를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대신 SNS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 연출이다. 뮐러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포퓰리즘은 정당 정치가 약해진 틈을 비집고 발아하는 대의민주주의의 독버섯이다. 기존 정치 체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때 포퓰리즘은 득세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가을 국민의 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희대의 포퓰리스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닮은꼴”이라고 공격했다. 발끈한 이 지사는 국민의 힘을 “부패 수구 DNA를 가진 희대의 사기집단”이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2017~2018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그는 “나는 포퓰리스트”라고 커밍아웃을 했다.

그렇게 커밍아웃을 선언한 인물이 내년 대선 주자 중에서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 나라의 운명은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파라독스인가?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신흥국 ‘포퓰리즘 그림자’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전세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글로벌 투자자의 의사결정에서 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 간 자원 배분이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의사결정에서 필요한 것은 위험과 수익률의 프로파일이다. 대개 위험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조합에 따라 투자자금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흥국을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정도 발전된 금융 시장을 가졌지만 선진 시장 같은 충분한 안정성은 지니지 못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흥 시장 투자를 유도하려면 투자자들이 다소 높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2020년 새해 신흥국 분위기가 밝지 않다. 포퓰리즘 정책이 확산되면서 투자 위험은 높아지지만 실물경제가 악화되며 수익률은 떨어지는 국면이 우려된다. 신흥국 자산이 고위험·저수익 특징을 지닌 불안한 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과거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유동성을 회수하던 ‘테이퍼링’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경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상대적으로 침체된 미국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은 전 세계 신흥 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를 ‘위험추구채널’이라 하는데 신흥 시장 투자는 고위험 특징을 지니지만 당시 미국 같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기대수익이 높지 않아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신흥국 투자를 확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회복되며 저위험 선진국 시장에서도 충분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위험추구채널을 통해 전 세계로 방출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오며 신흥국이 자본 유출에 따른 경제 불안을 경험했던 것이다.

당시는 미국의 경제 회복과 통화정책으로 촉발된 신흥국 불안이었다면 2020년은 신흥국 자체가 문제다. 자본에 적대적인 정부 정책으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커졌다. 예를 들면 신흥국 국민 사이에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되는 와중에 이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대중영합적 정책이 쏟아졌다. 투자수익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재산 자체를 지키기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자본은 신흥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르헨티나다. 경제 악화로 페르난데스 정권이 수립됐는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를 지금처럼 악화시킨 시발점이 된 대중영합적 정책 ‘페론주의’ 성향이 강하다. 과거 페론주의 정책 아래서 비효율적인 재정지출과 방만한 정부 팽창으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겼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업에 과중한 조세 부담을 전가하면서 기업은 무너졌다. 또한 재정자금 조달을 위한 통화 증발로 엄청난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국내 자본의 해외 이탈을 초래한 바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모습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아르헨티나 또는 라틴아메리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된 상태에서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꺼내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압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 관련 업종이 아니면 해외 투자자에게 큰 매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영합정책으로 얼룩진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시장경제 논리, 경제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 전망도 어둡다. 수익은 거두지 못하면서 투자자의 재산권을 위협하는 고위험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코로나발 실업 대란 현실화 가운데 우려되는 정부의 정책

코로나로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 44% 감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올해 기업들의 신입 사원 채용 계획이 3분의 2가량 축소됐고 채용 규모도 4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2020년 대졸 신입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 전과 후 채용 계획이 있다는 기업은 60.7%에서 21.1%로 줄었다.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8.7%에서 19.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채용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기업도 7%에서 25.6%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채용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71.1%가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에 참여한 기업들이 코로나 이전 채용하려던 신입

사원 규모는 1만2919명이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7274명으로 감소했다. 5645명, 44%가 줄어든 것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코로나로 이미 상반기 공채가 축소됐고,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용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만큼 정부의 효과적인 고용정책 개발과 운영으로 충격이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0/2020042000515.html

한경연 코로나19 실업자 최대 33만명 예상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신규 실업자가 18만2000명에서 최대 33만3000명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고용노동부에 이같은 예상과 함께 ‘대량실업 방지를 위한 10대 고용정책 과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6.7% 감소하는 시나리오에서 국내에 신규 실업자가 최대 33만3000명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대 경제학과 김현석 교수가 한경연 의뢰를 받아 작성한 ‘코로나19의 고용시장 피해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실업자는 18만2000∼33만3000명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3월 말 이후 발표된 국내외 14개 주요 연구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1.35%)를 기준으로 하면 신규 실업자는 5만∼6만7000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김 교수는 세계은행(-4.89%)과 노무라증권(-6.7%)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보고 최대 33만3000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업자 33만3000명은 올해 3월 기준 총 실업자(118만명)의 28.2%에 달하는 규모다. 신규 실업자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92만2000명, 1980년 석유파동 때 20만8000명, 2009년 금융위기 때 11만8000명이었다.

한경연은 고용안정을 위해 무급휴직자도 3개월여간 구직급여를 지원하고, 한계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직원급여 지급을 위해 대출을 신청하면 정부 보증으로 연 1%대 저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외에 면세점업, 행사대행업, 구내식당업(학교급식), 인력파견업 등을 추가로 지정해야 한다며 미국에선 지난 3일부터 지원기업도산과 대량해고 방지를 위해 인건비를 대출해주고, 고용유지 시 대출금을 탕감해주는 ‘급여보호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의 동결 및 차등 적용과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한 근로시간 연장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탄력근로제를 확대 적용하고 제조업에 파견을 허용하며 기한제한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전 국민에 10살포하며 고용 유지엔 달랑 5000

대통령이 어제 현 경제 상황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했다. “노사 합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당연히 대량 실업 방지를 코로나 대응의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코로나 쇼크로 경제 활동이 거의 다 멈춰 섰다. 내수 업종은 물론이고 수출도 두 자릿수로 급락 중이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 불황으로 멀쩡하던 기업이나 소상공인의 매출이 급감해 흑자 부도, 대량 실업의 공포가 커진다.

각종 고용 관련 지표를 보면 실업 대란은 현실화하고 있다. 3월 실업급여 수급자는 1년 전보다 20% 늘어난 60만8000명, 실업급여 지급액은 40% 증가한 8982억원에 이른다. 고용보험제도 도입 이래 실업급여 지급액과 수급자 수가 최고치다. 지난달 60세 이하 취업자는 53만명 급감했고, 일시 휴직자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161만명에 달했다. 기업이나 소상공인은 매출이 급감해도 당장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고용 유지 지원금으로 인건비를 보전받으며 일시 휴업이나 휴직으로 버틴다. 고용 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이 5만건이 넘어 작년 1년 신청 건수(1514건)의 33배나 된다. 코로나 불황이 지속되면 이들 중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국제노동기구는 코로나 사태로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실업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지키기, 실업자 보호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실업수당을 주당 최대 450달러에서 1050달러로 올리고 예산 2500억달러(약 300조원)를 배정했다. 인구가 우리 절반인 호주가 100조원 규모의 고용 유지 지원금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은 고용을 유지하되 근무시간을 줄이는 기업에 임금의 3분의 2를 지원하고 사회 보험료도 면제해 준다. 프랑스는 고용 유지 기업에 3개월간 임금의 최대 84%를 지원하고, 영국과 이탈리아도 임금의 80%를 지원한다.

