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면전서 ‘與 이재명 한일합방 책임론’…北 교과서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與 대권 주자의 놀라운 역사인식
美 상원의원 면전서 터뜨린 ‘與 이재명 한일합방 책임론’ 근원 추적···’충격’ 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역사관이 지난 12일 적나라하게 드러남에 따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바로 이날 美 방한단(존 오소프 미국 상원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20세기 초 미국의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거론한 것.
이번 방한단 접견 취지와 맞느냐는 논란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월1일 그는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느냐. 나라가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다”라고 말해 역사관 논란을 촉발했었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지난 5월21일)”이라는 발언과 맞물렸는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정경희 의원)은 “북한의 역사교과서와 거의 판박이”라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기자는 당시 국민의힘이 우려된다며 밝힌 핵심 근거인 문제의 북한 교과서 <조선통사-북한사회과학원, 1958년판>의 1987년 판본 발췌본을 13일 오전에 직접 입수, 이를 들여다봤다.
현 집권여당 대선 후보의 ‘가쓰라-태프트’ 발언 등을 종합, 국민의힘에서 터져나왔던 “북한 교과서와 판박이”라던 지적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1. 이재명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 美가 가쓰라-태프 협약으로 승리했기 때문”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난 12일 발언부터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美 상원의 존 오소프(조지아주) 의원과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은 미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전쟁을 이겨서 체제를 유지했고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거대한 성과의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논란의 발언은 곧장 다음 이어진다.
▶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리했기 때문이고, 결국 나중에는 분단이 된 게, 일본이 분단된 게 아니라 한반도가 분단돼서 전쟁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 것이죠.”
그러면서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美 상원 의원이 이런 문제까지 인지하고 계신다고 들어서,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美 존 오소프 의원은 오히려 ‘한미동맹’을 언급했다. 그는 “어제(지난11일) 전쟁기념관에 헌화했는데, 다시 한번 양국동맹(한미동맹)의 중요성, 영속성을 깨달았다”라며 “한국 국민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2. 문제의 北 역사교과서 속 ‘가쓰라-태프트 협약’, 어떻게 실렸을까
여기서 계속 거론되는 것은 바로 ▲ 가쓰라 태프트 협약 ▲ 한반도 분단 ▲ 6.25 전쟁 원인 등을 궤뚫는 집권여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다.
이미 지난 7월 “美 점령군” 발언 등에 대해 국민의힘은 “북한 교과서와 판박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번 ‘가쓰라 태프트’ 발언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도 주요 쟁점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밝힌 ‘북한 조선 통사 1958년판’의 내용이 담긴 지난 7월4일자 기사 <“美 점령군”···北 교과서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與 대권 주자의 놀라운 역사인식>를 보도한 바 있다.
핵심은 <조선통사-북한사회과학원, 1958년판>의 1987년 판본 발췌본으로 기자는 13일 오전 해당 문건을 입수, ‘가쓰라 태프트 협약’에 관한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다. 해당 문건에서는 “북한의 과학원 역사연구소가 1958년 9월 발행한 ‘조선통사(하)’로 총 15개 장으로 나눠 서술한다”라고 소개돼 있다. 다음이다.
#3. 北 교과서 “미(美) 제국주의, 조선에 대한 일제의 ‘보호국’화를 허용했다”
▲ “일제의 조선강점정책을 방조한 미제와 국내 매국역도들의 죄악”
▲ “미제국주의는 다른 열강보다 중국영토 약탈경쟁에 한 걸음 뒤떨어져 참여했으나, 장차 본격 침략을 위한 원대한 계획과 실질적인 이권 추구에 있어서는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 “1905년 6월 미국의 주선에 의해 포스마스(포츠머스)강화회의가 열리던 전후 시기에 이미 미국의 계획에 의해 조선의 운명은 결정되었으며 그 계획을 위해 일본과의 사이에는 일체 필요한 거래가 성립됐다.”
