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전국으로 ‘종부세 폭탄’…종부세 폭탄은 국가가 약탈…집주인들 “위헌 소송” 추진

수도권서 전국으로 ‘종부세 폭탄’

서울이 차지하는 세액 비중 65.4%에서 48.9%로 감소

수도권은 81.1% → 71.7% 충북 80억 → 707억원 폭증

내년엔 130만명 과세 전망

94만7000명에 달하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 인원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종부세 납부 대상과 세액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는데 집값 폭등이 지방 각지로 넓혀지며 연쇄적인 풍선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보다 경기도의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이 더 증가하는 등 종부세 폭풍이 전국을 사정권으로 확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이 23일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종부세 시도별 고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48만 명으로 지난해 39만3000명에서 8만7000명이 늘었다. 고지 세액은 1조1868억 원에서 2조7766억 원으로 1조5898억 원(134.0%)이나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서울의 증가 폭보다 전국의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과 세액 증가 폭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서울 종부세 고지 대상 비중은 지난해 58.9%에서 올해 50.7%로 낮아졌고, 세액 역시 지난해 65.4%에서 올해 48.9%로 크게 낮아졌다. 수도권의 고지 대상 비중과 세액 역시 각각 82.9%, 81.1%에서 78.2%, 71.7%로 축소됐다.

종부세 고지 인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세종이다. 세종의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지난해 4000명에서 올해 1만1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2.8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지 세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충북으로 지난해 80억 원에서 올해 707억 원으로 증가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4만7000명에서 올해 23만8000명으로 9만1000명이나 늘었다. 세액도 1조1689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083억 원(348.5%) 증가했다. 내년에는 종부세 납부 대상이 전국 130만 명 안팎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우 기자(krusty@munhwa.com)

종부세 부담 전국 확산…충북 784% 광주 651% 세액 급등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낼 납세자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역대 최저인 51%로 떨어졌다. 이들은 전체 세액의 49%를 낸다. 집값 상승으로 비서울 거주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전체의 절반 정도로 커진 셈이다.

종부세액이 충북에서 784%, 광주에서 651%, 전북에서 627% 급등하는 등 종부세 부담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집값 급등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로 번진 데다 지방 자산가들이 서울 주택을 사들이는 ‘원정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 자산가들 서울 부동산 사들여

23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시도별 고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종부세 고지를 받은 인원은 48만 명, 세액은 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종부세 과세 대상(94만7000명)의 51%, 세액(5조7000억 원)의 49%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번 통계는 종부세 과세 대상자의 거주지 기준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부산 거주자가 서울에 부동산을 보유했다면 부산의 종부세 과세 인원과 세액으로 잡힌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종부세 납부 인원과 세액 비중은 각각 전체의 59%와 65%를 차지했다. 올해는 각각 51%, 49%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엔 각각 78%를 차지했다. 부동산 급등기인 2006년엔 종부세 급등이 서울 사람들만의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 집 부자들의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다음으로 고지인원과 세액이 많은 곳은 경기였다. 올해 23만8000명이 종부세 1조1689억 원을 낸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납세액(1조1868억 원)과 비슷하다.

올해 지방의 종부세 과세 인원과 세액 증가율은 서울을 앞질렀다. 종부세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서울은 134%였지만 충북은 784%로 가장 높았다. 광주(651%), 전북(627%), 울산(525%)이 뒤를 이었다.

종부세 부담의 지방 비중이 커진 데는 지방의 부동산 가격 급등, 지방 자산가들의 수도권 부동산 투자, 서울 부동산 보유 은퇴자들의 지방 이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신정섭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부지점장은 “지방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최근 3년간 지방 자산가들의 서울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고 했다.

●내년에도 종부세 상승 불가피

종부세 부담을 호소하는 여론이 일자 정부는 23일 ‘종부세 고지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자료를 내고 “종부세수는 전액 지방으로 배분돼 사용되고 지방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종부세 논란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종부세 산정 기준인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오르기 때문이다.

