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정부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150명이 숨졌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25일(현지시간) 밝혔다.
OHCHR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르키나파소 북부 야텡가 지역 카르마 마을에 제복을 입은 무장 병력이 들이닥쳐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이들이 현지 자경단(VDP)과 함께 온 보안군 병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용 정보를 보면 적어도 15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쳤을 수 있다”고 했다. 현지 검찰은 24일 사망자가 60명이라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놨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玩火者,必自焚]”고 경고했다. 이러한 거친 표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과 통화에서 미국을 겨냥해 썼던 것이다. 중국이 대만 등 자국의 민감한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한국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은 21일 한 포럼의 연설에서 최근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 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시도한다’ 등의 언급을 접했다면서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도 위배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친강은 이어 “(대만 관련해서)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친강의 발언은 지난 2021년 11월 시진핑이 바이든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했던 말과 일치하다. 당시 시진핑은 “미국 일각에서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 하기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라며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하고, 불장난을 하다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7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바이든과 통화했을 때도 “불장난”이란 표현을 썼다.
중국은 지난 20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타인의 말참견[置喙]을 불허[不容]한다”고 비판했다. 해외 정상의 발언에 대해 외교적으로 결례가 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왕원빈은 또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과 경위가 완전히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입장을 강조하며 한국 헌법과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부정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윤 대통령이 방미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일본과 대만 문제에서 보조를 맞추는 한국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우리 외교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여전히 존중한다고 밝혔는데도 중국은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고 했다.
중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적극 동참하게 될 가능성 또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중 경쟁의 핵심 분야인 반도체에서 한국이 대중 디커플링에 동참할지 여부를 주시할 전망이다.윤 대통령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이 ‘대만해협 평화 안정’ 요구에서 더 나아가 중국의 무력 통일 시도를 명확히 반대하는 메시지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게재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다.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서 현상태(status quo)의 힘에 의한 변경을 반대한단 입장이 로이터통신에 보도된 것을 두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외교적 공방이 일어났다.
먼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라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면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까지 했다.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지난 2월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이 사용했던 ‘부용치훼(不容置喙)’와 동일한 말이다.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서 충돌이 빚어지더라도 한반도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언급하자 이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사자성어였다.
‘부용치훼’는 청(淸)대 작가 포송령의 작품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타국 정상에게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라 반발하며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 비판했다.
통상 한중관계를 고려해 강경한 의미의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 한국 정부가 예외적인 태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저녁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왕 대변인의 발언이 외교적 결례라 지적했으며, 한중관계 발전에 이번 사건이 지장이 되지 않도록 중국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이 상대국 정상에게 거친 언사를 사용한 것은 외교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호존중과 호혜를 늘 강조해왔던 중국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점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남북한 문제와 동급으로 빗댄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는 북한 문제처럼 중국과 대만 둘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 문제”라고 했었다.
왕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질과 경위가 완전히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한국 측이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제대로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사실상 남북한을 아예 다른 별개의 나라로 간주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보기에 엄연히 다른 문제를 동일하게 본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한국 측의 입장은 지난 19일 한국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에서 드러난다. 당시 이 당국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는 물론 지역·글로벌 평화·번영에 중요한 만큼 이러한 맥락에서 언급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었다.
다시 말해 북핵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의 문제가 됐듯이 양안 문제도 자칫 세계 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란 인식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수단 군부 정권은 2005년 평화협정 전까지 남부 지역의 자연신봉론자, 기독교인까지 아울러 이슬람교로 교화시키려 남부의 반군과 두 차례 내전을 치렀으며, 그 과정에서 200만 명 이상이 죽고, 400만 명 이상이 강제 추방, 구타, 강간 혹은 고문의 고통을 체험하거나 노예로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수단은 과거 영국이 식민 통치를 하면서 북부와 남부를 ‘인종‧언어‧종교’ 등에 따라 분리 통치했다. 독립 이후에도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 약 50년 간 내전을 겪었다. 수단 내전은 남부 수단(현재의 남수단)의 분리 독립을 위한 내전으로 다음의 두 차례의 전쟁을 뜻한다.
제1차 수단 내전은 수단 당국이 수단의 유목민 및 반란 세력을 탄압하면서 벌어진 전쟁이다. 1955년부터 1972년까지 벌어진 전쟁이었으며, 1972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협정’이 체결되면서 종결되었다.