▲ “동년···미국은 육군장관 타프트(태프트)를 일본에 파견하여 일본수상 계태랑(桂太郞, 가쓰라)과의 사이에 비밀회담을 진행했다.”
▲ “여기에서 미제는 일본으로부터 그 식민지 비률빈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보증을 받을 대신에 조선에 대해 ‘어떠한 결정적 수단을 단연 취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한 일본 태도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조선이 일제의 ‘보호국’화를 허용했다.”
▲ “이에 타프트(태프트)는 “자기 개인의의견으로는 조선은 일본의 허락없이는 여하한 대외조약도 체결할 수 없다는 요구를 할 수 있는 정도의 보호를 일본군대로써 수립하는 것은 현재 전쟁의 논리적 결과이며 따라서 극동에서의 항국적 평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 “···조선에 대한 처리는 두 강도들의 밀담에서 결정됐다···미국은 조선을 일제에게 넘겨주는 죄악적 행위를 아무러한 꺼리낌 없이 진행하는 일방 일제와 더불어 짜리 로씨야에 압력을 가하면서 강화조약을 촉진시켰다.”
▲ “미영제국주의자들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보호정치’ 내지 ‘합병’까지도 승인했다···이것은 노회한 미제의, 조선에 기어들던 첫날부터 떠들던 기만(欺瞞)적 선전(宣傳)의 효과이기도 하다.”
#4. 이재명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美 의원이 식민지 역사 많이 안다고 들어서”
이같은 내용이 숨겨져 있던 것으로 13일 나타난 가운데, 지난 12일 美 오소프 의원 접견을 마친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만난 기자들에게 “(접견식)오픈할 때 다 얘기했다”라며 “덧붙일 말이 하나도 없는데, 제가 그 얘기를 꺼낸 이유는 오소프 의원이 한일 역사, 식민지 역사에 관심 많고 많이 알고 있다고 들어서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은 곧장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방한은 한미 양국 관계가 중요하고 핵심적이란 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 미국 상원대표단의 방문목적에 찬물을 끼얹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면서 “집권 여당 대선 후보가 처음 만나는 혈맹국 의원에게조차 ‘네 탓’을 시전할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미(反美) 감정을 미국 상원대표단에게 설교하듯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태도 역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만약 당선 된다면, 외교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무엇보다 흔들리고 있는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 역시 이날 “지난 7월엔 미군을 ‘점령군’으로 표현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기도 하지 않았는가”라며 “의도된 도발이라면 왜 이재명 후보의 결례는 유독 미국에만 선택적으로 발생하는지, 도대체 외교적 상식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기도지사였던 지난 6월22일 여의도 국회 인근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어떤 의구심도, 어떤 의혹도 피할 수 없다”라면서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美 점령군”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北 출판물인 ‘조선통사(1958)’ 속 내용과도 맞닿아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이육사문화관에서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다”라고 덧붙힌다.
지난 5월21일 김원웅 광복회장 또한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이같은 발언은 모두 ‘북한-조선통사(하)-1958년판(정경희 국민의힘 의원 제공)’ 속 표현과 맥을 같이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윤석열 前 검찰총장은 4일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황당무계한 망언(妄言)을 이재명 지사도 이어받았다”라고 비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2일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를 이용해 당내 지지는 조금 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세대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마타도어(흑색선전)”이라며 이날 “저에 대한 윤석열 전 총장의 첫 정치 발언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제 발언을 왜곡조작한 ‘구태색깔공세’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말한다.
핵심은 그의 “미(美) 점령군”이라는 발언이다. 문제의 발언을 두고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라고 오 시장이 평가하고 윤 전 총장이 비판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기자는 지난해 중순,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정복자의 모습을 한 미(美) 군정”이라고 소개돼 있는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박세길, 돌베개, 1988년 초판본) I·II·III’ 3권을 입수했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인식의 근원을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통해 추적해봤다.
