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벨라루스 접경서 중동난민 불법유입 방지 작전…폴란드-벨라루스,’난민 떠넘기기’ 분쟁 격화

우크라, 벨라루스 접경서 중동난민 불법유입 방지 작전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 접경국인 우크라이나가 24일(현지시간)부터 난민 불법 유입 방지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이날 “벨라루스와의 국경 지역에서 국경 수비 특수작전이 시작됐다”면서 “국경수비대가 주도하고 국가근위대, 경찰, 군인 등이 참여하는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국경수비대는 이번 작전이 벨라루스에 체류하고 있는 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경수비대는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난민 유입이 우려되는 구간으로 보안요원들과 장비들을 증강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친서방 노선을 걷는 우크라이나의 난민 대비 작전은 유럽연합(EU) 국가로 들어가려는 수천 명의 중동 출신 난민들이 여전히 벨라루스에 체류하며 간헐적으로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는 가운데 실시됐다.

벨라루스는 서쪽으로 폴란드, 남쪽으로 우크라이나와 접경하고 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이날 벨라루스 체류 난민들이 폴란드로 월경하려는 시도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는 “지난 하루 동안 난민들이 260여 차례 국경수비대원들을 공격했다”면서 이들이 돌을 던지는 등 공격적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내 난민 사태는 지난 9월께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시리아 등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EU 국가로 입국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들어와 인접한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의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다 이달 8일 벨라루스 내 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폴란드 쪽 국경으로 몰려들어 월경을 시도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군사 장비들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인 ‘브루즈기-쿠즈니차’에서 난민 수백 명이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국경을 넘으려 하자, 폴란드 군경이 물대포와 섬광탄 등으로 대응하면서 양측 간에 치열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벨라루스 당국이 국경 인근 물류 센터에 임시 수용소를 마련하고 검문소 인근에 있던 난민 약 2천 명을 수용하면서 무력 충돌 사태는 일단 진정됐다.

EU는 지난해 대선 부정 의혹으로 서방 제재를 받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정권이 EU에 부담을 안기고, EU 회원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러 난민을 불러들여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난민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기획하고 벨라루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난민 밀어내기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동유럽의 폴란드와 벨라루스가 중동 난민들을 서로 상대국 국경으로 몰아가는 이른바 ‘난민 밀어내기’로 분쟁을 벌이면서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인도주의를 강조하던 유럽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번 난민 밀어내기는 벨라루스가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몰려온 수만 명의 중동 난민들을 폴란드 국경으로 내몰면서 시작됐다. 가뜩이나 반(反) 이슬람 정서가 강한 데다 극우세력이 집권한 폴란드와 동유럽 국가들은 국경수비 병력을 대폭 늘리고 EU에 국경장벽 설치비 지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이런 난민 밀어내기는 동유럽에서 중세시대부터 행해져왔는데, ‘인구압(人口壓)’ 전술이라 불렸다. 이 전술은 상대국의 영토로 일부러 엄청난 수의 난민들을 보내 수용인구를 포화상태로 만들고, 식량을 줄여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게 만드는 전술이다.

이러한 인구압 전술은 오늘날 터키의 전신 국가인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16세기 동유럽을 침략할 때 사용한 전술이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중동 전역을 먼저 정복한 이후, 난민들을 앞장세워 동유럽을 침공한 바 있다. 당시 발칸반도 전역은 물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남부 지역 등 동유럽 곳곳이 침략당했고, 이러한 역사적 기억은 ‘이슬람 공포증’으로 남았다.

이후 2011년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중동 민주화 시위 이후 중동 곳곳에서 난민들이 몰려오면서 동유럽의 이슬람 공포증은 다시 재현되기 시작했다. 옛 소련과 동구권 붕괴 이후 시작된 만성적인 경제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동유럽의 경제로는 중동 난민들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보니 국민들의 반이슬람 정서는 더욱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서유럽 국가들의 ‘님비(NIMBY)’현상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서유럽 국가들은 동유럽 국가들에 지급하는 EU 보조금을 무기로 난민수용 확대를 종용하고, 서유럽으로 넘어오는 난민의 수를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EU 내 동서분열까지 심화됐다.

