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백신’ 맞은 나라들 멘붕..접종률 50% 넘었는데 확진자 폭증
‘백신 선도국’ 몽골·바레인·칠레·세이셸 감염 재확산 비상
전문가 “시노팜·시노백 효과 의문”에도 中 90여개국 보급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몽골과 바레인, 칠레 그리고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세이셸 공화국은 전체 인구의 50~68%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다. 미국(45%)보다도 앞서는 속도다.
그러나 미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확진자 수가 확연히 감소한 반면, 이들 4개국의 확산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4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인구 330만 규모 몽골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1900만 규모의 칠레도 지난 몇 달간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간신히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2000명대까지 떨어뜨렸다. 바레인과 세이셸은 인구가 각각 150만, 10만에 불과한데 신규 확진자 수는 모두 4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세계적인 인구 대비 백신 접종 기록에도 이들 국가의 확진자 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국가들이 모두 중국의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주로 접종한 점에 주목했다.
진동얀 홍콩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백신이 충분히 좋다면, 이런 패턴이 나타날리 없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은 중국 측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확실히 어떤 이유로 이들 국가들이 높은 접종률에도 확진세를 잡지 못하는지 알지 못한다. 변이주의 출현과 섣부른 방역 규제 완화도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 6개월 사이에 감염율이 무려 94%까지 떨어졌다. 세이셸 다음으로 인구 대비 백신 접종 비율이 높은 이스라엘도 화이자를 사용했는데, 인구 10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약 4.95명으로 확연히 줄었다. 세이셸의 인구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716명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백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몽골에서는 시노팜 2차 주사를 맞은 뒤 한 달 만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9일이나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31세 남성)까지 나왔다.
문제는 중국이 ‘백신 외교’를 위해 90여 개국에 자국 백신을 보급해 왔다는 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칭했고, 백신 외교를 팬데믹에서 벗어나 보다 영향력 있는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밴더빌트 대학 감염병 국립재단 의학 책임자 윌리엄 샤프너는 “물론 중국 백신도 입원치료 비중을 상당 부분 낮춘 점은 있다”면서도 “중국 백신의 효능 자체가 감염이 지속될 수 있을 만큼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 같은 효과성 관련 의문에 대해 시노백과 시노팜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처음 중국이 백신 외교에 나섰을 때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적극적으로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을 도입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점차 서방 백신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중국보다 한발 늦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주요 7개국(G7)과 함께 백신 10억 회분을 개도국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백신 외교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NYT 보도를 인용, “이제 개도국들은 점점 더 중국 백신이 아닌 서방세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가 중국 백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백신 외교의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 “중국 백신 접종 후 재감염 사례 너무 많아”
– 몽골 · 바레인 등 시노팜 · 시노백 주요 접종국들 신규 감염자 수 너무 많아
[트리니티메디컬뉴스=김여리 기자] 중국산 백신을 대량 접종한 국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백신의 효과가 턱없이 낮은 것이 이유라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몽골과 바레인, 칠레, 세이셸군도 등이 중국 백신을 바탕으로 ‘올 여름 경제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으나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현재 전 세계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위 10개국에 포함돼 있다.
몽골 등 이들 국가는 전체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50~68%로, 절반을 넘는다. 미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의 양상은 딴판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주로 접종한 미국에서는 최근 6개월동안 신규 감염자 수가 94%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해당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 백신의 안전성 논란과 함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지적했다.
중국 백신은 현재 90여개 국가에서 접종이 허용된 상태다. 중국 정부가 ‘백신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시노팜 등을 적극 배포하고 있어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중국산 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백신 효능은 신규 감염자 수로도 간접 비교할 수 있다. 화이자를 주로 도입한 이스라엘의 경우 신규 감염자 수는 100만 명당 4.95명이나 중국 시노팜에 의존하는 세이셸군도의 감염자 수는 같은 기준으로 716명을 넘는다.
중국산 시노팜 백신의 항체 형성률은 78%, 시노백은 51%라는 게 제약사들의 설명이다. NYT는 “팬데믹 극복은 각국 정부가 어떤 백신을 선택하느냐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홍콩대 바이러스 전문가인 진 동얀 교수는 “중국 백신이 충분히 괜찮은 제품이라면 (몽골 등에서) 이런 재감염 패턴을 보여선 안 된다”며 “중국이 사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