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위구르 수용소선 집단강간이 일상이었다”
BBC, 수용소 탈출여성 증언 보도
중국 서북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 집단 수용 시설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과 강제 피임 등 심각한 인권 유린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3일(현지 시각) 집단 수용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이곳에서 일했던 다른 소수민족 여성 등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증언자 실명도 공개했다. 그동안 위구르족 집단 수용 시설에서 인권 탄압 행위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피해 여성이 실명을 공개하며 성폭력 피해를 증언한 것은 드문 일이다.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둘러싼 국제사회 압력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2018년까지 9개월간 수용 시설에 감금됐다 미국에 망명했다는 위구르족 여성 투르수나이 지아우둔(42)은 BBC 인터뷰에서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중국 남성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나도 세 차례 당했다”고 했다. “성폭행은 감시 카메라가 없는 복도 끝 어두운 방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수용 시설에서 일했다는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 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公安)이나 수용 시설 외부에서 온 중국 남성들에게 넘기고 옆방에서 기다렸다가 여성들을 씻기는 일이었다”고 했다. 강제 낙태가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BBC는 “강제로 피임 기구를 신체에 삽입하거나 20세밖에 안 된 여성도 ‘백신’이라 불리는 주사를 15일마다 맞으며 불임(不妊) 시술을 받았다”는 피해 여성 증언을 보도했다. 민간 인권 단체인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는 별도의 증언 녹취를 통해 “수용소에선 전기 장갑, 전기봉 등을 여성 신체에 삽입하는 고문이 자행됐다”고 BBC에 밝혔다.
중국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인권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위구르족 1100만여 명은 이슬람교를 믿는 중앙아시아 튀르크계 민족으로 고유의 언어와 문자가 있다. 중국 내 소수민족 중 독립 성향이 제일 강해 1949년 공산당 집권 후 중앙정부와 여러 차례 무력 충돌해왔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위구르족을 강제로 동화시키기 위해 집단 수용 시설을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직업교육 시설”이라고 했지만, 국제사회는 인권 탄압이 벌어지는 강제수용소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작년 의회에서 위구르 탄압 제재법을 만들고, 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으로 만든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제재를 단행하기도 했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 이어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도 중국이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행위를 ‘종족 학살(genocide)’로 규정했다.
수용시설에서 강압적인 사상 교육이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시진핑 주석의 어록(語錄)을 외우지 못하면 음식 공급 중단이나 구타와 같은 처벌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BBC는 피해자 증언을 독자 검증할 수는 없었으나 체류증·통행증 등 각종 서류를 통해 이들이 수용 시설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BBC에 “신장 수용 시설은 직업교육과 훈련 센터”라며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권익을 평등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밤 끌려가 집단 성폭행” 中신장엔 진짜 지옥이 있었다
[출처: 중앙일보] “매일밤 끌려가 집단 성폭행” 中신장엔 진짜 지옥이 있었다
위구르족 수용소 인권탄압에 복병만난 中 동계올림픽
위구르족 수용소 집단 성폭행
홍콩 시위 폭력진압 등 논란에
美의회, 올림픽 철회안 내놓고
홍콩 민주화운동 노벨상 추천
인권단체 180곳도 보이콧 촉구
英은 인종청소 국가 제재 추진
中 “대회 망치려는 정치적 시도”
국제사회가 중국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내년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180개 인권단체가 공동으로 전 세계 정상들에게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중국 정부의 끔찍한 인권유린과 반대자 탄압을 심화시키는 데 동계올림픽이 악용되지 않도록 세계 정상들이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올림픽은 코로나19에 신장 위구르족 탄압과 홍콩 문제라는 악재까지 쌓였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 이들 단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베이징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이래 기본적 자유와 인권에 대해 가차 없는 탄압을 자행해왔다고 비판했다.
미국 의회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일부가 베이징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제출했다. 릭 스콧 등 공화당 의원 7명은 결의안에서 “중국은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학살하고,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으며, 대만을 위협했다”면서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신청을 다시 받아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국가가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인권을 탄압하는 집단 수용소를 운영하고, 조직적으로 홍콩 주민을 억압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들은 `홍콩 민주화운동`을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과 짐 맥거번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의원 9명은 `홍콩 민주화운동`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천서에서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부터 홍콩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평화적으로 옹호하고 유지해왔으며 이런 권리가 부식되는 것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온 운동을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다른 분야에서는 잘 뭉치지 않는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중국·홍콩 정부에 대항해 한목소리를 낸 최신 사례”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할 의사가 없다는 방침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선수단의 대회 출전을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우리 계획과 관련해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AFP통신에 “베이징올림픽 개최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가 접수됐다”면서도 “IOC는 정치와 무관한 기구”라고 밝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IOC에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이달까지 인권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소프트파워 건재를 과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권 문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이징올림픽은 아주 훌륭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정치적 동기로 대회를 방해하고 망치려는 시도는 매우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베이징올림픽 관련 시설을 시찰하면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자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은 내년 2월 4일 개막할 예정이다.
미국과 `특별한 관계`인 영국은 중국을 겨냥한 무역 제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상원은 이날 정부가 `제노사이드(인종청소)`를 저질렀다고 판정된 상대와 무역 합의를 재검토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무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BBC는 보도했다. 서방에서는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이 민족 말살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BBC는 또 위구르족 수용소에서 고문과 조직적 성폭행이 자행된다는 수용자 출신 여성들의 증언을 폭로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