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성전환자 군 복무 허용… 또 트럼프 지우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금지했던 것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 명령에 서명하기 전 “이는 이전 군 사령관과 장관들이 지지한 것을 되돌려 놓는 것”이라며 “내가 하는 일은 자격을 갖춘 모든 미국인들이 제복을 입고 조국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회담했다고 밝혔다.
미국 최초 흑인 국방장관이 된 오스틴은 지난 22일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인준안이 통과된 후 국방부 청사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오스틴 장관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6월 처음으로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7월 ‘막대한 의료비와 혼란’을 주장하며 이를 금지, 법정 다툼 끝에 2019년부터 시행해 왔다.
美 기독교계, 트랜스젠더 군복무 허용 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전면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데 대해 미국 복음주의권 지도자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뱁티스트프레스가 25일 보도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성 정체성에 기초하여 군대에서 복무자를 퇴출시키는 것이 금지된다.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군에서 복무를 원하고 적절한 기준을 충족하는 모든 트랜스젠더 개인이 공개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대통령의 지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것이 옳은 일이며 현명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에 남침례회 북미선교위원회 더그 카버(Doug Carver) 군종목사회 이사는 서면 논평에서 “남침례회는 하나님께서 창조의 가장 중요한 일로서 남녀 두 성별을 창조하셨다는 성경적 진리를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카버는 교단의 군종 목사들이 “생활방식, 신념, 성지향, 행동이 성경적 진리에 반하는 이들에게도 사랑과 연민을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동성이나 트랜스젠더 커플을 위한 결혼식이나 약혼식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러셀 무어(Russell Moore)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 위원장은 이번 정책 전환이 “우리 시대 교회에게 목회에 대한 도전을 일깨운다”고 경고했다.
무어는 “기독교인들은 성 정체성 문제로 힘들어하는 개인에 대해 큰 동정과 연민을 갖지만, 성혁명의 이데올로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군사정책을 만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정책들은 의료진과 군 목회자들을 포함한 장병들의 양심 위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면서 “교회와 관련된 만큼 이 논쟁에 대해, 하나님이 우리를 남녀로 창조하셨다는 성경의 가르침과 함께, (성)정체성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 대한 복음적 연민(Gospel compassion)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니 퍼킨스(Tony Perkins)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회장은 “이번 조치로 미션 크리티컬 교육(mission-critical training)에서 성전환수술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귀중한 돈이 전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션 크리티컬 교육은 중요도가 높고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교육으로, 주로 공공 안전, 비상 관리자, 의료 및 응급 구조대 등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교육을 말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의 ‘트랜스젠더의 군복무 재허용’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산을 해체하기 위한 최근의 사례 중 하나다.
당초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이유로 군에서 퇴출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집권 시절부터 이 방침이 바뀌었다. 2016년 당시 애쉬 카터(Ash Carter) 국방장관은 이미 군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 발표했으며, 미군은 이듬해 7월 1일을 트랜스젠더 개인이 입대할 수 있는 날로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