우리 정부의 실업 대책은 소극적이고 굼뜨다. 1000억원이던 고용유지지원금을 5000억원으로 늘린 것 정도가 고작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폭증해 이 돈으로는 턱도 없다. 휴업 수당의 75%까지 주던 고용유지지원금을 90%로 일시 상향 조정했지만 그 조차 대기업은 67%만 지원한다.

어제 열린 당정 협의회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 가구에 줄 것이냐, 100% 줄 것이냐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줄다리기를 했다. 여당 주장대로 100%로 늘리면 긴급하지도, 재난 지원도 아닌 무차별 현금 살포가 9조7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늘어난다. 이미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나라 곳간에서 이렇게 퍼주고 나면 뒤이어 닥쳐올 대규모 실업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 건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0/2020042000025.html

재난지원금 주려고… 국방예산 9047억 삭감한다

재난지원금 주려고국방예산 9047억 삭감한다

정부 예산 삭감 3조6000억원 가운데 가장 커… 국방부 “F-35 스텔스 사업대금 지급 연기”

문재인 정부가 우한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줄 긴급재난지원금 마련 명목으로 올해 국방예산 가운데 9047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관련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사업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정부 세출 삭감 3조6000억원 중 25%가 국방예산

정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7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2차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2차 추경안 자금 조달에 국채는 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각 부처의 세출을 삭감하고, 공공자금관리기금 지출 등을 줄이기로 했다.

정부 부처의 세출 삭감규모는 모두 3조6000억원이다. 국방예산 삭감액은 9047억원으로 전체의 25% 수준이다.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많다.

구체적으로는, 방위력 개선사업 계약 일정 변경 등에 따른 연부율(사업 진행에 따라 매년 지불하는 대금 비율) 조정으로 7120억원, 설계 및 공사발주 일정 점검 등에 따른 군 일반지원시설 공사비 조정으로 967억원, 기동·항공장비 정비사업 연부율 조정으로 720억원, 예비군 훈련 연기 등을 통한 비용에서 24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2020년 방위력 개선사업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확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한 핵심군사능력 보강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F-35A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 군 정찰위성 개발,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 추가 건조,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연구개발 등이 포함됐다.

국방부 “해외 도입 무기대금, 조금 늦게 준다는 것”

이 같은 지적에 국방부는 “반드시 써야 하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매년 단계별로 지급해야 하는 돈을 조금 늦게 주겠다는 의미”라며 군 전력강화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예산 삭감 대상 가운데 F-35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사업도 포함됐는지는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정부는 국방예산 다음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비용을 5804억원을 삭감했다. 삭감 대상은 철도사업, 울산신항 공사 예산 등이다.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남북협력기금 등 통일부 관련 예산은 삭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무원 증원이 부른 국가 빚폭탄 1700兆…연금충당부채만 1000兆 육박

공무원 증원이 부른 국가 빚폭탄 1700연금충당부채만 1000육박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부채 증가 속도 자산의 두 배

순자산 사상 첫 400조대 추락

지난해 국가부채가 자산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해 사상 첫 1700조원에 육박했다. 부채의 절반 이상이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할 연금 때문에 쌓아두는 충당부채였다. 국민 한 명이 부담해야 하는 국가부채가 작년에만 200만원 이상 뛰어 3260만원에 달했다. 공무원은 한번 늘리기 시작하면 줄이기도 쉽지 않은 데다 국가가 지출해야 하는 연금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럼에도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2022년까지 공무원 수를 17만 명 늘릴 계획이다.

부채 급증은 공무원연금 때문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국가 재무제표상 자산은 2017년 206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123조7000억원으로 61조2000억원 늘었다. 부채는 1555조8000억원에서 1682조7000억원으로 126조9000억원 증가했다. 부채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 속도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017년 506조7000억원에서 작년 441조원으로 65조7000억원 감소했다.

국가부채 1700조 훌쩍, 연금충당부채 줄었지만 나랏빚은 급증

정부,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의결

작년 국가부채 1744..1년새 60조 늘어나

100조 가까이 늘던 연금충당부채 소폭 증가

D1채무 729..국민 1인당 1410만원 수준

통합재정수지 적자 전환, 관리재정수지 최고치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해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훌쩍 넘어 1744조원에 달했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감한 재정 확대 정책으로 지출이 늘어난 반면, 세수는 크게 줄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된 탓이다.

이로 인해 통합재정수지는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72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조원 가까이 불어나 국민 1인당 1400만원(1410만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출과 비용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발생주의’에 입각한 정부 재무제표상 지난해 국가자산은 2299조7000억원,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이다.

국가부채는 전년도 1683억4000억원에 비해 3.6%(60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전년도(8.2%) 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8년 939조9000억원 규모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매년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던 연금충당부채가 지난해에는 4조3000억원의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전체적인 국가부채 증가 규모도 크게 줄었다.

연금충당부채 산정할 때 향후 예상되는 물가·임금상승률을 반영해 미래연금액을 추정하고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데 올해부터 새로 마련한 ‘2020년 장기재정전망’을 적용하면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산정시 적용하는 향후 물가상승률을 기존 평균 2.1%에서 2.0%로 변경하고, 임금상승률도 평균 5.3%에서 3.9%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김선길 기획재정부 회계결산과장은 “기존 전망치는 2030년까지 물가상승률을 2.4~2.7%, 임금상승률도 5% 이상으로 높게 전망하고 있어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회계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기존 장기재정전망이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2020년 장기재정전망상 전망치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56조1000억원으로 1년 전(443조2000억원)보다 112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1년 새 자산이 173조1000억원 늘었고, 부채는 60조2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 채무(D1)는 72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조3000억원 증가하며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어섰다. 2016년 600조원을 돌파한 뒤 3년 만이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인 5171만명으로 나눠 계산한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대략 1410만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1%로 전년 대비 2.1%포인트(p)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국내 경제 하방리스크가 커지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확장재정 정책을 펼쳤지만 국가 살림살이와 실질적인 재정 상태는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총수입은 473조1000억원으로 당초 계획(476조4000억원)에 못 미쳤고, 총지출은 483억1000억원으로 예상(475조4000억원)을 뛰어 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31조원 흑자에서 12조원(GDP 대비 –0.6%)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 43조2000억원이나 악화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전염병 핑계로 선거 전 현금 복지 남발하는 선거 포퓰리즘

를 사는 가장 쉬운 방법 현금복지선거만 본 전형적인 포퓰리즘

현금복지 규모 빠르게 증가

장애인 등 취약계층 한정해야

한번 시행하면 축소 힘들어

미래세대 부담만 늘리는 꼴

지난해 11월 경기 여주시의회는 연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처음엔 농민수당에 반대했지만 곧바로 입장을 뒤집었다. 김선교 한국당 여주·양평 지역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농민수당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각성하라’는 플래카드를 시의회 앞에 붙이고, 1인 시위를 했다”며 “당장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한쪽이 새로운 수당 지급 도입을 주장하면 다른 쪽에서는 막을 길이 없다. 지역주민들이 반기는 정책을 끝끝내 막았다간 선거에서 어려움에 빠지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표를 사는 가장 손쉬운 정책이기도 하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당 지급과 같은 현금 복지는 세계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바 없다”며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복지 전문가들은 현금복지의 덩치가 빠르게 커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현금을 통한 소득 지원은 취약계층인 아동과 장애인, 노인 등에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번 시작된 현금복지는 좀처럼 되돌릴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기초연금이 2014년 본격 시행되기 전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별적으로 도입했던 장수수당이 대표적이다. 일정 연령 이상의 노인에게 지급하는 장수수당은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제도 취지 및 내용이 겹친다. 2015년에는 정부가 나서서 지자체들에 관련 제도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경기 오산과 강원 춘천이 만 80세 이상에, 경기 부천은 만 85세 이상에 매달 2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중구가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월 10만원의 공로수당을 새로 도입하기도 했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기초연금과 중복문제가 아니더라도 재정 때문에 장수수당을 폐지하면 좋지만 있던 복지혜택을 없애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늘어나는 현금복지는 미래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안상훈 교수는 “프랑스의 연금개혁에서 보듯 세계 여러 나라가 사회적 진통을 감수하며 현금 복지를 줄이는 추세”라며 “한국만 문재인 정부 들어 관련 예산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돈은 누가 낼건데?재난기본소득민주당 포퓰리즘 논란