#1. 86세대 강타한 NL교과서 ‘다현사’···”미국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는 줄여서 일명 ‘다현사’로 불렸는데, 1980년대 86세대 중에서도 ‘NL(민족해방) 계열’의 ‘교과서’로 통했다는 게 당시를 살았던 한 86세대 기자의 이야기다. ‘다현사’만의 독특한 특징으로는 한국 현대사를 ‘신(新) 식민지 건설’에의 관점으로 봤다는 것.
‘다시쓰는 한국현대사’의 지은이는 박세길 씨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81학번인 그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개월간 수감생활을 하게 됐는데, 여기서 우유팩 껍데기를 벗겨낸 종이에 ‘나름대로 해석한 현대사’를 직접 썼다. 이후 그것을 팜플릿으로 만들어 대학가에 배포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끌자 책으로 엮었고, 1988년 1월 대학 서점가에 등장했다. 인기가 짙어지면서 1980년대 이후 버전인 3편까지 나오게 됐다.
기자는 ‘다현사’ 3권을 지난해 중순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입수했다. 1권은 ‘1945년부터 1950년까지’, 2권은 6.25전쟁부터 신군부 집권 직전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관건은 미군에 대해 ‘탄압일색’이라고 표현한 ‘1권’이다. 그 내용 일부를 발췌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판단은 오롯이 독자들의 몫이될 터.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겼던 것일까.
#2. “미국, 군부독재정권 탄생의 산파 역할···뿌리채 뽑아버려야”
▶(머릿말) 한반도 긴장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중대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통일의 장애물이 무엇인가에 관한 인식의 대전환과 밀접히 결합돼 있습니다···미국이 군부독재정권을 탄생시키는 산파 역할을 맡고 있고, 이런 역할이 분단체제에 의해 끊임없이 합리화되고 있는 현실을 돌이켜 본다면···그것은 뿌리채 뽑아버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 불행의 근원을 파헤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머릿말) 철저히 민중을 중심에 둔 역사를 쓰고자 했습니다. 민중의 요구와 역할에 대한 외세,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자 했습니다. 남북한의 민중을 동시에 하나의 민족사의 주체로 파악하고자 했습니다···갈라진 우리 민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하나임을 확인시켜주고, 강요된 분단의 철조망을 걷어내는 데, 이 책이 조그마한 보탬이 된다면 필자로서는 더없는 보람이 될 것입니다.
▶(시작 초입) 오랫동안 우리는 외세가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주입해 놓은 민족열등의식에 의해 고통을 받아 왔다. “일제의 압제로부터의 해방은 ‘연합국’의 희생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과연 연합국, 특히 미국은 우리에게 있어서 오로지 해방자로서의 모습만을 지니고 있었는가.
#3. “독립, 미국의 역할만이 다가 아니다···김일성 부대는 항일 세력”
▶ 우리가 주의할 점은, 일본을 패망시킴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는 했지만, 미국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특히 일본 본토와 중국 대륙을 연결하는 길목에 해당하는 동만주 땅에서의 조선 민중과 중국민중의 항일 무장투쟁은 일본의 대륙침략정책에 대해 심대한 차질을 안겨주었다.
▶ 여러 자료를 종합해볼 때, 김일성부대가 다른 항일 무장부대에 비해 오랫동안 한반도 근처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민중, 특히 그 중에서도 농민들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김일성부대의 간부들이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갑산공작위원회와 이를 발전시킨 조선민족해방동맹은 국내에서 모든 항일세력을 단결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미 군정은 과거 일본 총독부의 지위와 체계를 그대로 인수했다. 일본 식민통치 질서의 근본적 해체가 아니라 통치권을 일본에서 미국의 손으로 이양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도 조금도 틀린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미 군정은 그 즉시 자신만이 남한 내의 유일한 정부임을 선언했고 그에 따라 ‘인민공화국’은 간단히 부정됐으며 궁극적으로 미군정의 무력에 의해 분쇄됐다. 미 군정의 정책은, 소련에 대한 대항기지로 삼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로부터 출발했다.
