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캔슬 컬처’, 교회 해치는 최악의 바이러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캔슬 컬처’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목회자의 증언이 담긴 칼럼을 게재했다.
이 글을 쓴 세인 아이들먼(Shane Idleman)은 로스엔젤레스 북부 랭커스에 위치한 ‘웨스트사이드 크리스천 펠로우십’ 교회의 담임목사이다.
그는 서두에서 “지금쯤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캔슬 컬처(cancel culture)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며 “과거에 당신이 했던 어떤 것이 당신을 침묵시키고, 중지하며, 취소하는 데 사용될 것이고, 이 캔슬 컬처는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아이들먼 목사는 “캔슬 컬처가 ‘아동 성 착취물’로 논란을 산 넷플릭스의 큐티스는 보호하는 반면에 성경 구절이나 찬양, 그들과 반대되는 관점 등은 견디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그는 “세상의 행동에 별로 놀랍지 않다. 그것은 단지 타락한 본성에 충실할 뿐”이라며 “오히려 불안감을 주는 것은 이른바 교회의 행동”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이들먼 목사는 2020년, 캘리포니아 주의 한 교회에서 설교가 예정돼 있었지만, 그는 보수성향의 정치 견해를 가졌다는 이유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31일, 그가 교회를 개방하기로 결정하자 수많은 목회자들의 반대에 직면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합법적인 바이러스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반대하기 위해 작동되는 의제와 은밀한 동기가 있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 무렵, 아이들먼 목사는 10년 넘게 글을 기고했던 신문사로부터도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틀림없이 많은 자유주의 기독교인들이 편집자에게 불평하고 뒤흔들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페이스북에서도 그는 차단을 당했고 월 평균 25만 명이던 접속자 수는 1만 명으로 급감했다. 또 유투브에서는 그의 설교 일부와 백신에 관한 영상들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1년 동안 교회를 개방하지 않았던 지역 목사는 내 견해가 복음을 해치고 있다고 내게 말했다. 자유주의적 기독교인에 반대하는 신념을 가지면, 분명한 성경적 가르침도 공유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그들은 당신의 견해가 내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 한, 당신의 견해는 복음을 해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슬프게도, 교회 안에서 캔슬 컬처는 종종 질투와 오만함에 의해 유발된다.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들을 사용하실 수 없다고 추론한다”며 “이는 바리새인과 같은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들먼 목사는 “캔슬 컬처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새로운 것이고,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삶과 생계를 실제로 파괴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목회자들이 코로나로 인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더 많은 은혜가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역
사회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확신하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잠언 27장 17절을 인용,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고 해서, 비겁함이 그대로 방치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01656#share
캔슬 컬처
캔슬 컬처란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논쟁이 될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SNS 등을 통해 대중의 공격을 받고 지위나 직업을 박탈하려는 캠페인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캠페인은 여러 이슈를 둘러싸고 일어나지만, 그 중심에 미투 운동과 ‘블랙 라이브스 매터’운동이 있다. 얼마 전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흑인 남성이 반려견에 목줄을 하라고 요구하자 경찰을 부른 백인 여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직장에서 해고된 것이 한 사례다. 시민전쟁 당시 남부군 장군이나 노예를 소유했던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제거하려는 캠페인을 캔슬 컬처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캔슬 컬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은 보수적 인사들에게서 많이 나오지만, 최근 자유주의적 성향의 유명 지식인들도 캔슬 컬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례에 따라 한 번의 발언이나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취소’한다는 게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비판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 편인데 그 비판이 대중, 특히 소수자의 목소리를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견해를 맘껏 표현하는 권력을 누려온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대중의 시선과 비판은 그런 권력에 따르는 대가인데, 다만 SNS 덕분에 이제 그런 비판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그들의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비판하는 이들의 자유도 소중하다.
“사상 다르면 가혹한 보복 만연…공개 토론을 許하라”
소설 ‘해리포터’ 작가인 JK 롤링과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 영미권 지식인 150여 명이 소수 의견을 배척하는 최근 사회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했다고 영국 BBC 등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7일 미국 문화잡지 하퍼스 매거진에 ‘정의와 공개 토론에 대한 서한(A Letter on Justice and Open Debate)’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고 “다수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공개 망신 등 보복을 당하고 있다”며 “다양한 견해를 자유롭게 교환하는 것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인사에는 JK 롤링을 비롯해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인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CNN방송 앵커 파리드 자카리아,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 작가 말콤 글래드웰, 미 트럼펫 연주 거장 윈턴 마살리스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철폐와 사회 정의를 위해 벌어지는 시위를 환영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유 토론과 의견 교환이 억압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특정 표현과 사상이 자신과 다르면 가혹한 보복으로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주장이 흔해졌다”며 “편집자들은 논란이 되는 글을 실었다고 해고되고, 거짓 정보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책들이 사라지고, 언론인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기사를 쓰는 것이 금지되고, 교수들이 수업 중 문학 작품을 인용했다고 조사받고, 특정 기관 수장들이 간혹 어설픈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만으로 축출된다”고 했다.
실제 JK 롤링은 지난달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들’이라고 칭한 한 언론사 칼럼을 두고 “여성은 여성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트렌스젠더 혐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토론이 제한되면 필연적으로 약자들이 피해를 보고 모든 사람의 민주적 참여가 저해된다”며 “나쁜 의견을 물리치는 방법은 노출과 논쟁, 설득이지 침묵하거나 배척하는 게 아니다. 선의로 다른 의견을 냈다고 직업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는 분위기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BBC 방송은 “이번 공개 서한은 캔슬 컬처(cancel culture)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캔슬 컬처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발언을 하면 해당 인사의 소셜미디어 계정 구독을 취소하는 일종의 ‘온라인 왕따’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