정부는 부정적인데…김경수·박원순·이재명·윤건영 연일 ‘재난기본소득’ 띄우기

‘우한 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재난기본소득 논쟁이 불붙고 있다. 핵심 친문 인사들이 기본재난소득을 나섰지만 민주당과 정부내의 반대의견이 나온다. 기본재난소득에 지나치게 많은 재원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이를 견제해야할 미래통합당은 당내 의견이 엇갈리며 중구난방식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기본재난소득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논쟁의 대상이 됐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한다”며 “지급하는 데에 예산편성 통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법 저촉에 관한 질문에는 “정부가 지급하는데 선거법과 관련이 있나”라고 했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잇따라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동의했다.

김경수 제안에 윤건영·박원순·이재명 빠르게 ‘호응’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불리며 ‘청와대 실세’로 불렸던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기획실장이 군불을 떼기 시작했다. 윤 전 실장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재난기본소득에)기본적 취지에 동의한다”며 “거리에 나가 국민들 5분만 만나보시면 얼마나 상황이 어렵고 신속한 대책이 필요한지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경제계 건의를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1일 코로나19 당정청회의 종료 후 “기본소득제라고 하는 재정운영의 틀과 철학을 바꾸는 제도를 도입하려면 추경보다는 논의와 검토를 거친 후 도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도입여지를 남겼다. 향후 이를 제도화할 공론장을 갖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본재난소득이 큰 재원이 드는데다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민주당 내부와 정부에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12일, “수출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 등 내수에서 수출로의 재정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재난기본소득은 잘못된 주소”라며 “내수대응과 수출대응이 병행돼야 하는 시기에 내수만 집중하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정부 “동의하기 어렵다”… 미래통합당은 엇박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아직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충분히 논의해 공감대를 만드는게 우선이며, 현재로선 재정 여건 등을 볼 때 찬성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검토했지만 쉽게 동의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기본재난소득을 가장 먼저 이를 비판해야할 야당은 대오를 정비하다 타이밍을 놓치는 모양새다. 당초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2일 “재난기본소득 정도의 과감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확진자 급증으로 힘들어하는 대구에서도 긍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재난기본소득 도입 취지에 동의하고 적극 환영한다”며 “이것이 여야정쟁으로 무산되거나 선거용 립서비스로 끝나면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운 대구시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하는 좌절과 실망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가 “모든 국민에게 100만원씩 퍼주자는 말이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명분으로 선동되고 있다”며 “4·15 총선용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다. 당내 투톱과 현장을 지휘하는 대구시장이 엇박자를 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행태를 총선용 ‘몸사리기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기본재난소득을 재난에 가까운 상황을 맞이한 대구·경북에 한시적, 한정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모르겠으나 이를 제도화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총선에 앞서 우한코로나 사태가 커지면서 여권에서 포퓰리즘으로 표를 구걸하려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야당이 이에대해 입장을 정리하고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포퓰리즘 대명사` 이재명 지사 “1300만 전 도민에 10만원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2월말 현재 경기도 전체 인구는 1326만5377명이다. 총 지급액은 1조3000억여원에 달한다.

경기도민의 대체적인 반응은 어려운 도민들을 선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몰라도 빈부 관계없이 무조건 돈을 뿌리는 것은 중남미 포퓰리즘 국가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재원이 결국 경기도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은 도민이 내고 생색은 도지사가 내는 형국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급 대상을 선별하지 않고 전체 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경남 울주군에 이어 두 번째다. 광역 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우한 폐렴’ 내세워 대규모 적자국채 찍어 상품권 2조 지급 등 무분별하게 선거 전 돈푸는 정부

정부, 올해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우한폐렴내세워 대규모 적자국채 찍어 11.7조 추경안 의결

마스크 수출 거의없애고, 주말 생산하자黨政靑…10추경에 마스크 약국 전매제도 강행?

이날까지도 중국코로나 위기론 대구경북에 집중하고 입국 전면금지조치 일언반구 없어

이낙연 추경 촉구에 홍남기 이미 20조원 규모 지원 추진중이어 10조원추경안 오늘 국무회의 확정방침

‘우한 코로나’ 국내 감염자 폭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대중(對中) 마스크 조공’으로 일관했다가 자국민들에게 ‘마스크 대란’을 불러 온 문재인 정권이 4일 마스크 주말 생산까지 독려하고 수출 물량을 “거의” 없애겠다는 등 뒷북대책을 내놨다. 특히 ‘마스크 주말 생산’을 추진하는 건 정권 스스로 근로시간 강제단축을 지상가치로 삼던 것과도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당정청)는 이날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1차 코로나19 대응 당정청 회의’를 열어 마스크 대란 사태 해결 방안과 소상공인 및 대구·경북 지원 방안 등을 협의했다.

초기 확진자가 다수 드러난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우한 코로나 감염자가 대거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전국 차원의 방역망 강화나 중국발 입국 전면금지 조치는 여전히 거론되지 않은 모양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에서 “마스크에 대해서는 훨씬 더 비상하게 대처해야겠다”며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사태 대처를 위해 생산과 배분 공정성을 늘리고 대구·경북 지역과 취약계층에 우선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마스크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그래도 공급이 부족하므로 배분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서기가 없어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바탕 위에서 수요를 줄이는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자”고 덧붙였다. 이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날(3일) 친여(親與)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부는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는 “수요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고 ‘국민 탓’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수습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총리는 또 “배분의 공정성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의료진과 취약계층 및 대구·경북 등에 대해서는 우선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께 설명 드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는 “추가경정예산을 충실히 검토해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극복에 대한 긴급지원과 민생경제지원을 위해 이미 20조원 규모의 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어 10조원 이상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해 오늘 국무회의에서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이번 추경은 메르스 규모 이상이고 소상공인과 대구·경북에 방점을 뒀다”며 “유례없는 상황에서 민생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당·정·청이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추진 대책에 대해 “배분의 공정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중복구매를 막고 줄서기를 최소화하는 지혜를 짜기로 했다”며 “수출 물량을 거의 없애거나 주말 생산라인 가동을 독려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확인했다.