#4. “미군, 남한에 진주했을 때 ‘정복자’ 모습···점령하듯이 南 정복했다”
▶ 당시 미국의 정책집단은 완고한 반공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미 군정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던 것은 일단의 친일파 뿐이었다. 친일파들은 미 군정을 맞이해 과거 지위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미 군정은 대부분 친일 경력이 뚜렷한 인사들을 각종 고문과 군정관리 자격으로 채용해 일재 잔재의 청산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거역했다.
▶ 미군이 남한에 진주했을 때의 모습은 해방자라기 보다는 정복자의 그것이었다. 확실히 미군은 적진을 점령하듯이 남한을 정복했고, 하나의 전리품으로서 손에 넣었다. 미 군정이 남한 땅에서 수행한 정책들이 과거 수많은 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를 개척할 때 사용했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사실을 통해 간단히 입증된다.
▶ 미 군정의 체제와 정책은 과거 일본이 이 땅에 들어와서 했던 것의 단순한 반복 내지는 그것의 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군정은 스스로를 일본의 총독부와 동일시했고 일본이 이 땅 위에 설치해 놓은 모든 기구를 고스란히 인수하여 다시 사용했다.
#5. “美, 이승만을 위시한 매국노들과 결탁해 단독정부 수립 기도···식민지 예속화”
▶ 미 군정은 과거 일본 총독부를 능가하는 거대 지주, 거대 자본가로서 남한 땅 위에 군림하게 됐다···남한의 민중들은 전국 어디에서나 조선인민공화국 창건 과정에서 건국사업을 뒷받침하고 내외 친일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위하기 위해 자위대·노동대·치안대 등 각종 무장단체들을 놀라울 정도의 기동성을 발휘하면서 광범위하게 결성해 나가고 있었다···식민통치의 아성이 정비되어 나감과 동시에 애국 민중들에 대한 폭압적인 탄압은 날로 극심해져 갔다.
▶ 미국은 제2차 미소공동위원회에 즈음해 일시적으로 모스크바 협정 반대 시위를 금지하던 종래의 조치를 취소하고 민중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개시했다. 미국은 유엔이라는 국제기구를 내세움으로써 한국 분단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소련에 전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미국에 우호적인 이승만 일파가 전체 한국인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극도로 불안정하고 취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것은 적어도 남한 내에 친미적인 정권의 수립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다···변칙으로 점철된 미국의 단독선거 실시계획은 기어코 한국 민중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제 남한 땅을 영원히 자신의 손에 넣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는 남김없이 들통나버렸다···미국은 이승만을 위시한 극소수의 매국노들과 결탁해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길에 노골적으로 들어서고 있다···남한에서의 단독정부 수립은, ‘식민지 예속권력’에 ‘독립’이라는 간판을 내건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 한편, 조선최고인민회의는 9월8일 만장일치로 헌법을 채택하고 상임위원을 선출했다. 이에 의거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했는데, 인민공화국은 그 본부를 평양에 두되 수도는 서울로 하며, 남북에 걸친 전 인민의 선거로써 성립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임을 자처했다(p.131~132).
#6. 다현사 저자 박세길, 86그룹 비판 “개혁 세력 아니다”···이재명 답변은?
그런데, 33년 전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에 이같이 썼던 박세길 씨는 정작 지난해 9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도 586세대지만, 새로운 개혁의 핵심 동력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라며 “자신의 기득권을 세습하려는 욕망이 강하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NL의 교과서격인 ‘다현사’ 속에 담아낸 기조를 완전히 버렸다고 보기엔 어렵다. 해당 언론 인터뷰는 그가 ‘촛불세대’를 강조했다는 정도로 소개돼 있다. 여기서 “美 점령군”이라는 인식은, 박 씨의 출판물을 뛰어넘어 현재 문재인 정부 곳곳에 포진한 핵심 인사들의 발언에서 포착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美 점령군”이라는 발언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그렇다면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이냐.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느냐”라고 질타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정치 세계에 조금 일찍 들어온 입장에서,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어떤 의구심도, 어떤 의혹도 피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美 점령군”이라던 그는 “색깔공세”라고 맞섰는데,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같은 모습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