영국이 수단을 식민 지배 할 때는 남북을 분리해서 지배했다. 그러나 1946년 북부의 압력을 받은 영국은 두 지역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아랍어가 남부에서도 공용어로 되었고 북부인들은 남부에서 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교육받은 남부 엘리트들은 그러한 변화에 격노했다. 독립 이후 하르툼의 북부 엘리트가 대부분의 권력을 잡아 남부에서는 불만이 고조되었다. 1955년, 북부의 이슬람교도 아랍인의 지배에 대한 남부의 불만이 고조되어, 에카트리아 지방에 있는 남부인의 부대가 반란을 일으켰다.
이 반란은 연방제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폐기한 것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후 17년 동안 남부는 반란을 멈추질 않았다. 이슬람교도 아랍인이 지배하는 중앙 정부에 대한 지속적인 반란은 남부 수단에 자치권을 주는 ‘아디스아바바 협정’이 조인됨에 따라 1972년에 끝났다.
다음으로 2차 수단 내전은 1983년부터 촉발되어 2005년 사이 자행되었다. 1983년 4월 23일 니메이리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언하고 이슬람법 ‘샤리아’(Shariah)의 적용을 확대했다. 남부 수단을 3개 지역으로 분할하여 ‘이슬람법 샤리아를 강제로 도입하면서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들은 정지됐다.
북부에서는 임시 법정이 설립되어 절도에 대해 손목을 자르는 일이나 술을 소지한 것에 대해 채찍질을 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북부에 살고 있는 남부인이나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이러한 벌을 받았다. 1984년 9월 니메이리 대통령은 계엄령을 끝내고 임시 법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임시 법정이 해왔던 일들은 새 법으로 계속됐다. 이러한 사건과 다른 불만이 합해져 내전을 재개시켰다.
남수단 ‘존 가랑’(John Garang)의 지도하에 1983년 비아랍인이 중심이 되어 반정부군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이 창설되었다. 존 가랑은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가랑은 수단인민해방군의 지도자로 중앙 정부와 싸우고 독립된 남부 수단 국가를 건설하려 했다. 기나긴 내전 끝에 2005년 수단 정부로부터 남수단의 독립을 이끌어냈지만 동년 7월 수단과 우간다 국경상공에서 의문의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2005년 1월 체결한 남부 반군과 북부 정부의 평화협정(CPA)에 따라 수단 정부는 남부에 반자치권을 부여하였다. 이어 2011년 1월 남부 수단 분리 및 독립여부결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남쪽 수단 투표자의 99.8%가 분리 독립에 절대적 찬성으로 2011년 7월 9일, 남수단은 독립국가로 선포되어 2개국으로 분리되었다.
제2차 수단 내전의 또 다른 원인은 천연 자원에 있었다. 석유 수출은 수단의 수출 소득의 70%를 차지하는데 중요한 유전 지대는 남부에 있었다. 북부는 남부의 천연 자원을 지배하기를 원한 반면, 남부는 천연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싶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의 기독교 사립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학생 3명과 성인 4명(범인 포함)이 사망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크리스천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범인은 내슈빌에 거주하는 백인 여성 오드리 헤일(28)이며,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사건이 발생한 커버넌트스쿨(Covenant Presbyterian School)은 미국장로교 소속 언약장로교회가 2001년에 세운 사립 기독교 학교다.
존 드레이크 메트로폴리탄 내슈빌 경찰서장에 따르면, 범인은 과거 커버넌트스쿨을 다녔으며, 생물학적 여성이지만 ‘트랜스젠더’ 성별을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내슈빌 경찰국은 이날 오전 10시 13분에 첫 번째 신고를 접수했고, 27분경 경찰팀 중 2명이 범인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 경찰국 대변인에 따르면, 사건 당시 범인은 돌격소총 2정과 권총 1정을 휴대하고 있었다.