이어 “중복 구매를 막고 줄서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국민의 의약품 정보 확인 공유 대상에 마스크도 포함시켜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DUR은 약국에서 약을 사면 기록이 남도록 해 중복 투약과 사재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여러 약국을 돌면서 대량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어느 한 약사의 제안 배경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곧 현재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스크를 약국에서 전매(專賣)토록 하는 방법에 다름없다는 지적이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우한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세계적 확산 추세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만이 상황 끝났다고 하긴 어렵지 않겠나”라면서 “확진자가 급속히 불어난 게 신천지 집단예배 이후였다. (잠복기를) 계산하면 금주와 내주가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19~20일 신천지 대구교회 내 집단 확진자 발생을 기준으로 길게는 4주 이상으로도 볼 수 있는 우한코로나 잠복기를 ‘2주’로 간주한 채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발 전염병 논란에 ‘세계석 확산 추세’ 언급으로 물타기를 하고, 중국발 입국 전면금지 요구에 손 놓은 책임을 ‘신천지 집단예배’에 온전히 전가하는 정권 논리를 반복한 셈이다. 신천지의 집단 예배가 확진자 집단발생으로 논란되기 약 일주일 전부터 국민들에게 우한코로나가 “곧 종식”된다며 경기침체를 우려해 “위축되지 말고 일상생활로, 일상경제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기초수급·아동수당 대상자에 상품권 2조원 지급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시 구매가격 10% 환급

정부로부터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를 받는 기초생계수급자들은 3월부터 4개월 동안 매월 최대 22만원어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받는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에게도 4개월 동안 10만원어치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된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은 보수 3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할 경우,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센티브로 더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급여 일부를 상품권으로 수령할 경우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이 더 늘어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와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총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 2조원이 소비쿠폰을 통해 기초생계수급자, 아동수당 대상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에게 지급된다. 지역사랑 상품권, 온누리 상품권 등 소비 쿠폰 발행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 상품권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 등 골목 상권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이다. 쿠폰을 통해 수당 등을 지급하면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이 보강되고,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영업을 지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정부는 우선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 137만7000가구(189만명)에 4개월 동안 8500억원을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한다. 가구당 수령액은 생계·의료 수급자는 월 22만원(2인 가구 기준), 주거·교육 수급자는 월 17만원씩이다.

또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받는 263만명에게도 4개월 동안 매월 10만원씩을 추가로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총 1조539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또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이 급여 일부를 상품권으로 수령할 경우, 해당 금액의 20%를 인센티브로 제공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월 27만원의 노인일자리 사업 급여 중 18만9000원만 현금으로 받으면, 상품권으로 14만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은 총 32만9000원을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총 1281억원을 쿠폰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쿠폰 발행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가 정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금도 공무원 복지 포인트 일부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전통시장 등으로 용처가 국한돼 있어 높아진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면서 “정부가 발행하는 소비쿠폰이 사용되지 못하고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소비심리를 진작하기 위해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매할 경우 구매가격의 10%를 소비자에게 환급할 계획이다. 개인별 환급 한도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3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이용하는 아동이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가정 내 양육으로 전환하는 경우 양육 수당을 확대 지급하는 계획도 수립했다. 총 12만9000명에게 271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청년 고용 지원 예산도 확충하기로 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예산을 4874억원 확충하고,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을 797억원 확충하기로 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인원을

5만명 확대하고, 3개월동안 50만원씩을 지급하는 저소득층 구직 촉진 수당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소규모사업장에서 일하는 저소득 노동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 예산도 596억원 증액하고, 직업훈련 확대 등 일자리 지원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고용보험 기금 국고 지원액을 2000억원 추가하기로 했다.

“지금 같은 확장적 재정, 지속 불가능”…6년 만에 국세 감소

박기백 재정학회장 지금 같은 확장적 재정, 지속 불가능

“재정 투입으로 나랏빚 급증… 재정이 할 일은 복지”

“세금 정책, 부동산 시장 개입 용도로 사용해선 안 돼”

박기백(56) 차기 한국재정학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두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진한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데, 그 반작용으로 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경기를 방어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구사하더라도, 상황이 호전되면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그런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사상 최초로 7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는 2023년에는 10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20년 40.7%에서 2022년 44.2%, 2023년 46.4%로 거침없이 올라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정부 계획대로) 2023년 46%까지 증가할 경우, 중기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으로 작용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재정은 경제 성장을 돕는 역할에 머무르기보다는 복지와 소득 재분배에 활용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떨어진 경제 활력으로 인해 저하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재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쓸 수는 없는 정책”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가 올해 4월부터 새 학회장으로 취임하는 한국재정학회는 1982년 출범했다. 한국재정학회는 재정학과 공공경제학 분야의 대표 학술단체다. 박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재정과 조세 전문가다. 조선비즈는 박 교수를 지난 7일 서울 시립대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2020년 2월 7일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정치와 세수 정책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조인원 기자

-2018년까지는 초과 세수로 지출이 늘어났음에도 재정건전성이 유지됐지만, 작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추세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감내할 수준인가.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불가능하다. 정부 중기 재정 계획의 마지막 연도인 2023년 쯤에는 재정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그림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그 때도 적자 폭이 줄지 않는다. 당장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 투입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이겨낸 후 재정이 다시 안정화될 거라는 신호가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작년에 GDP 대비 채무비율 40%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박증’이라는 논쟁도 있었다.

“어느 정도가 적절한 재정적자 수준인지 기준은 없다. 다만, 재정적자를 논할 때는 ‘추세’가 중요하다. 계속 올라가는 모양새는 위험하다. 올라가더라도 증가세가 나중에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 문제 없겠지만, 지금은 그런 흐름이 아니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현재 정책 기조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재정은 경제 성장을 돕는 역할에 머무르기보다는 복지와 소득 재분배에 활용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재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쓰고 있다. 과거에 하지 않겠다고 했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까지 하고 있다. 살아나지 않는 경제를 계속 재정을 투입해 성장시킬 수는 없다. 현재의 재정 정책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재정은 어디로 향해야 하나.

“복지 뿐 아니라 철도, 국방, 소득 재분배 등 전통적인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단, 예전에 비해 강해진 민간의 역량을 활용하고 정부의 간섭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이것이 신성장 산업이다’ 정해놓고 육성하고 지원하는 방식 대신, 민간이 ‘이 분야를 잘 할 수 있겠다’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정부는 손을 좀 놓고 기다려주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미국을 보면 산업 정책을 통해 주도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구글 등 수많은 첨단 산업이 알아서 번성했다.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고 개입하면 시장이 왜곡되고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간에서 스스로 효율을 높이지 않고 정부 돈을 따는 데만 관심 갖게 된다.”

-복지수당을 많이 늘렸음에도 소득 재분배 지표가 좋아진다는 느낌은 없다.

“양극화의 심화는 어쩔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재정은 소득 재분배에 기능을 해야 한다. 옛날처럼 우리끼리 교역 없이 살 때만 해도 국내에서 그럭저럭 먹고 살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기업에 시장이 열려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은 점점 어려워진다.”

-세입 측면에서 현 정부의 기조는 무엇일까.

“현 정부의 전반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에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소폭의 증세를 하는 기조다. 법인세를 약간, 소득세를 약간 올렸다. 사실 현 정부의 성향대로라면 과감한 증세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정권 초반에 세수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증세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적자가 나는 지금에야 필요해 졌지만, 이제는 증세를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증세를 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증세가 어렵다면, 재정 안정화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것 뿐이겠다.

“그렇다. 현재 정부 지출 중 많은 부분은 경기 대응을 위해 늘린 것들이다. 경기 대응을 위한 지출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시작한 사업들이 많이 있다. 대규모 건설 사업 특성 상 한 해에 끝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예산에 반영될 것이다. 이 사업들이 끝낼 때는 새로운 건설 사업을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금에 ‘징벌적 과세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는데.

