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August 24, 2021

징벌손배제 등 의견수렴 절차 없어…이제 여론 불리할 것 같으니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자유 억압’ 오만한 독재 정권

“징벌적 손배제 과도하다”더니… 민주당, 6월 이후 급추진

[국회 문체위 1년 회의록 분석] 징벌손배제 등 의견수렴 절차 없어

“숙려기간 필요” 2월까지도 신중… 강성지지자들 비판에 급선회

징벌적 손해배상제(손배제)를 골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언론법)이 충분하고 합리적 의견 수렴절차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은 1년간의 신중한 논의를 거친 법안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징벌적 손배제 등 독소조항이 본격 논의된 것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것은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국민일보가 22일 제21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언론중재법을 안건으로 상정한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문체위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월만 해도 이 법안에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에 강성 친문 김용민 의원이 위원장으로 임명된 5월 말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이때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당이 개혁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당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돌입하던 시점이다.

언론법이 문체위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올라온 것은 지난해 7월 27일이다. 징벌적 손배제를 골자로 한 정청래 의원 안 등 언론법 2건이 상정됐다. 이후 지금까지 언론법 관련 회의는 전체회의 8회, 법안소위는 6회 열렸다. 법안소위는 한 차례 국민의힘 없이 진행됐다. 지난해 11월에도 법안소위가 두 차례 열렸지만 공연법 등 문화·관광 관련 법안이 주로 논의됐다.

언론법에 대한 집중 토론이 벌어진 것은 지난 2월 25일 법안소위였다. 이 회의에선 그러나 현재 논란이 된 징벌적 손배제나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은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회의 시간은 대부분 정정·반론보도 게재 방식(김영호), 기사열람차단청구권(신현영), 언론중재위원 확대(김영주) 등에 할애됐다.

이때 거의 유일하게 징벌적 손배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이상직 의원이다. 당시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편법승계 논란으로 언론보도 중심에 있었던 그는 “기자 개인의 일탈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다”며 손배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재로서는 좀 수용하기가 곤란하다.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유정주 의원도 “이 문제는 보다 긴 시간을 두고 체계성을 갖춰야 한다”고 거들었다.

지난 4월 1시간가량의 짧은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언론법 관련 회의는 2개월간 열리지 않았다. 4월 7일 민주당 재보선 참패, 5월 2일 전당대회 등이 이어졌고 5월 21일 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에 김용민 최고의원이 임명됐다.

당 미디어특위는 6월 17일 첫 보고회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문가 공청회가 있던 6월 30일부터 논의가 급진전되기 시작한다. 민주당은 이때부터 문체위 법안소위, 안건조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사천리로 언론법 처리를 강행한다.

언론중재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인 징벌적 손배제 및 고의·중과실의 추정 요건,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 등 현재 논란이 되는 쟁점 대다수는 국민의힘 의원들 없이 열린 7월 6일 법안소위에서 논의됐다. 대부분 김용민 최고위원 안에 담긴 내용들이다.

이날 만들어진 민주당 대안에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숙의 과정을 거쳤다”며 일부 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한 최종안을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 회의록에 나타난 논의 과정을 본다면 각계각층이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조항에 대해 여야가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송영길 지도부의 중도 외연 확장 행보, 윤호중 원내대표의 법사위원장 양보 등으로 악화된 지지층 민심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법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대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사과, 윤 원내대표의 원 구성 협의 시점과 공교롭게 맞물린다는 것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월 소위에서 논의할 당시만 해도 징벌적 손배제는 큰 쟁점이 아니었다”며 “김 최고위원이 미디어특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러고는 자기들끼리 안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