돈 애런 내슈빌 경찰국 대변인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학교 1층에 진입해 정리하기 시작했고, 2층에 총소리가 들리자 즉시 그곳을 향했다. 경찰은 2층에 도착해 총을 쏘는 여성 범인을 발견했다”며 “그녀는 대응한 경찰에 의해 사망했다. 범인은 옆문을 통해 학교에 들어가 여러 발의 총을 쏘며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직전,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커버넌트의 비극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계속 대응하는 동안 학교, 교회 및 내슈빌 지역사회를 위한 기도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자 가족들의 최악의 악몽”이라며 “총기 폭력을 멈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이 나라의 영혼들을 찢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진전을 보여야 할 때”라며 “내가 의회에 제출한 총기 규제 법안을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내슈빌 소방국은 사고 직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을 장소를 마련하고, 상담을 도와 줄 정신 건강 전문가들을 긴급 투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배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굿뉴스]박애리 기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미국 내슈빌의 기독교 사립학교 학생들이 사건 발생 전 다함께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른 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전 케냐에 거주하는 소아과 의사인 브리트니 그레이슨 선교사는 채플시간에 아이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기독교계 사립 초등학교 ‘커버넌트스쿨’을 방문했다. 그는 총을 소지한 여성이 학교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기 바로 직전 학교를 떠났다.
이후 소식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 그레이슨 선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요일 오전 아이들에게 케냐에서의 삶과 스와힐리어 단어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선교란 무엇인지를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며 “또 아이들은 다음주에 있는 조부모님의 날을 위해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양을 외웠다”고 전했다.
그는 “예배가 끝난 후 나는 10시 12분에 차를 몰고 떠났고,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세 명의 아이들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만약 거기에 있었다면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지 않았을까. 죄책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배를 드리는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 소중하고 훌륭했다. 학생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은 해당 학교를 표적으로 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존 드레이크 내슈빌 경찰서장은 “총격범인 오드리 헤일(28)은 2000년대 초반 이 학교에 다닌 졸업생”이라며 “그의 집에서 학교 출입구 위치와 건물 정보 등이 담긴 지도와 기독교 학교를 공격하는 내용을 담은 상세한 선언문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헤일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SNS 프로필에 남성 대명사(He/Him)를 사용한 트랜스젠더”라며 “범행 동기와 그의 정체성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과 다름없는 암적인 존재다. 미국인을 중독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중국의 첩자가 아니라는 당신의 말, 난 안 믿는다.”
23일(현지 시각) 오전 9시 30분부터 5시간 넘게 진행된 미 연방하원의 ‘틱톡 청문회’ 현장엔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틱톡, 나아가 중국 지도부를 공격하는 적나라한 비방이 오갔다. 거의 모든 이슈마다 사사건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지만 이날만큼은 ‘원 팀’이 돼 중국이라는 ‘공공의 적’을 몰아세웠다.
이날 청문회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안보 위협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유학파 엘리트인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나서자 관심은 더 커졌다. 그는 약 다섯시간에 걸쳐 “틱톡은 미국인을 사찰하지 않는다. 우리는 중국 지도부의 영향력 밖에 있는 민간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의원들의 혹독한 추궁은 잦아들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를 위해 협력했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청문회였다”고 평가했다.
미 의원들 “틱톡은 미국인의 삶을 위협한다”
이날 오전 미 워싱턴 DC 연방하원 의원회관인 레이번 빌딩 2123호 앞에 30m 넘는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의회 관계자와 기자, 업계 인사들로 청문회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민주당 한 보좌관은 “최근 들어 이렇게 관심이 집중된 청문회를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3초~1분짜리 짧은 동영상 열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 이용자 15억명을 돌파한 틱톡은 몇 년 전부터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선전 공작을 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청문회장에 들어서니 저우 CEO를 취재하려는 사진·방송기자 60여 명이 빼곡히 모여 대기하고 있었다. 오전 9시 57분, 저우 CEO가 청문회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울렸다. 한 미국 기자는 “(그가) 포위된 적장(敵將) 같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민주 양당 간 이견(異見)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화당 소속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에너지통상위원장은 “틱톡은 미국인 삶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당신네 플랫폼은 금지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게시물 유통을 막거나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저우 CEO에게 “의회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연방 범죄”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간사인 프랭크 펄론 의원은 “(맥모리스 위원장의 말에) 대부분 동의한다”며 “중국 공산당의 틱톡은 자료 수집을 계속하고 있고, 이를 판매하는 일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은 이날 청문회를 두고 “미·중 간 본격적인 결별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중국의 전 세계적 온라인 성공 사례로 칭송받았던 틱톡이 양국 간 ‘기술 냉전’의 전장이 됐고, 양국 간 분열을 대표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틱톡, 미국인 염탐 없다” vs “안 믿는다”
저우 CEO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의 정보원(agent)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의원들은 “믿지 못하겠다”며 몰아세웠다. ‘바이트댄스가 베이징(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국인들을 염탐한 적이 있느냐’는 닐 던 하원의원의 질문에 저우 CEO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던 의원은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틱톡은 암적 존재”라고 했다. 브렛 거스리 하원의원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오남용 문제가 미국에서 불거지는 것을 언급하고 “(틱톡 내에) 펜타닐, 마약 밀매 등 불법 활동을 담은 콘텐츠가 수십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 CEO는 유창하고 빠른 영어로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지만 공세가 거세지자 당혹스러운 듯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였다.
