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May 11, 2021

툭하면 삭제되는 구글 콘텐츠…한국 정부 요청으로 구글 콘텐츠 5만4000개 지웠다

한국 정부 요청으로 구글 콘텐츠 5만4000개 지웠다

작년 美의 5.7배, 日의 50배

표현의 자유 제한 과도 지적

지난해 우리 정부가 구글에 삭제를 요청한 콘텐츠 개수가 미국보다 5.7배, 일본보다는 50배 넘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기관을 통한 사적 구제 제도가 발달했다는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령들이 외국에 비해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적용되는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구글의 2020년 국가별 투명성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정부가 구글에 5만4330건의 콘텐츠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9482건이나 일본 1070건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이들은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 블로그 등에 올라온 콘텐츠다.

인터넷 정책 관련 비영리 사단법인인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행정기관이 인터넷 정보에 대해서 삭제나 수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많아 유엔의 수정 권고를 받아왔다”며 “범위가 너무 넓고 포괄적이어서 정부 판단에 따라 남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구글에 삭제를 요청한 콘텐츠를 항목별로 보면 개인정보 보호·보안을 위한 삭제 요청이 43.5%로 가장 많았고, 규제 관련 39.2%, 선거법 위반 소지 4.6%, 명예훼손 2.5%, 외설·과도한 노출 2.3% 순이었다.

툭하면 삭제되는 구글 콘텐츠…알고보니 한국정부 입김 탓

구글 투명성 보고서…韓정부, 유튜브 등 5만4천개 삭제요청

美·日 등 선진국 대비 압도적

25%는 없는 콘텐츠까지 요청

외국은 소송으로 피해구제 이용

한국은 행정력 통한 대응 많아

자율규제 영역조차도 법 규제

445794 기사의 0번째 이미지구글 투명성 보고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삭제하는 인터넷 콘텐츠 규모가 선진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구글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2397건이었다. 주요 7개국(G7)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작게는 3배, 크게는 12배까지 차이가 났다.

개별 요청 건에 포함된 콘텐츠 항목으로 보면 수치는 더욱 폭증한다. 우리 정부가 구글에 삭제를 요청한 콘텐츠 개수는 2020년 한 해에만 5만4330건이었다. 미국(9482건), 일본(1070건), 독일(1941건), 영국(829건), 프랑스(5475건)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요 사례로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 블로그 6개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북한군 개입설 등 가짜뉴스를 유포 중인 유튜브 영상 100개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노골적인 이미지 545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39개의 명예훼손성 블로그 글 50건의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35%는 구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65%만 삭제됐다. 콘텐츠를 찾을 수 없다(1만3398건), 콘텐츠가 이미 삭제됐다(1135건),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821건)는 이유로 삭제되지 않은 일도 많다. 그만큼 정부가 삭제 요청을 남발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유독 한국에서만 콘텐츠 삭제 요청이 도드라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행정기관을 통한 사적구제 관련 제도가 발달해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 2에 규정한 ‘임시조치’가 대표적이다. 임시조치는 특정 게시글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게시글을 30일 동안 무조건 차단하도록 돼 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임시조치로 연간 45만건, 일평균 1250건이 넘는 인터넷 게시글이 차단되는데, 대부분 공적 인물이나 업체 대표에 따른 요청”이라고 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임시조치가 사실상 삭제 기능과 같은데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 문제제기조차 과도하게 차단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처럼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보다 국가를 통한 절차적 피해구제 수단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제도를 통한 심의에서 ‘불법정보’나 ‘유해정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정보에 포함되는 항목이 통신시스템 방해, 음란정보, 비방, 공포심 등으로 너무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판단의 여지가 크다”며 “혐오표현 등 유해정보도 다른 나라는 포털 등을 통한 자율규제 영역인 데 반해 한국은 행정적, 형벌적 집행의 법적 규제 항목으로 두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지요청이나 처분이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도 우리나라에만 있다. 음란정보라는 기준도 너무 포괄적으로 돼 있어서 ‘콘돔’ 등은 청소년이 알아야 할 정보인데도 음란정보로 분류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용 기자]