http://m.kmib.co.kr/view.asp?arcid=0924205918

여당 ‘입법 독주’ 재연, 오만에 대한 심판 잊었나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재갈 물리기’란 비판을 받는 언론중재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다른 쟁점 법안도 강행 수순을 밟고 있다. 여당이 오만과 독주로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던 것을 그새 잊어버린 듯 입법 독주를 재연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듯 동시 다발적으로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여당은 같은 날 교육위원회에서도 사립학교 교원의 신규 채용 시험을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법안 7건을 의결했다. 환경노동위에선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35% 이상 상향하는 내용의 탄소중립기본법안도 통과됐다. 이 법안 처리는 18일 법안심사소위와 안건조정위를 거쳐 이튿날 새벽 전체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여당은 이 과정에서 숙의 기간을 갖자는 취지로 최대 90일간 협의토록 한 안건조정위의 역할도 무력화시켰다. 여야 3 대 3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에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문체위), 윤미향 무소속 의원(교육위) 등 범여권 인사를 야당 몫으로 배정하는 꼼수를 부린 덕분이었다.

여당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은 7개 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야당 몫으로 넘어가기 전에 쟁점 법안을 처리해 입법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 때문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달 상임위원장 배분 합의를 이뤄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합의로 기대됐던 국회 정상화 약속은 휴지 조각에 불과하게 됐다.

각 법안들이 설령 여당 주장대로 합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일방 독주는 법안의 절차적 정당성 자체를 훼손한다. 이런 식으로 통과된 법안이 국민들과 해당 분야 이해 관계자들을 얼마나 납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당에는 야당과의 협치보다 강성 지지층 결집이 더 중요한 가치로 보인다. 여당이 4월 재보선 전의 행태로 돌아간 모습이 한심할 따름이다.

언론법 의견 회피하는 靑, 언론자유 옹호 정부 맞나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논란인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에서 잘 논의해 달라” “입법권은 국회에 있어 청와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를 존중해 의견을 애써 피하는 듯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청와대의 함구가 능사는 아니다. 게다가 “잘못된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최근 브리핑 내용을 보면 청와대는 적어도 개정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랫동안 “언론의 비판 감시에 재갈 물리려는 시도는 안 된다”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강조해 놓고 언론자유를 제약할 가능성이 지적되는 법 개정을 두고 보는 처사를 납득하기 어렵다. 국내뿐 아니라 이미 해외 여러 언론단체가 우려를 표시했고 최근에는 국내의 외신기자클럽이 반대 성명까지 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자유지수 상승과 해외 주요 언론사가 아시아 지역 허브를 서울로 옮기는 추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일이다.

개정안을 두고는 야권만이 아니라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언론의 비판 견제에서 사회적 손실이 나타날 우려”(박용진)에 이어 “독소조항이 많다”(김두관)는 비판까지 등장했다. 정세균 후보는 “가능하다면 여야 합의 처리”를 언급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화와 타협을 무시한 법안 처리로 “입법 독재” 논란을 자초하고 정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다만 개정안 반대 의견을 뜯어보면 이유가 제각각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의 중과실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언론 억압에 악용될 우려는 비슷하다. 그러나 보수 야당·언론이 징벌적 배상액 명시나 피해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둘 수 있는 데 반발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반대로 이 조항이 개인의 피해 구제에 불충분하다고 비판한다. 국회 상임위원장 교체 때문에 조바심 내는 입법을 멈추고 공청회 등을 통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전문가 숙의를 거쳐 새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與 언론법 개정은 기본권 침해…국회 통과돼도 위헌결정날 것”

‘헌법전문가’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인터뷰

언론사에 5배까지 배상 청구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나

매출 1만분의 1 손배 하한액 둬

진보·보수 떠나 과잉금지 위배

고의·과실 입증책임까지 지워

피해자측에 맡긴 민법과 충돌

‘전직 대통령’에 의혹 제기 못해… 언론재갈법, 결국 ‘퇴임 文’ 보호용이었나

“일반 국민 피해 구제” 내세운 징벌적 손배… ‘일반인’ 조국이 직접적 혜택

퇴직 고위공직자도 징벌적 손배 청구 가능… 文, 언론에 징벌적 손배 길 열어

비리 보도 나오자 징벌적 손배 첫 주장한 이상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1/08/20/20210820001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