미 연방의회 상·하원은 이날 ‘틱톡 청문회’를 포함, 중국 문제를 주제로 5개의 청문회를 연속적으로 진행했다. 하원 금융위원회는 펜타닐 오남용 문제를 주제로 청문회를 열고 “중국은 펜타닐의 주요 공급원이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왜 중국이 우리에게 자행하는 ‘역(逆)아편전쟁’을 막지 않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인 이날 저녁 7시에는 하원 중국특위가 ‘중국 공산당의 계속되는 위구르족 집단 학살’을 주제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한때 손잡았던 미·중 ‘결별의 길’로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틱톡에 대한 미 정치권의 적나라하고 초당적인 반감을 숨기지 않은 이날 청문회는 한때 경제를 위해 손을 잡았던 미중 관계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2014년 등 여러차례 중국을 방문했고 시진핑도 미국을 답방하며 오바마와 골프를 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나라한 반중(反中) 감정을 드러내고 중국의 지나치게 빠른 부상을 아니꼬워하는 미 정치권이 이 기류에 합류하면서 미중 관계는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날 상당수 의원은 “미국에서 틱톡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실제로 ‘미국 내 틱톡 전면 금지’ 방안을 오랫동안 검토해 왔다. 다만 틱톡을 전면 폐지할 경우 주 사용 연령대인 10~30대 지지율이 급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달 초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틱톡 전면 금지를 시행할 경우) 미국 내 35세 미만 모든 유권자의 지지를 영원히 잃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성기 절단 수술을 받는 것과 자신의 실제 성과 다른 스포츠 팀에서 경쟁하는 것 등을 법적으로 제한한 플로리다와 다른 주들에 대해 “죄악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각) 방영된 ‘데일리 쇼’의 진행자인 배우 칼 펜(Kal Penn)과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죄악에 가깝고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
이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내 말은, 그들이 하는 일이 끔찍하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어느 날 아침 일어나서 ‘난 남자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들(플로리다)은 여기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트렌스젠더)들은 사람이다. 그들은 사랑한다. 그들에게는 감정이 있고 성향이 있다. 난 모르겠다. 잔인하다”고 했다.
진행자 칼 펜이 “연방정부가 성소수자 미국인, 특히 이 모든 퇴행적인 주법과 관련된 트랜스젠더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자, 바이든은 주법(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같이 답했다.
성소수자 활동가와 바이든 등 진보 정치 지도자들은 플로리다에서 통과된 몇 가지 법안들을 비판했다. 여기에는 트랜스젠더 운동 선수가 명시된 성 정체성 대신 생물학적 성별에 해당하는 스포츠 팀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법이 포함돼 있다.
플로리다를 비롯해 앨라배마, 애리조나, 아칸소, 아이다호, 인디애나, 아이오와,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몬태나,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텍사 스,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18개 주도 유사한 법을 통과시켰다.
플로리다는 또 지난해 학교 관계자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에게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관해 논하는 것을 금지하는, 소위 “동성애자라고 말하지 말라” 법안을 제정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은 이를 트랜스젠더 공동체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중국 당국이 지속적으로 예배를 급습하고 기독교 웹사이트를 차단하며 기독교 서적 구매자들을 추적해 처벌하자, 성도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단파 라디오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사람들은 단파 라디오를 구식 기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서는 단파 라디오 방송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 전 세계 라디오 방송의 양대 산맥인 중국과 미국이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단파 라디오 방송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 내 단파 라디오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단파 라디오 방송 국가라는 위치를 계속 유지해 왔다. 중국 국영 라디오는 매일 400시간 이상의 단파 방송을 주민들에게 송출할 뿐 아니라, 5개 언어로 된 200개 가량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다양한 주파수로 송출한다.