툭하면 삭제되는 구글 콘텐츠…알고보니 한국정부 입김 탓

구글 투명성 보고서…韓정부, 유튜브 등 5만4천개 삭제요청

美·日 등 선진국 대비 압도적

25%는 없는 콘텐츠까지 요청

외국은 소송으로 피해구제 이용

한국은 행정력 통한 대응 많아

자율규제 영역조차도 법 규제

445797 기사의 0번째 이미지구글 투명성 보고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삭제하는 인터넷 콘텐츠 규모가 선진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구글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2397건이었다. 주요 7개국(G7)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작게는 3배, 크게는 12배까지 차이가 났다. 개별 요청 건에 포함된 콘텐츠 항목으로 보면 수치는 더욱 폭증한다. 우리 정부가 구글에 삭제를 요청한 콘텐츠 개수는 2020년 한 해에만 5만4330건이었다. 미국(9482건), 일본(1070건), 독일(1941건), 영국(829건), 프랑스(5475건)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요 사례로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 블로그 6개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북한군 개입설 등 가짜뉴스를 유포 중인 유튜브 영상 100개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노골적인 이미지 545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39개의 명예훼손성 블로그 글 50건의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35%는 구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65%만 삭제됐다. 콘텐츠를 찾을 수 없다(1만3398건), 콘텐츠가 이미 삭제됐다(1135건),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821건)는 이유로 삭제되지 않은 일도 많다. 그만큼 정부가 삭제 요청을 남발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유독 한국에서만 콘텐츠 삭제 요청이 도드라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행정기관을 통한 사적구제 관련 제도가 발달해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 2에 규정한 ‘임시조치’가 대표적이다.

임시조치는 특정 게시글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게시글을 30일 동안 무조건 차단하도록 돼 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임시조치로 연간 45만건, 일평균 1250건이 넘는 인터넷 게시글이 차단되는데, 대부분 공적 인물이나 업체 대표에 따른 요청”이라고 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임시조치가 사실상 삭제 기능과 같은데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 문제제기조차 과도하게 차단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처럼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보다 국가를 통한 절차적 피해구제 수단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제도를 통한 심의에서 ‘불법정보’나 ‘유해정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정보에 포함되는 항목이 통신시스템 방해, 음란정보, 비방, 공포심 등으로 너무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판단의 여지가 크다”며 “혐오표현 등 유해정보도 다른 나라는 포털 등을 통한 자율규제 영역인 데 반해 한국은 행정적, 형벌적 집행의 법적 규제 항목으로 두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지요청이나 처분이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도 우리나라에만 있다. 음란정보라는 기준도 너무 포괄적으로 돼 있어서 ‘콘돔’ 등은 청소년이 알아야 할 정보인데도 음란정보로 분류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용 기자]

이성윤, 文 정부 ‘검찰 황태자’에서 피고인 전락 위기…벼랑 끝 몰린 이성윤…수심위 “수사 멈추고 기소해야”

이성윤, 文 정부 ‘검찰 황태자’에서 피고인 전락 위기

경희대 법대 동문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서 인연

현 정부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찰국장 승승장구

추미애 장관 때 윤석열과 대립각… 檢 내부 신망 잃어

문재인 정부의 ‘검찰 황태자’로 불리던 이성윤(59)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피고인’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이 지검장은 이날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압도적 차이로 공소제기 권고가 의결돼 오히려 그의 혐의가 짙다는 인상만 남겼다.

검찰 내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다. 정권 교체 직후인 2017년 7월 단행된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 지검장은 검찰 핵심 보직인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2019년 7월 검찰 내 ‘빅3’ 자리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밀어붙이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 그를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앉혔다.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석열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 수사로 정권과 척을 지면서, 자연스럽게 현 정부 ‘검찰 황태자’는 이성윤 지검장이란 말이 나왔다.