“정부가 고가 주택 집 값 잡기에 지나치게 몰두해 있는 듯하다. 조세 정책을 시장에 개입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개인이 열심히 모은 돈으로 주택을 사거나, 벤처로 돈을 많이 벌어 집을 사는 건 정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자꾸 시장과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럴 필요 없이 꾸준히 서민을 위한 주택을 많이 짓고 사람들이 서울로 빨리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된다. 서울 빼고 나머지 지역은 부동산 시장에 아무 문제도 없는데, 정부가 과하게 나서고 있다. 생각해보면, 비싼 자동차, 비싼 가방, 비싼 옷의 가격을 정부가 나서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논의는 나온 적도 없지 않는가.“

세금 잔치는 끝났다국세 수입 6년 만에 감소

세수 호황이 끝났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세수입 감소세 전환의 주범은 정부의 ‘복지 포퓰리즘’이다. 근로장려금(EITC), 자녀장려금(CTC)을 전년보다 대폭 늘리면서 소득세 수입이 크게 준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기 한파로 법인세율을 인상했는 데도 예상보다 법인세가 덜 걷혔고,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관세 등도 줄었다.

10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재정정보원에서 2019 회계연도 총세입과 총세출 실적을 확정해 발표했다.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4543억원으로 전년 293조5704억원 대비 1161억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은 2013년 20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한 이후 2014년 216조5000억원(1.8%↑), 2015년 217조9000억원(6.0%↑), 2016년 242조6000억원(11.3%↑), 2017년 265조4000억원(9.4%↑), 2018년 293조6000억원(10.6%↑) 등 5년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6년만에 마이너스(-) 0.04%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종합소득세는 16조7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46억원, 4.0% 감소했다. 이는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등 복지 재정을 전년보다 1조3000억원 더 늘렸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는 16조1011억원으로 1조9216억원, 10.7%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매매량이 지난해 80만5000호로 전년보다 6.0%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소득세는 83조5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000억원, 1.1% 감소했다. 지난해 일자리가 30만개 이상 늘었는 데도 소득세가 감소한 것은 대부분의 일자리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60대 이상 노인들의 단기 일자리로 세수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법인세는 72조1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369억원, 1.7% 늘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세입 예산에 비해선 7조원 가량이 덜 걷혔다.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지만,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수입이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5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조5000억원 대비 37.1%나 감소했다.

지난해 시황 악화로 증권거래세가 4조4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679억원, 28.3%나 감소했다. 관세도 10.6% 감소한 7조8821억원에 그쳤다. 유류세 한시 인하로 1조4000억원 세입이 감소하며 교통세가 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당초 세입 예산(294조8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덜 걷히며 2014년 이후 5년만에, 문재인 정부로는 처음으로 ‘세수 펑크'(세수입 결손)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세 수입을 포함한 총세입은 402조원으로 전년보다 17조원 늘었지만, 세입 예산(404조1000억원)보다는 2조1000억원이 덜 걷히며 역시 5년만에 펑크를 냈다.지난해 총세출은 전년 대비 32조8000억원 늘어난 397조3000억원, 결산 잉여금은 4조7000억원, 전년 이월 2조6000억원을 뺀 세계 잉여금은 2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세입세출 마감 실적을 바탕으로 재정수지, 국가채무, 재무제표 등을 담은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검사 후 오는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승룡기자 srkim@

돈으로 표를 사려는 우려되는 돈퓰리즘…결국 빚의 족쇄로 돌아온다

노인층에 12000억원 살포총선 앞두고 노인 알바‘ 74만 개 만든다

우려되는 돈퓰리즘⑥ 노인예산 6349억→1조2015억… “세금 풀어 고용통계 왜곡”

정부·여당의 4·15총선용 ‘현금 살포’의 영향이 동네 경로당에까지 미치고 있다. 정부의 올해 노인일자리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상승하다가 총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전년보다 예산을 대폭 늘려 2018년에 비해 2배 규모로 커졌다. 이를 두고 여권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60세 이상 노인 표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늘어난 예산으로 올해 65세 이상 노인일자리를 전국적으로 74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사실상 ‘단기 알바’다. 주요경제활동 인구 연령대인 40대 일자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작년 대비 13만개나 늘리겠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노인일자리 확대를 두고 “통계 조작” “총선용 엉터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올해 1조2000억 투입해 노인일자리 74만 개 만든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었던 지난달 23일. 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충북 청주시 우암시니어클럽을 찾았다. 구 2차관은 노인들을 만나 “정부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및 노인인구 진입에 따라 노인일자리 확대 수요를 충족하겠다”며 “어르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일자리 모델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어르신일자리 현장을 둘러보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노인일자리 74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만 개를 늘린 것이다.

노인일자리 관련 예산은 해마다 증가한다. 2018년 6349억원에서 2019년 9228억원으로 크게 는 데 이어 올해에는 1조2015억원으로 사상 처음 ‘노인일자리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일자리 참여기간도 평균 9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연장되고, 종전 3월 이후 참여하던 일자리를 1월부터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인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 단기 일자리다. 공공시설 봉사, 상담안내, 학습지도, 장기요양 서비스 업무지원 등 공익활동 및 사회 서비스에 노인들을 투입하고 월 10만~65만원을 지급한다. 한 달 평균 활동시간은 10~30시간에 불과하다. 실버카페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 노인을 채용할 경우 지원하는 금액은 올해부터 연 230만원에서 267만원으로 인상해 노인 고용을 유도한다.

세금 풀어 통계 왜곡하고 “고용 개선됐다” 자화자찬

이렇게 늘어난 노인일자리는 여권의 고용지표 왜곡에 이용된다. 한껏 부풀려 왜곡된 통계를 근거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고용이 개선됐다”고 자화자찬하는 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신규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달 15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2019년 12월 취업자가 51만6000명 증가해 2014년 8월 이후 64개월(5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부 통계를 언급하며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지난해 일자리 상황은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경제주축인 40대 일자리 16만 명 감소, 60세 이상은 37만 명 늘어나

그러나 이는 정부가 ‘단기 알바’나 다름없는 노인일자리에 ‘혈세’를 대량으로 살포한 결과다. 통계청이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40대 취업자는 2018년에 비해 16만2000명 감소했다. 또 30대도 같은 기간 5만3000명 감소했다.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어야 할 30~40대가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셈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37만7000명 늘었다. 50대 취업자도 9만8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4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하락한 반면, 60대는 상승했다. 지난해 전 연령대 경제활동참가율은 63.3%로 전년 대비 0.2%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43.0%로 전년(41.4%) 대비 1.6%p 상승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40대는 80.2%로 전년(81.0%) 대비 0.8%p 하락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이 정체된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 “세금으로 통계 조작” “심각한 정책 실패“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무리한 노인일자리 확대정책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인일자리정책은 선거를 앞두고 푼돈도 안 되는 돈을 주고 노인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서민 삶을 도와주는 역할도 못하는 완전 터무니없는 정책으로, 심각할 정도의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사실상 통계수치를 올리는 게 정책목표”라고 꼬집었다.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도 “선거를 앞두고 세금으로 통계수치를 높이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이런 건 통계조작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업급여 10,000,000,000,000총선 앞두고 32.5% 폭풍 인상

우려되는 돈퓰리즘⑤ “성장률 2.6%” 낙관하더니… 실업급여 32.5% 폭증 ‘돈선거’ 우려

정부가 2020년 예산에서 실업급여로 약 10조원을 배정한 것을 두고 실업자들에게 표를 구걸하는 ‘매표행위’라는 비판이 거세다. 고용노동부가 실업급여 평균지급액과 지급기간을 대폭 늘리는 등 지난해보다 무려 2조3000억원가량의 예산을 증액하면서 ‘현금 살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와 관련 장밋빛 전망을 했던 정부가 실업급여는 왜 늘렸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노동부는 올해 소관 예산 30조6151억원 중 무려 3분의 1을 실업급여에 집중했다. 지난해 통과된 2020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9조5158억원이 실업급여 예산으로 책정됐다. 전년대비 무려 32.5% 증가한 액수다. 전체 노동부 예산은 3조8988억원이 늘었는데, 그 중 2조3330억원이 실업급여 증가분이다.