또 중국은 세계에서 단파 라디오 수신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1,000개 이상의 다양한 단파 라디오 모델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수천만 대의 단파 라디오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미국 정부가 2010년대 중반, 중국에 송출하는 단파 라디오 방송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송출을 유지할 뿐 아니라 차후에 더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전례가 없는 수준의 단파 라디오 방송을 중국에 송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뿐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도 중국인들의 단파 라디오 사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가 섬기는 순교자의소리는 2022년 5월부터 하루 두 차례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을 중국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처럼 믿음 때문에 수감돼 있는 목회자들의 강연과 설교, 중국어 기독교 서적 낭독, 고난 속에서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으로 사는 법에 관한 가르침 등이 담겨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청취자들도 정기적으로 순교자의소리에 연락하여 자신들이 순교자의소리의 단파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지만, 그 효과를 입증하는 최고의 증거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전파 방해 시도”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은 영토가 너무 넓어서 전국적인 차원에서 단파 신호를 방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당국자들은 베이징이나 홍콩처럼 인구가 많은 지역에 송출되는 전파를 방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그런 도시들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우리 방송은 더 잘 들린다고 말하는 한편, 기술을 담당하는 순교자의 소리의 동역자들이 전파 방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고, 대도시에서도 전파 방해를 피해가면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또 중국 당국이 전파를 방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 방송은 매일 중국 전역에서 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가 단파 라디오 사역에 집중하게 된 것은 중국의 종교법이 더 엄격해진 이유도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인터넷 감시를 강화하고 개인의 미디어 사용 통제하고 ‘사회신용점수제도’(Social Credit System, 국가가 국민의 모든 행동을 수치화하여 통제하고 조절하는 제도)를 시행하여 금지된 기독교 서적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처벌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중국에서는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ivate Network,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것)를 사용해도 추적된다. 웹사이트에 댓글을 다는 기독교인도 추적된다. 심지어 서점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기독교 서적을 구매해도 추적돼 처벌받는다. 기독교 단파 라디오 방송은 이제 중국의 기독교인들이 매일 안전하게 익명으로 기독교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됐다”고 했다.
이어 “중국에서 해마다 수천만 대의 단파 라디오가 팔리고, 중국 정부도 단파 라디오를 통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방송을 하는 현재 상황에서 누가 단파 라디오로 기독교 방송을 듣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기독교 단파 라디오 방송은 대부분 설교를 비롯한 음성 콘텐츠이기 때문에 단파 라디오의 음질도로 충분하다. 단파 라디오는 2차 대전 시대의 기술이지만, 오늘 21세기에 중국 전역에 복음을 전파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뚫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배터리 3사가 긴장하고 있다. IRA 시행에 따른 강력한 대중(對中) 규제에도 중국 배터리 업체가 북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우회로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와 중국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포드는 13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미시간주 마셜에 CATL 기술 기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 2026년부터 가동하고 2500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새 공장의 생산 능력은 35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차 40만 대 분량이다. 포드의 투자 규모는 35억달러(4조5천억원)에 달한다.
포드, SK온과 CATL 병행 전략 선택한 듯
포드는 기존에 SK온과 합작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이어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확보하게 돼, 두 가지 배터리 방식 생산 기지를 갖춘 미국 최초의 기업이 된 것이다. SK온 배터리는 고급형 전기차에 장착하고, CATL의 배터리는 저가형 전기차에 장착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의 목표는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LFP는 가장 저렴한 배터리 기술”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드는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LFP배터리를 머스탱 마하-E SUV 모델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는 CATL이 가진 광물 배합 기술을 라이선스 비용을 주고 가져오는 대신, 100% 포드 소유 ‘미국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라 해도 미국에서 미국 기업이 생산할 경우 IRA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IRA를 우회하기 위해서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당초 IRA는 중국을 겨냥해 해외 우려 기업이 만든 배터리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하지만 포드의 미시간 공장은 CATL이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IRA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마린 자자 포드 최고고객책임자(CCO)는 “미시간 공장 생산이 시작되면 최대 7500달러 보조금 중 ‘원산지 자격 요건’을 갖춰 절반은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업체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2.3%로, 1위인 LG에너지솔루션(29.79%)을 바짝 따라붙었다.