이처럼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유럽의 난민 밀어내기 문제는 사실 남의 일로만 보기 어려운 문제다. 위태로운 북한 정권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수백만 명의 탈북자들이 중동 난민들처럼 밀려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간 수백 명 수준인 탈북자들이 수백만 명 규모로 한꺼번에 몰려들면 우리나라도 엄청난 인구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각종 외교적 문제와 막대한 예산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지만, 정부는 종전선언만 눈앞의 시급한 현안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폴란드-벨라루스,’난민 떠넘기기’ 분쟁 격화…국경서 7명 사망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폴란드와 벨라루스 양국간 접경지대에 몰린 중동 난민들을 서로 상대국에 떠넘기기 위한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양국 병사들이 발포하며 난민들을 상대측 국경으로 몰아가는 사이,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벨라루스 정부가 대규모로 이민자들을 폴란드 국경으로 옮기고 있으며 폴란드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중”이라며 “현재 국경경비대 4500명과 군병력 9500명 등 1만4000명의 병력이 벨라루스와의 국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간에 이민자를 떠넘기기 위한 분쟁이 계속되면서 7명의 난민이 양국간 분쟁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NN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양국간 난민 떠넘기기 분쟁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됐다. 유럽연합(EU)이 지난 5월 벨라루스 정부가 반정부 언론인 체포를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벨라루스에 대해 경제제재에 돌입한다고 발표하자, 벨라루스 정부는 EU국가들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출신 중동 난민들을 유입시키겠다며 압박한 바 있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현재 약 2000여명의 난민들이 양국 국경사이에 갇혀있는 상태로 난민들은 매일 수백명씩 폴란드로의 월경을 시도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가 난민을 대거 유입시켜 자국과 EU를 무너뜨리려한다고 규탄했으며, 현재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지대에 3억5000만유로(약 4770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경장벽을 설치 중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난민 피해가 극심한 리투아니아와 그리스에서도 국경장벽 설치를 검토하면서 EU에 설치 예산도 요구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벨라루스 난민사태 악화일로…폴란드 총리 “NATO 긴급회의 소집 요청”

폴란드 총리 “이제 구체적인 조치와 동맹국 약속 필요”

美 국무부 “벨라루스의 행위는 안보 위협하고 분열 조장”

푸틴 “우리는 이번 사태에 어떤 관련도 없어”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폴란드가 벨라루스 난민 사태를 논의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오는 난민들을 유럽 국가 국경에 ‘밀어내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NATO의 개입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4일(현지시간) 폴란드 국영 PAP 통신에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이러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동맹국은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때마다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NATO 협약 제4조에 근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는 구체적인 조치와 전체 동맹국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 일대에서는 유럽연합(EU)으로 들어가려는 중동 출신 난민이 대거 몰려들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U는 벨라루스가 자국을 대상으로 단행된 EU의 제재 철회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조장했으며, 그 배후에는 벨라루스의 동맹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또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함께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며 EU가 15일부터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이 하는 조치들은 안보를 위협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증강배치하는 행위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역시 이날 텔레그래프지에 올린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난민사태에 대한 명백한 책임이 있다”며 “러시아가 직접 벨라루스에 사태 해결을 위한 압박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난민사태에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비판을 반박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로시야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에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우리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이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수개월 동안 이어진 항의 시위를 탄압했다가 EU로부터 여러 차례 제재를 받았다.

한편, 폴란드 측은 벨라루스 당국이 난민들에게 국경지대의 철조망을 뚫기 위한 각종 장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폴란드 경비대 병력에 대한 폭력 행사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폴란드 “난민사태는 벨라루스가 일으킨 정치 위기”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 사건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사태가 벨라루스 정권이 기획한 일이라고 강력히 벨라루스 정부를 규탄했다.

폴란드 정부는 1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사건은 유럽연합(EU)의 불안정과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이 일으킨 정치 위기”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원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정부는 또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단순한 이민자 위기가 아니다”며 “벨라루스에서 온 사람들은 난민이 아닌 이민자”라고 주장했다.

폴란드 정부는 아울러 “벨라루스 정권이 강력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선전 활동을 수반한다”며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심지어 임신한 여성이 있는 가족을 폴란드 국경으로 안내해 이같은 활동에 가담하게 하고 이 모든 것을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벨라루스 정부가 관리하는 여행사가 이민자들에게 초청창을 발급한다. 그리고 나서 벨라루스 외무부에서 이민자들에게 ‘관광’ 비자를 발급한다. 이후 벨라루스 국영 항공인 벨라비아를 통해 이들은 벨라루스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폴란드 국경으로 이송된다. 벨라루스 국경수비대는 가이드 역할을 하며 이민자들에게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방법을 보여준다. 루카셴코 정권에 의해 이용되고 있는 이민자들은 이주 경로를 건너는 대가로 2000~1만2000달러를 지불한다고 폴란드 정부는 전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