실업급여 예산 9조5158억… 급여액·기간 늘어 근로자 보험료 인상

올해 실업급여는 1일 6만120원~ 6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30일 기준 198만원, 최대 수령기간인 270일을 채울 경우 1782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노동부는 세분했던 나이기준도 ’50세 미만·50세 이상 또는 장애인’의 두 가지 기준으로 축소개편했다. 수령기간도 근속년수에 따라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렸다.

노동부가 실업급여 기간과 급여액을 늘리면서 보험료를 내야 하는 근로자들의 부담이 늘어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실업급여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근로자 및 기업의 추가부담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료율이 기존 1.3%에서 1.6%로 인상되면서 올해부터 2028년까지 근로자 1인당 추가부담금액이 연평균 7만1000원 늘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저임금법이 해매다 바뀌기 때문에 실업급여 지급액을 지난해보다 높이 책정했고, 평균임금의 60% 정도를 수령할 수 있다”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저소득 실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30일에 198만원… “웬만한 신입사원 월급”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올해 예산을 짤 당시 실질경제성장률을 2.6%로 잡았다. 이는 해외에서 본 우리나라 성장률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정부가 장밋빛 전망을 하며 경제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실업급여는 왜 32%나 증액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가 예산이라는 것은 앞뒤가 설명이 가능하고 연계될 수 있도록 증액해야 하는데 이런 상식 없는 예산을 짰다는 것 자체가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청년이면 누구나 빌려주는 햇살론 유스‘ 1000총선 앞두고 긴급 부활

우려되는 돈퓰리즘③ 취준생 신분증만 있으면 7일내 완료… 올 예산만 책정돼 지속성 불투명

총선을 앞두고 각종 포퓰리즘이 만연하는 가운데, 청년층 대상 대출 프로그램인 ‘햇살론 유스’ 상품이 총선을 위해 기획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150억원이 책정된 예산을 이용해 연간 1000억원을 대출하는데, 정부당국은 향후 지속성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견해다. 전문가들은 “총선만 겨냥한 단기 맞춤 현금살포형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햇살론 유스는 만 34세 이하 대학생(대학원생)·취업준비생·사회초년생(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들에게 3.5%의 고정금리로 대출하는 프로그램이다. 1회에 300만~600만원, 연간 최대 12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청년층을 겨냥한 대출인 셈이다.

지난해 1월 재원 고갈을 이유로 폐지됐던 이 대출 프로그램은 같은 해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지 일주일 만인 12월17일 재도입하기로 결정됐다.

“대출 쉽게 된다기에” “사용 내역 증명 안 해도 되니” “학원비 내려고”

대출받으러 상담센터를 찾은 한 취업준비생은 “대출이 쉽게 된다기에 알아보다 국가에서 하는 것이라고 해서 왔다”며 “300만원까지는 사용한 내역을 증명하지 않아도 대출된다는 소문을 듣고 알아보고 왔다”고 말했다. “돈이 많이 급하냐”는 질문에 “돈이 없는 것은 아니고 비슷한 이자를 주는 적금이 있어 적금을 깨지 않고 돈을 쓰려고 찾았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학원비 같은 것을 낼 때도 대출해준다고 해서 찾았다”며 “토익시험을 준비하는데 학원비를 내려고 신청했다”며 “금리도 낮고 상환 기간도 길어 부담 없이 왔다”고 말했다.

상담센터를 찾은 청년들의 말처럼 햇살론 유스의 상환기간은 길다. 햇살론 유스의 보증기간은 거치기간(이자상환) 6년(군복무 예정 시 2년 추가), 상환기간(원금+이자) 최대 7년으로 최대 15년 안에 갚으면 된다.

하지만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책정된 예산 150억원은 향후 5년 안에 원금이 회수될 것을 고려한 예산 책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5년이면 원금이 회수되고 그 중 7분의 1이 회수되지 않을 것을 고려해 150억원이 책정된 것”이라며 “최장 만기는 15년이지만 시중에 3.5% 금리의 예금이나 적금은 전무한 상태여서 취업하거나 돈이 생기면 5년 안에 갚을 것이라는 게 귬융위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보증 신청이 완료되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아닌 각 은행(신한·기업·전북)의 앱을 이용해 대출을 신청하고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대출을 진행하는 한 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100% 전액 보증하는 방식으로 은행에서 별도 심사는 없다”며 “비대면 전용으로 은행 앱을 통해 신청하면 대출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조동근 교수는 “대출 과정을 너무 쉽게 해주고 돈을 그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살포하는 것과 같다”며 “과거 고무신 나눠주며 선거전을 펼친 시절이 있었는데, 고무신이 대출이라는 이름을 빌린 현금 살포로 명목만 바뀐 것이다. 이럴 거라면 문재인 정부가 현금살포부를 만들고 장관에게 현금을 곳곳에 살포하라고 지시하면 될 일”이라고 비꼬았다.

총선 앞두고 ‘병장 월급’ 40만→ 54만원, 33% 파격인상… 매표 논란

총선 앞두고 병장 월급‘ 4054만원, 33% 파격인상매표 논란

우려되는 돈퓰리즘군사력 111억 깎고, 복지 포함 2조 늘려혜택 본 장병들이 추후 부담

여권의 4·15총선을 염두에 둔 ‘현금 살포’는 군에도 침투했다. ‘병사 월급 인상’ ‘자기개발비 지원’ ‘동원훈련비 인상’ 등 현역은 물론 예비역에 이르기까지 표를 겨냥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 노골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올해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선심성이 다분한 장병 복지예산을 대폭 늘린 결과다. “결국은 혜택을 본 세대가 짊어져야 할 빚”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1 협의체’, 장병 복지예산 국회서 대폭 증액

국방부에 따르면, 2020년도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3조4556억원(7.4%) 증가한 50조1527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2월 ‘4+1 협의체’는 정부 원안(50조1527억원)에서 2056억원을 삭감한 다음 감액된 만큼 장병 복지 등 예산을 늘려 정부안과 동일한 규모로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국회 심사과정에서 2056억원의 예산이 감액되었으나, 여・야는 감액된 규모만큼 핵심전력의 확보와 장병 복지에 재투자해 2020년도 국방예산을 정부안과 동일한 규모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장병 복지와 관련한 전력운영비 예산을 대폭 확대한 점이 확인된다. 전력운영비는 전체 국방예산 중 66.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올해 전력운영비는 전년대비 2조1485억원(6.9%) 증액된 33조4723억원으로 편성됐다. ‘4+1 협의체’가 지난해보다 증액된 정부안에서 추가로 111억원을 증액했다. 반면, 군사력 건설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는 정부안에서 111억원 감액됐다.

