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둔다고 통일 가까워졌나”…이준석, 논란 속 북한 인권 외면하는 ‘통일부 폐지’ 고수

이준석, 논란 속 ‘통일부 폐지’ 고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여당 인사들의 파상공세에도 ‘통일부 폐지’ 주장을 고수했다.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연결되면서 ‘작은 정부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당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준석 “이인영, 인권 감수성 키워라”… 재차 ‘통일부 폐지’ 주장

이준석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통일부 장관은 젠더 감수성 운운하기 전에 인권 감수성을 키우셔야 한다”라며 “통일부 장관이 세계 여성의 날에 자기 부처 여성 공무원에게 꽃을 선물하고 유튜브 찍는 사이 오히려 북한의 여성인권 실태를 챙긴 것은 탈북 여성이고 UN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여성들은 할당제 같은 제도로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신매매등의 가장 근본적인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라며 “이런 게 세금 받는 공무원들이 다뤄야 할 문제이고, 그걸 안하고 유튜브나 찍고 있기에 부끄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통일부 폐지 여부를 두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통일부 유튜브 채널에 이 장관이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여성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영상을 올린 점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이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감수성은 이상하다”라고 반박하자, 재차 통일부 무용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김남국·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권 인사들의 공세에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대륙영토 명시한 대만에도 통일부 없고 북한도 통일부 없다고 이야기하니 이상한 반론들이 하루종일 쏟아진다”라며 “작은 정부론은 그 자체로 가벼운 정책이 아니고 반박하려면 큰 정부론이라도 들고 오거나 국민에게 ‘우리는 공공영역이 커지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이라도 들고 오라”라고 일갈했다.

“통일부 둔다고 통일 가까워졌나”…연일 통일부·여가부 폐지 외치는 이준석

“성과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 유지… 혈세 낭비

여가부 존재하는 동안 젠더갈등 더 심해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통일부와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대한 폐지를 연일 주장하고 있다.

10일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미수복 대륙영토를 이야기하는 대만에 통일‘부’와 같은 조직이 있나? 대륙‘위원회’이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 통일부를 상대하는 조직이 ‘부’가 아니고 조국평화통일 ‘위원회’이다”라며 “심지어 조평통은 원래 내각이 아니라 조선노동당 산하의 조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고 오히려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동안 젠더갈등은 심해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서 통일부가 무엇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되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저는 업무분장이 불확실한 부처이기 때문에 일을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차기 정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인영 장관께서는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거고 장관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끝으로 “성과와 업무영역이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서 수십년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의 낭비”라며 “농담이지만 심지어 통일부는 유튜브 채널도 재미없고 장관이 직원에게 꽃 주는 영상 편집할 돈 이거 다 국민의 세금”이라며 통일부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첨부했다.

이 대표는 연일 통일부와·여가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나라 부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많다”며 “여가부나 통일부 이런 것들을 없애고, 기형적으로 돼 있는 보건복지부나 과기정통부 등의 업무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폐지나 축소를) 얘기했던 게 여가부와 통일부”라며 “단순히 통일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된 게 비효율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남북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 보통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관리했다”며 “과거에 통일부가 주목받았던 시절은 딱 한 번, 노무현 정부 시절 굉장히 격상된 위치에서 일했을 때 그런 역할 외에는 통일부는 항상 가장 약했다”고 지적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이인영 “기꺼이 져드리죠” vs 이준석 “(北)인권 앞에선 지지 말라

‘통일부 폐지론’ 논란 3라운드

이인영 “이겨야 직성 풀리면 져드린다”

이준석 “통일부에 바라는 것은 당당함”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쏘아올린 ‘통일부 폐지론’ 논쟁이 3라운드에 접어 들었다. 이미 두 차례 입장을 주고 받은 이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1일에도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이 장관이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거라면 져드리겠다”고 한 데 이어 이 대표는 “저에게는 져주셔도 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앞에서는 절대 지지 않는 장관이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논란이 생기면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거라면 기꺼이 져드리겠다”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 장관은 이어 “이 대표는 통일부 폐지를 얘기했을 뿐이지 북한인권을 얘기하지 않았다. 통일부 여성(직원)에게 꽃을 나눈 것을 시비 걸었지 북한인권을 위해 힘쓰라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한 것이지, 정책 방향을 제안한 것이 아니었다는 문제 제기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이 대표가) 봉숭아학당이라고 지적했는데 이 대표야말로 총기난사”라며 “자신이 얘기하는 대로 법문이 되고 있다는 착각을 반복하면 자해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통일부 폐지론에 대한 실질적인 반론이 없다며 “이거야말로 봉숭아학당”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 장관은 “한마디만 보탠다. 인권 감성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한다”며 “부디 자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일(12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다. 국민의 아픈 삶을 헤아려 저는 더이상 무의미한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약 1시간 후 이 대표는 이 장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대표는 “저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져주셔도 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앞에서는 절대 지지 않는 통일부와 장관이 되기를 야당 입장에서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누가 우리 건물을 부수면 책임을 물어야 되고 누군가가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하면 강하게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사건,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된 사건을 들어 통일부가 북한에 ‘할 말도 못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통일부에 바라는 것은 부당한 것에 대한 당당함, 그리고 항상 대한민국과 국민 편에 서서 통일 문제를 바라본다는 신뢰”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자신이 꺼낸 ‘작은 정부론’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 안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과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