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 확산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각계각층의 동참 속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란 시위는 의문사와 복장 자유 문제를 넘어 지도부의 부패와 정치탄압, 경제위기의 책임을 묻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24일 이란에서는 80여 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란 반정부 시위, 80개 도시로 확산…사망자 최소 50명
시위 열기 고조되자 이란 정부, 총격·체포·언론통제 등 강경 진압 나서
NTY “2009년 이후 최대 규모…현 정부에 대한 축적된 시민 분노 표출”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이란에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구속돼 옥중에서 숨진 이른바 ‘아미니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24일(현지시간) 8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이란 반정부 시위가 수도 테헤란과 제2 도시 마슈하드 등 80개 도시로 확산됐으며 정부의 무력 진압에 따른 사망자수가 최소 5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당국은 전날 기준 35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경찰 5명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경고한 상태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 안위가 위태로워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정보부는 모든 휴대전화 이용자 대상 문자메시지를 보내 반정부 세력이 조직한 시위에 참여하는 누구나 샤리아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시위 전방위 확산…“최소 35명 사망”
이번 시위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 조사를 받다 지난 16일 숨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는 곳곳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이슬람 공화국의 신정 통치를 끝내자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
테헤란대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히잡에 죽음을”이라고 외쳤고, 쿰이나 마슈하드와 같이 종교 색채가 깊은 도시에서도 여성들이 히잡을 찢어 불에 태우거나 시위대 앞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항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NYT는 테헤란 북부 고층 아파트에 사는 부유한 이란인과 남부 테헤란의 시장 상인 등 노동계급, 쿠르드족과 투르크족, 기타 소수민족 등 계층과 지역, 민족을 망라한 전방위적인 동참이 이번 시위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 최소 41명 사망
히잡 안쓴 20대 여성 의문사 계기
“더 잃을게 없다”… 정권퇴진 요구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65400&code=11141300&sid1=hon
히잡 불태우자! 이란 ‘미착용 의문사’ 반정부 시위로 확산
이란에서 젊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에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히잡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던 22살 쿠르드계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체포된 것은 지난 13일이었다. 그는 체포 3일 후인 지난 16일 혼수상태에 빠진 후 숨졌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아미니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사진은 경찰이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의심하기 충분했다.
아미니가 숨진 다음날, 아미니의 고향인 이란 사케즈에서 가장 먼저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 흔들고 불태웠다. 수도 테헤란은 물론이고 이란 전역에 시위가 번졌다. 시위대는 “여성, 삶, 자유”를 외치면서 시위에 임했다. 시위 현장의 모습과 시위 내용을 전하면서 트위터에서 공유되는 해시태그 ‘#Mahsa_Amini’는 500만번 이상 언급됐다.
시위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을 떠나 반정부 시위로까지 격화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란 국기를 불태우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은 성차별 정책뿐 아니라 정권에 항의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 “호메이니를 끌어내리자” 같은 구호도 외치고 있다.
호메이니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이끈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일컫는다.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은 근본주의적인 이슬람 국가로 돌아갔는데, 여성의 권리가 제한된다거나 히잡이 의무화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그의 오랜 집권이 이어지면서 이란에서는 종종 호메이니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곤 했는데, 이번 시위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번진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응도 과격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이 쏜 산탄총과 최루탄을 맞고 시민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인권단체 헹가우는 시위대 6명이 숨지고 450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최소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체포됐으며 시위로 인해 경찰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피 흘리는 이란 시위대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불타는 자동차나 테헤란 거리의 모습이 쉼없이 공유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란을 규탄하고 있다. 나다 알 나시프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대행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공권력의 대응에 우려를 표하며 “아미니의 비극적인 죽음과 고문 및 부당대우 혐의는 독립적인 주체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맬리 미국 이란 특사도 트위터를 통해 “아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세르 카나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내정과 관련된 미국 당국의 개입적 발언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