총선 앞두고 현금복지 확대로 이어져

이렇게 국회에서 조정된 예산은 장병들을 겨냥한 현금성 복지 확대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병사들은 병장 기준 월 54만900원을 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33% 인상된 것이다. 2018∼19년 병장 월급은 40만5700원이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군대 제대하고 나서 총선에서 민주당 찍으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방부는 오는 2022년까지 병사 봉급을 2017년 최저임금의 50% 수준인 월 67만6000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군복무 중 자기개발활동 지원도 확대된다. 국방부는 올해 80억원을 투입해 병사 자기개발 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지난해 예산은 20억원에 불과했다. 1년 만에 4배나 돈을 더 푸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병사들의 자기개발비 지원금액은 1인당 연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배 증액됐고, 본인부담률은 비용의 50%에서 20%로 낮아진다. 자기개발비 항목에는 영화 및 공연 관람, 책 구매 등이 포함됐다.

병사 수가 가장 많은 육군에 65억3300만원, 공군 7억300만원, 해병대 4억2900만원, 해군 3억3500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예산이 한정돼 올해 지원 대상은 8만여 명으로 추산됐다.

예비역까지 겨냥…훈련비 4만2000원으로 인상

예비역에 대한 현금지원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예비군훈련(동원) 보상비가 기존 3만2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인상되고, 지역예비군훈련 실비를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한다.

또 지난해 교통비는 7000원을 지급했으나 내년부터는 8000원을 지급하며, 중식비는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된다. 국방부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병사 영창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범여권에서는 군인들의 표를 노린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9월 군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군인 사병 급여를 현행 월 30만~40만원선에서 1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심 대표는 당시 “‘병사 월급 100만원 시대’를 열겠다. 부모의 금전적 도움 없이 군복무를 하고, 복무를 마치면 목돈 1000만원 정도를 남기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장에는 혜택 준다고 해서 좋을 순 있겠지만 결국 나중에는 혜택을 본 그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빚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세심하게 공약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군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생명 보호”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복지도 좋지만, 군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생명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군인에게 그 이상의 복지는 없다”며 “그런데 군 생명과 관련된 예산은 삭감하고 (표를 위해) 눈에 보이는 것만 해줬다면 그건 언젠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4+1’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도 “장병 복지를 확대한 것이 표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결국 청년 세대에게 부메랑의 독이 되어 돌아갈 총선용 청년 예산 포퓰리즘

4월 총선 전후로청년층에 뿌리는 돈, 합쳐보니 9,000,000,000,000

우려되는 돈퓰리즘①… 만 19~34세(또는 39세) 다 큰 청년에 ‘세금 용돈’ 매표 논란

중앙정부와 전국 17개 지자체(9개 도·8개 특별·광역시)가 청년들에게 ‘현금성’으로 지원하는 관련 사업예산(안)이 올해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정보공개청구와 각 지자체 예산안 등을 취재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앙정부와 전국 17개 광역단체가 청년들에게 뿌려대는 예산을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올해, 문재인 정부가 지급하는 주요 청년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무려 2조 5000억 이상이 증가했다. 이를 놓고 ‘현금 포퓰리즘 정책’ ‘매표 행위’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행태’ 등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2020년 청년사업 예산, 1월 기준으로 잡아도 8조8000억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의 올해 청년 관련 주요 사업 예산(안)은 8조8506억5500만원을 책정됐다. 1월 기준 예산(안) 규모다. 각 지자체 별 올해 청년 관련 사업이 이달 또는 내달 중 확정, 부서별 세부 사업 추가 및 연중 추경 반영을 고려하면 주요 사업에 대한 총예산은 9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별 올해 청년 관련 예산(안)은 다음과 같다.

△중앙정부 5조8648억원: 역세권 공공임대 3조3000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부) 1조2820억원/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중기부) 2913억원/ 청년추가고용장려금 9915억원

△서울 4977억원

△부산 885억원

△인천 560억원

△대구 902억4100만원

△광주 458억1900만원

△대전 126억8000만원

△울산 3331억8000만원

△세종 383억5400만원

△경기 2570억

△강원 351억원

△충북 877억2400만원

△충남 4848억원

△전북 2500억원

△전남 4627억원

△경북 459억원

△경남 1349억원

△제주 652억5700만원이다.

이는 1년 전보다 2조5461억8900만원 증가한 규모로, 작년 청년 사업 예산은 6조3044억6100만원이었다.

△ 중앙정부 3조5743억원: 역세권 공공임대 1조7000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부) 9971억원/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중기부) 2027억/ 청년추가고용장려금 6745억원

△서울 3618억원

△부산 836억원

△인천 581억원

△대구 902억4100만원

△광주 316억원

△대전 114억6000만원

△울산 3255억8100만원

△세종 229억5500만원

△경기 2801억원

△강원 199억원

△충북 877억2400만원

△충남 4848억원

△전북 1992억원

△전남 4627억원

△경북 315억원

△경남 1196억원

△제주 593억원 등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역세권 공공임대 사업은 저소득가구 청년에게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주택을 시세의 50% 이하 임대료로 공급한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꾀하기 위해 고용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고 있다. 청년·기업·정부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 2년 또는 3년간 근속한 청년에게 성과보상금 형태로 만기공제금을 준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로, 청년(만15세 이상~34세 이하)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 사업주에게 연 900만원, 최대 3년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청년 사업은 ‘미취업 청년 활동 지원금(청년수당)’, ‘역세권 청년주택’, ‘학자금 대출 이자지원’은 물론 청년 정책 네트워크(시민 참여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취업·창업·금융·주거·생활·복지·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청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 별 청년정책은 △중앙정부 162개 △서울 55개 △부산 46개 △인천 35개 △대구 49개 △광주 44개 △대전 47개 △울산 21개 △세종 20개 △경기 21개 △강원 17개 △충북 73개 △충남 30개 △전북 54개 △전남 42개 △경북 50개 △경남 35개 △제주 85개에 달한다.

전국 지자체 청년 지원 세부 정책들은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각 지자체 관계자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예산(안)을 취합 중인 단계라 정확한 예산은 아니지만, 청년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최소 비슷하거나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청년 실업, 청년 주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청년 사업 관련 세부 계획은 이달부터 확정해 나갈 예정이다.

전국 8개시 청년 관련 예산만 1조 초과

전국 8개시의 청년 관련 사업 예산은 지난해 9853억3700만원이었다.올해 예산(안)은 현재까지 취합된 자료를 토대로만 종합할 때 1조1624억7400만원으로 1771억3700만원이 늘었다.

각 시의 대표적인 청년 정책은 ‘청년 수당’이다. ‘현금 복지’ 사업으로 꼽히는 청년 수당 제도는 세종시를 제외한 7개 특별·광역시에서 시행 중이다. 7개 시 청년 수당 예산은 지난해 302억5000만원에서 올해 1102억 3400만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9개 도는 아직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각 시 별 올해 청년수당 예산은 △서울 904억원(지난해 180억원) △부산 60억원(지난해 18억원) △인천 11억8400만원(지난해 10억원) △대구 10억원(지난해와 동일) △광주 32억원(지난해 미시행) △대전 81억5000만원(지난해와 동일) △울산 3억원(지난해와 동일)으로 조사됐다.