이 지검장이 승승장구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라는 점도 좋은 인연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면서 ‘시대 정신’을 강조하며 ‘친정부’ 성향을 드러냈다. 특히 ‘검언유착’ 의혹 사건, 울산시장 선거의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 등 정권이 부담스러워하는 사건 수사 및 처리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끊임 없이 대립각을 세웠다. 여권 및 청와대 입맛에 맞게 사건을 몰고 간다는 평가가 높아지면서, 후배 검사들의 신망을 잃어 갔다.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선 직속 참모인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이 지검장 사퇴를 건의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에도 그의 상승곡선은 계속되는 것처럼 보였다. 박 장관 취임 후 단행된 첫 검사장급 인사에서 당시 신현수 민정수석의 교체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지검장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올해 3월 윤 전 총장이 사임한 후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이 지검장이 거론됐던 것도 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 지검장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수원지검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였다.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및 법무부의 위법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이 수사는 2019년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이 대검에서 수사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확산됐다. 수원지검 수사 초기 검찰 소환을 네 차례나 거부하던 이 지검장은 고발장이 접수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자 해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배수진을 쳤다. 한 지방검찰청 고위 간부는 “수사는 증거와 진술에 따라 결대로 가야 하고, 그에 어긋나면 탈이 난다”면서 “정권 입맛에 맞게 사건을 처리했던 정치검사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평가했다.

벼랑 끝 몰린 이성윤…수심위 “수사 멈추고 기소해야”

오후 2시께 시작…약 4시간 동안 진행

기소 권고 찬성 8명·반대 4명·기권 1명

이성윤, 직접 출석…입장은 따로 안 내

[서울=뉴시스] 박민기 김재환 기자 = 대검찰청(대검) 산하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사심의위는 10일 오후 2시부터 5시55분까지 약 4시간에 걸쳐 현안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뒤 표결을 거쳐 과반수 찬성으로 이 같은 권고를 내렸다. 수사심의위는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이날 수사심의위에는 양창수 위원장과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위원들 13명이 참석했다. 추첨된 현안위원 15명 중 2명은 부득이한 사유로 불참했다.

이 지검장과 검찰 등 양측이 의견 진술을 모두 마친 뒤 현안위원들은 이날 오후 5시40분께부터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표결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의 공소 제기 여부에 대해서는 13명 중 8명이 찬성, 4명이 반대, 1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수사계속 여부에 대해서는 13명 중 3명이 찬성, 8명이 반대, 2명이 기권표를 냈다.

수사심의위는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결 결과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사심의위를 통해 대검을 찾은 양 위원장은 표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현재 피의자 입장”이라며 “피의자가 무슨 지위, 어떤 처지에 있는지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이번 위원회 일정은 이전에 해온 것처럼 똑같이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사심의위 표결을 마치고 나온 양 위원장은 “이 지검장 기소 권고는 위원들이 양측의 설명을 다 듣고 결정한 것”이라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위원들이 양측에 묻고 싶은 질문도 충분히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날 심의에는 자신을 향한 의혹과 관련한 의견 표명과 해명을 위해 이 지검장이 직접 참석했다. 수사심의위 관련 규정에 따라 사건의 피의자·피해자, 변호인 등도 출석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이날 반차휴가를 내고 오후 1시50분께 대검을 찾았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 등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다만 수사심의위 결정은 권고에 그치는 만큼 검찰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강제력은 없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주요 피의자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을 수사한 수원지검은 기소 방침 의견을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지검장 측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 및 편향성’ 등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달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이처럼 이 지검장 측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면서 일각에서는 당시 개최 예정이었던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일정을 앞두고 기소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시간끌기 전략을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 절차를 생략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검에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이 지검장 측은 이날 수사심의위의 기소 권고 결정 이후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수사심의위 “이성윤 기소해야”… 13명 중 8명 압도적 의견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금’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가 10일 ‘수사 중단 및 기소’를 의결하고 이를 수원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회의에 참석한 법조계와 학계·언론계 인사 13명 중 8명이 기소가 적정하다고 권고한 압도적인 결과였다. 이 지검장은 ‘피해자’ 자격으로 회의에 직접 출석해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심의위 결정으로 수사에 탄력을 받은 수원지검은 당초 계획대로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출금에 관여한 이규원 검사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자 반부패부를 동원해 관련 수사를 막은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며 수사팀의 소환 통보를 4차례나 거부하다가 지난달 17일 뒤늦게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 회의를 앞두고 수사팀이 자신을 기소하기로 결론지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이었다. 그는 닷새 뒤엔 심의위 소집도 신청해 “시간끌기 꼼수”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지검장은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고,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이 지검장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이 되면 검찰 내부의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주요 정권 수사를 뭉개면서 내부 신임을 잃은터라 이번에 기소까지 된다면 퇴진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인사에서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유임되거나 대검 차장검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은정 기자 icd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