중국 내수 시장까지 포함하면 CATL은 세계 시장 점유율 37.0%로, 1위 업체다.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에 모두 1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시장 반사이익 기대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은 당혹
IRA 시행으로 북미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던 국내 배터리 3사는 예상 밖의 변수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들로서는 북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우회로를 찾았다는 것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며 “‘노다지’인 줄 알았던 북미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포드와 CATL의 합작공장은 IRA 시행 취지와 완전히 어긋난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이를 완전히 용인할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히는 상황이다.
냉담한 바이든, CATL 손잡은 포드사 초청 거절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와 포드가 지난 13일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하는 행사에 바이든 대통령을 초청했으나 백악관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IRA의 취지를 우회하는 포드사의 이같은 발표를 탐탁치 않아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포드는 버지니아주에 CATL과의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주지사가 반대해 입지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 물망에 올라 있는 글렌 영킨 버지니아주 지사는 “CATL은 세계 지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진 독재 정당인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CATL에 대해 “미국 자동차 산업 지원 정책을 훼손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체적인 여론 역시 포드의 이같은 제휴 결정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이다. 뉴욕타임스는 불과 25년 전만 해도 중국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에 중국에 투자할 것을 간절히 요청했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기업조차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중국에 필요한 기술을 요청해야 하는 시대로 상황이 역전됐다고 평가했다.
CATL이 이같은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발을 들임에 따라, 그동안 중국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오던 BYD, CALB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의 이번 포드사와의 합작은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미국에 첫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삼성증권은 13일 “CATL이 재무적 성과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이번 포드 계획에 동의한 이유는 IRA에 10년이라는 기한이 있기 때문”이라며 “효력이 끝나면 미국 내 안정적인 배터리 사업 주체로 남아 지속적인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에게 남겨진 과제는?
지난해 미국의 IRA 시행 이후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오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시장 진출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근본적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력에서 압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주로 판매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무겁고 에너지 밀도도 낮지만, 저렴하고 생애 주기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 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이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중요한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품질을 보장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
LFP 배터리는 테슬라가 모델3 및 모델Y의 기본 버전에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류 배터리 시장에 진입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포드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를 LFP로 바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동력원인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가장 많은 부분인 40%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이다.
최근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들어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 생산 확대 계획을 내놨다. 원통형 배터리는 각 사가 주력했던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에 비해 원가가 낮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CATL의 포드사와의 합작에 대해 “아직 중국이 고품질 기술로 북미 시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기술력을 더 향상해서 격차를 벌려 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중국 총영사관이 튀르키예의 다르다넬스 해협을 잇는 다리를 중국 기업이 만들었다고 홍보하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비난받는 일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메이팡 장 주북아일랜드 중국대사관 총영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차나칼레 1915 대교’의 모습을 찍은 11초짜리 영상과 함께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다리가 지진을 견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 끝에 해시태그로 ‘#중국 기술(China Tech)’이라고 남겼다.
하지만 이는 거짓정보였다. 이 다리는 당시 ‘이순신팀’으로 불리던 한국 건설사들이 만들었다.
차나칼레 대교는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차나칼레대교 공사를 공동 수주하고 2022년 3월 18일에 개통시켰다. 다리의 길이는 4.6km로 기네스로부터 세계 최장 대교로 인정받았다.
현재 중국 총영사가 쓴 글은 삭제됐고, 주프랑스중국대사관 공식 트위터 계정도 해당 글을 공유했다가 관련 사실이 알려진 뒤 지웠다. 주프랑스중국대사관은 당시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다리가 지진을 견뎠다”라는 내용을 프랑스어로 적고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
차나칼레 대교는 이번 대지진 진앙지와는 1000㎞ 이상 떨어져 있어 지진 피해는 전혀 없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차나칼레 대교가 ‘지진을 견뎌냈다’고 표현한 것이 다소 과장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튀르키예 누리꾼들은 해당 글이 모두 삭제되기 전 캡처를 해놨고 이를 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관련 게시물에는 “한국이 건설한 다리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정말 멀리 떨어져 있는데 저걸 말했어야 했나”, “지진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데 거짓홍보를 해도 되는 거냐?”와 같은 댓글들이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