청년수당은 일정 자격에 해당하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일정 기간 활동 지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6년 8월 최초 도입해 저소득층 구직청년을 대상으로 활동비 명목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후 다른 광역시도 유사 제도를 도입해 12월 현재 세종시를 제외한 시에서 시행 중이다. 공통 지원 자격은 해당 시에 거주해야 하고 최종 학력(졸업 및 중퇴) 2년 경과 미취업 청년이다. 다만 연령 제한은 시 별로 만 19세부터 만 34세 또는 39세 등 차이를 보인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총선 앞두고 성과 경쟁”

청년 지원 사업이 확대되는 양상에 대해 청년들의 어려움을 교묘히 이용한 정치적 공략이라는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총선을 앞두고 현금으로 청년표를 사려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년 사업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낯설기 하지만 청년 사업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청년 사업에 각 자치단체에서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층은 기성세대에 비해 빈곤하고 일자리도 없는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에게 제일 좋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치단체장이 누구겠느냐”라고 물으며 “유능하다는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40~60대 지지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을 위한 성과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요즘 청년 취업률이 45%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55%는 실업자인데 이들에게 담뱃값, 소주값 정도를 국민 세금으로 주는 것”이라며 “정부 예산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황 평론가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지속 가능성을 볼 때 가장 해선 안될 포퓰리즘 정책인데 올해 총선이 있으니 다들 더욱 열을 내는 것”이라며 “오줌으로 급한 불 끄기 정도이지만 이걸 무슨 수로 막을 것이냐”고 꼬집었다.

특별취재팀=전성무·노경민·오승영 기자

돈 쥐여주고 권력 쥐려는 포퓰리즘 정권

재집권 위한 ‘현금 퍼주기’ 후세대 삶 파괴한다

일단 받기 시작하면 권리가 돼버린다. 그래서 정부가 주는 수당이나 보조금은 엄격한 절제를 요구한다. 그러나 민주주의하에서 사람들은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집권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에 국가를 파국으로 몰아가게 된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몰락한 국가에는 파국의 드라이브를 건 인물들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페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그리스의 파판드로우 등이 권력을 위해 미래 세대의 삶과 국가를 처절하게 파괴했다.

한국에서는 2011년 무상급식 시민투표가 포퓰리즘의 신호탄에 해당한다. 훗날 사학자들은 포퓰리즘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번 공짜에 맛들인 사회는 마약처럼 그 맛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익자 부담 원칙을 벗어던져 버린 사회는 지속 가능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국가부채에서 만성 경제위기까지

돈 쥐여주고 권력 쥐려는 포퓰리즘 文정권

이런 국가들은 대부분 국가부채 급증에 직면한다. 여기에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중과세가 지속되면서 투자 의욕이 급격히 추락한다. 그 탓에 깊은 저성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저성장은 세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둔한 정치가들은 조세와 준조세 부담을 더욱 늘린다. ‘어, 어’ 하는 사이에 사회주의나 준(準)사회주의 형태 체제가 탄생한다. 이런 체제의 궁극적 종착지는 만성적 경제위기다.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노선은 국가개입주의 즉 국가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통령은 틈만 나면 ‘어려울 때일수록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을 쓸어 담은 뒤 그 돈을 사용하는 국가주의가 문 정부의 통치 철학이다. 따라서 세금도 많이 걷어야 하고, 국가부채도 많이 짊어져야 한다. 당연히 예산 규모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 클 수밖에 없다. 성장률이 2%대에 머물고 있는 국가의 예산증가율이 2017년 7.1%, 2018년 9.5%, 2020년에는 9.3%까지 이르렀다. 이는 민간으로부터 그리고 미래 세대로부터 더 많은 재원을 끌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국가가 많은 재원을 끌어다 쓴다는 것은 그만큼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른바 ‘삽질의 일상화’다. 당연히 만성적 자원 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원 낭비는 현 세대는 물론이고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민간투자에 비해 정부 재정을 투입했을 때의 긍정적 파급효과, 즉 재정지출승수효과는 매우 낮다. 특히 현금 지원의 경우 지출승수효과가 0.3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금 지원은 정부 지출 가운데서도 효과가 거의 바닥이다. 그러니까 1억 원 정도를 지출하면 3000만 원 정도가 성장률과 고용에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뜻이다.

현금복지사업, 지난해보다 10.6% 늘어

주로 단기 이익에 매몰된 사람들이 국가부채를 급증시킨다. 이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들이 중장기적으로 소요될 비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잘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데는 바로 권력 연장에 모든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저런 근사한 명분을 둘러댄다. 하지만 결국 재집권을 위해 재정지출 급증에 의존하는 꼴일 뿐이다. 훗날 자신들이 권력을 놓고 난 뒤 이 땅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때의 일이다. 당장 권력부터 쥐어야 한다는 목표가 너무 선명하다. 그래서 사람들 손에 돈을 쥐여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많은 사람은 실물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탓에 여권이 총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왔다. 그러나 여권의 셈법은 일반인의 그것과 다르다. 현금이전성 복지지출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굳게 믿는다. 그들은 오랜 선거 경험을 통해 일단 사람들이 뭔가를 받으면 남이 뭐라 하더라도 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주어야 할 돈은 자기 돈이 아니다. 굳이 세금으로 어렵게 조달할 필요도 없다. 필요하면 적당히 둘러대서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면 그만이다. 얼마나 생색내기 좋고 편안한가! 조세 저항도 없고 후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면서 거대 예산을 편성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식은 죽 먹기’ 같은 방법이 있을까?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야권이 선거에서 이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수백만 가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손에 쥐여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득표 활동이 어디에 있을까!

정부의 현금복지사업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0년 현금복지사업 규모는 54조 3017억 원이다. 이 수치는 2019년의 48조2762원에 비해 한 해 동안 10.6%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중복 사업으로 분류된 규모가 23조 원으로 42.4%를 차지한다. 절반가량이 중복사업이란 이야기는 무엇을 뜻하는가. 한마디로 손에 돈을 더 쥐여줌으로써 득표 활동에 도움 받겠다는 의사 아닌가.

돈 쓴 뒤에도 국가부채는 증발하지 않아

나라 전체가 장기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 정부가 돈을 퍼부었는데도 성장률은 2%에 턱걸이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앞두고 현금복지사업예산을 10.6%나 늘렸다. 온전할 리 없다. 수입보다 4~5배 많은 지출을 현금복지사업을 위해 늘리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중복 지원된 대표적인 항목은 기초연금(13조1765억 원), 영유아 보육료 지원(3조4056억 원), 아동수당(2조2833억 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1조1991억 원), 저임금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1조1629억 원), 내일채움공제(7800억 원) 등이 꼽혔다.

예를 들어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대 30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해왔다. ‘어르신 공로수당’ ‘품위유지수당’ 등의 명칭으로 10만원 안팎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게 “식량 공급 업무를 하는 농식품부가 왜 복지사업까지 챙깁니까”라고 질책했다. 2020년 농식품부 예산안에 90억 원 규모로 새로 편성된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지원 시범사업’을 문제 삼은 것이다. 임신부 및 출산 6개월 이내 여성에게 연 48만 원 한도에서 농산물을 살 수 있는 현금성 바우처를 지급하는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유사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의결이 보류되기도 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재집권을 위한 현금 남발이 이성을 잃어버린 모습으로 만연하고 있다. 한국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포퓰리즘을 택한 국가들이 걸어간 길인 재정위기와 경제위기의 길을 그대로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펑펑 낭비하고 난 뒤에도 남은 국가부채는 증발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