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통남봉미(通南封美)?… “南 활용 난관 타개 ‘이중 전략’”…여전히 친북반미적 입장 보이는 문정권

김정은의 통남봉미(通南封美)?… “南 활용 난관 타개 ‘이중 전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도 미국을 향해서는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상반된 입장을 표명한 것은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동시에 한국을 통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2일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남북)통신련락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북남(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에로 발전해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 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 남조선(한국)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밝히며 상대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적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추후 우리 정부의 태도에 따라 남북 협력의 정도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향해서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그 표현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남북·북미 관계를 풀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로 경제난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활용해 대북제재 일부 완화라는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에도 회담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며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속된 고립무원으로 경제난이 지속되자 북한 당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한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관계 개선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지,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나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에서 미국의 조건없는 대화를 비난하고,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무력증강과 한미 동맹 군사 활동을 규탄한다고 밝힌 것은 대조선적대시 정책 철회를 주장하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언제든 적대 정책으로 돌아갈 명분을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는 대외정책에 있어 대북 문제를 우선시하지 않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고위 간부들은 미국이 확실한 대북 유화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보다 강한 압박 정책을 들고 나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과 대결 국면이 명확해져서 대외적 대결 구도를 조성하는 것이 핵무기 고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고, 내부 주민 통제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고위 간부들의 이 같은 인식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의지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궁극적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위해 남북 관계 개선을 타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 연구위원은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 등 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이벤트 보다는 궁극적으로 비핵화라는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치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먼저 통신연락선 복원 카드를 던진 만큼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신중하게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김정은 ‘南이중기준’ 연설에 “대화로 입장차 해소하자”

통일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기념연설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를 도발로 규정하는 남한의 ‘이중기준’을 다시 지적한 것에 대해 남북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이중기준과 관련한 내용을 집중 제기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남북관계라는게 어느 일방의 기준을 일방적으로 요구·관철하는 방식으로 풀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마련된 여러 남북 간) 합의를 기준으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중기준과 관련한 이견과 입장차를 해소하면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념연설 내용에 대해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북한 국방계획의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한다”며 “전반적으로 이미 지난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의 주요 내용과 방향성 등을 재확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의 이중적 태도를 남북관계 걸림돌로 지적했으며,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는 핵무기 소형화와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포함한 국방공업발전 5개년 전략목표를 제시했다.

당국자는 “이번 당 창건 76주년은 정주년이(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아니었는데도 다소 이례적인 새로운 형식의 기념강연이나 국방발전전람회 등 여러 형태로 기념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대내외 입장을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의도나 입장을 예단하지 않고 앞으로 북한의 태도 등을 지켜보면서 북한의 여러 메시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김정은 발언에 “적대적 의도 없어…목표는 한반도 비핵화”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미국이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근거가 없다’는 김정은의 발언에 대해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김정은의 발언에 대한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전혀 품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을 만날 준비가 돼 있으며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11일 국방발전 전람회 기념연설에서 “미국이 최근 들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이 외교를 추구하는 잘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요구한다”며 이는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들 그리고 우리의 해외 주둔 군대의 안보를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했다.

대변인은 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 그리고 세계 비확산 체제에 위험이 된다”며 “미국은 북한을 억제하고, 도발 혹은 무력 사용을 방지하며,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에 도달하는 것을 제한하고, 무엇보다 미국과 동맹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중요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미국이 주적이 아니”라는 김정은의 발언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한 미 대사관 부대사를 지낸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12일 VOA에 김정은이 국방발전 전람회 연설에서 ‘북한의 주적은 미국이 아니’라고 말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김정은의 발언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며 “그의 전체 연설의 맥락을 고려할 때 김정은은 북한이 현대적 무기를 보유해야 할 필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한국의 새로운 첨단무기에 반응할 필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는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아니라 전쟁이라고 말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새로운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나온 전체 발언 내용의 일부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김정은의 발언이 예전보다는 미국에 대해 조금 부드럽게 들리지만 매우 작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큰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를 시작하는 조건으로 김정은에게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은 VOA에 김정은이 ICBM과 다른 첨단 탄도미사일을 전시해 놓은 앞에서 연설을 한 것이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분명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화의 시작을 위해 원하는 조건들이 있다”며 “김정은의 연설은 대화를 위한 기본원칙을 세우려고 한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이 생각하기에 이는 북한의 억지력을 보장하는 핵무기가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버트 매닝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VOA에 “북한정권이 꽤 정교한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대내적으로는 군사적이 강하다는 것을 내보이면서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위협을 드러내지만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고 했다. 매닝 전 자문관은 “북한이 북한은 비난 돌리기에 매우 유능하다”며 “미국은 조건없이 북한과 만나 대화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이 북한 쪽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하지만 김정은은 거꾸로 북한의 조건에 맞춰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미국이 양보할 것을 압박하는 설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주적은 전쟁’이라고 말한 것은 북한이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억지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미국과 군축 협상을 벌이기 위한 장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기적인 목적은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과 같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정상국가로 대우받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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