내년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는데 올해 급격히 뛴 집값이 공시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12.5%이다. 여기에다 올해 70%였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내년에 71.5%로 오른다. 과세 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재 95%에서 내년 100%로 높아진다. 공시가격과 과세 표준이 시세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예산안을 발표하며 내년 종부세수를 6조63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정부는 당분간 종부세를 추가로 강화할 계획은 없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 대선에 따라 종부세가 폐지와 강화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국토보유세 도입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세율 인하 등 종부세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종부세 폭탄 논란 확산…집주인들 “위헌 소송” 추진

정부 인사 “종부세, 피할 수 있었다…세입자 전가 우려도 과장”

세율 인상에 1세대 1주택자도 포함…임대인 “보증금·월세 올려야”

고지서 받아들고 “조세평등 위반”…홍준표 “이중과세 약탈”

종부세 ‘폭탄’과 세입자 전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 인사들은 종부세 폭탄을 사전에 피할 수 있었고, 전·월셋값 상승 등 시장이 우려하는 후폭풍도 과장된 얘기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에 대한 과도한 종부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돌아올 수 있는 우려가 여전하고, 일각에서는 위헌 소송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종부세 ‘폭탄’ 아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종부세 폭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야당이 종합부동산세를 두고 ‘세금 폭탄’ 공세를 벌이는 것에 대해 “폭탄이라는 용어는 예측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부각한 표현이지만 이번 종부세는 충분히 오래전부터 예고했고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길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98%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국민에게는 종부세 고지서가 아예 배달되지 않는다”며 “제 주변에 25억원∼2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12년간 보유한 분도 종부세 72만원이 나왔다고 하더라. 1주택자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월세 우려는 과장”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부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월세를 인상하는 식으로 세입자에게 전가시키면서 도미노처럼 전월세 시장이 출렁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 하지만 실제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했다.

노 장관은 “최근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시장도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하는 분들은 많은데 들어가려는 분들이 적으면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 아니겠느냐”며 “이미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은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또 “전세시장에 대한 정공법은 공급의 확대”라며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는 전체적인 상황과 비교해 보면 종부세 때문에 월세·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너무 과장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종부세 ‘폭탄’ 맞다”

기획재정부가 22일 발표한 납세자 유형별 주택분 종부세 고지현황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납세자는 총 94만7천명(법인 포함)으로 총 납세액은 5조7척억원이다. 인원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8만명, 세액 기준으로는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98%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하고 1주택자 부담은 최소화했다”며 “종부세의 대부분은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한다. 고지세액 5조7천억원 중 다주택자 48만5천명이 2조7000억원, 법인 6만2천개가 2조3천억원을 부담해 전체 고지 세액 대비 88.9%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정부 논리에 대한 반박이 여전하다. 종부세 납부 인원 94만7천명은 전체 인구 5천182만 명의 1.8%이지만, 주택보유자를 기준으로 하면 1천469만 명 중 6.4%로 올라간다.

무엇보다 종부세 납부 인원에는 1세대 1주택 13만2천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납부해야 할 종부세는 평균 151만원이나 된다. 실수요자들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겠다며 1주택자 과세 기준을 공시지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높였지만, 집값 상승 때문에 1주택 과세 대상자와 이들의 세부담은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1세대 1주택자 고지세액은 지난해 1천200억원에서 올해 2천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정부가 공시지가 반영률을 높인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강화하면서 1주택자에 대한 세율도 최고 0.3%포인트 올린 3%까지 상향했다.

◆”세입자 전가 우려 여전”

종부세 ‘폭탄’이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집주인들이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커뮤니티마다 “갈수록 커지는 종부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다주택자 글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재산세를 낼 돈이 없는 은퇴자 등 임대인들을 중심으로 전세금을 올리거나 보증부 월세로 돈을 더 받는 방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부세 부담이 전세의 월세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월세가가 높으면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논리로 임대차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월세가격 자체가 오른다기 보다는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방향으로 조세 전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목표는 종부세 등 세금 부담을 올려 시장에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게 하는 것이지만, 정작 집주인들은 버티고 있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세금 부담에 차라리 집을 물려주겠다는 다주택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당장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종부세는 위헌”

올해 급증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은 납세자들은 “조세평등 원칙을 위반한 징벌적 세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위헌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종부세위헌청구시민연대’는 서울 강남권에 있는 주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소송인단 참여 인원을 모집 중이다. 시민연대는 내년 2월쯤 조세 불복 심판 청구를 제기한 후 위헌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연대는 정부가 종부세로 다주택자에게 징벌적 세금을 부과해 조세평등 원칙을 위반했고 재산세와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동일해 이중 과세라는 점을 위헌의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종부세는 이중과세이고 위헌”이라며 “단일 물건에는 한 종류의 과세만 해야 하는데 재산세도 과세하고 종부세도 과세하니 이중 과세다. 종부세 과세는 세금이 아니라 약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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