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만든 포퓰리즘…‘희대의 포퓰리스트’를 대선 주자로 떠받들어 모셔야 하는 나라

빚더미 만든 포퓰리즘

권력쟁취를 위해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선동적 정치동을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인기영합 대중선동주의라고 할 수 있다. 포퓰리즘은 우선 국민통합보다는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문화 언론 등 여러 면에서 소수의 타락한 지배계급과 고통 받는 다수의 착한 서민대중으로 구분한다.

부유층과 빈곤층, 대기업과 중소기업, 일류학력과 보통학력, 주류언론과 비주류언론, 1%와 99% 등이다. 그런 다음 서민대중의 고통이 소수지배계급 때문이라고 적대감을 조장하면서 지배계급 타도가 곧 민주주의 길이라고 강변한다. 포퓰리스트 본인들은 서민대중의 편에 섬으로써 가장 민주적인 것처럼 위장한다. 한국의 일부 강남좌파들처럼 실제로는 온갖 불의와 불공정을 저지르면서도 겉으로는 정의와 공정을 주장하는 위장으로 서민대중을 선동한다.

서민대중의 의견이 곧 국민의 뜻이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므로 기득권이 지배하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법규나 규율도 무시하기도 하고 서민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면서 대의민주주의를 폄하하기도 한다.

개개인들은 전체보다는 개인, 장기적 안목보다는 단기적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개개인 선의 합이 전체적이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국가 전체의 공동선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뒤따른다. 정부 제공 사회서비스나 현물급여 등 복지 혜택은 많이 받을수록 개개인에게는 선이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재정파탄 등 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남유럽 재정위기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직접민주주의의 민주성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대의민주주의를 창출한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긴 차선책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경제가 파탄지경일 때 포퓰리스트들이 등장하거나 포퓰리스트 통치 결과 경제파탄을 초래하여 극좌정권이 등장하거나 쿠데타로 극우정권이 등장한 사례는 허다하다. 대공황의 파국 속에서 전 국민 일자리를 약속하며 등장한 독일의 히틀러가 마침내 파시스트 정권이 되어 전쟁을 도발한 경우가 대표적인 역사적인 예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정책적으로는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들이 주장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통경제학에서는 이단으로 취급받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의 좌파경제학자를 중심으로 주장되어 온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해 성장률 추락과 사상 최악의 고용참사를 초래했다. 사상 최고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등 친노동정책을 단시간에 줄줄이 시행하니 허약해진 경제체력이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임시직 일용직 등 저소득층에 타격이 집중되어 소득분배구조도 위기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포퓰리즘을 ‘포용국가’라는 미명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23일 청와대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로운 정책패러다임으로 ‘포용성장’을 제시하며 ‘사람중심경제’로 정의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6일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열고 포용을 정부의 핵심가치로 강조하고 포용국가를 재차 강조하며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기초연금 인상 등 각종 복지와 일자리 방안을 내놓았다.

포용국가는 포퓰리즘의 위장

포용국가란 무엇인가. 아마도 이 개념을 근년에 가장 명쾌하게 제시한 학자는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2012)라는 명저를 저술한 대런 에이스모글루 MIT대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교수다. 그들은 이 저서에서 포용적(inclusive) 경제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를 포용국가로 정의하고 있다. 포용적 경제제도란 ‘많은 국민 대중들이 그들의 재능과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제활동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제제도’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경제제도가 포용적이 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 불편부당한 법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새로운 기업의 진입 허용,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시장경제가 지향하는 바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하면 잘살게 되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하면 자손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기업해서 경제가 번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을 예로 들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이 사유재산제도가 인정되는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성공적인 기업에 신용과 보조금이 제공되도록 하는 정책을 통해 투자와 산업화를 이루고 무역, 교육투자, 기술이전을 통해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잘 되지 않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이다.

에이스모글루와 로빈슨 교수는 포용적 경제제도에 반대되는 경제제도를 수탈적 또는 착취적(extractive) 경제제도라고 명명하고 이러한 경제제도는 한 집단의 소득과 부를 착취해 다른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제제도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한 그룹에서 과도하게 세금을 많이 거둬 다른 그룹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그룹은 열심히 일하거나 기업할 동기가 약화되고 세금을 이전 받는 그룹에서도 이전소득으로 소득이 일정 수준 보장되므로 열심히 일하거나 기업하려고 하지 않게 되어 결과적으로 모두 가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를 수탈국가 또는 착취국가라고 명명했다. 포퓰리스트가 지배하는 국가는 수탈국가다. 과중한 세금으로 부유층 대기업은 기업하려는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과도한 복지살포로 일반 대중의 근면한 근로윤리가 무너지게 된다.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근로윤리가 무너진 국가가 발전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성장률 저하로 점점 세수는 줄어드는 반면 복지수요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마침내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재정위기가 오고 만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이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경기기 급락하는 ‘문재인불황’(Moon depression)이 초래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코로나위기가 겹쳐 한국경제는 대불황(great depression) 국면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정책 기조는 전환하지 않고 코로나위기 극복을 주장하며 천문학적인 재정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2월 28일 종합대책에서 4월 22일 5차 비상경제회까지의 총지원액이 282조 원에 달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46조 원, 중소중견기업 지원 74조 원, 금융시장안정 74조 원,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 고용안정특별대책 10조 원,소비진작 36조 원, 감염병의료지원 2.5조 원 등이다.

때마침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과도하게 지원된 부분도 있다. 이를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추진되었다. 금년에 512조 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에다 11조7000억 원의 1차 추경에 이어 지방비 2조1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2조2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6월 초 21대 국회에 제출될 3차 추경안은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논의된 고용안정대책용 9조3000억 원과 세입경정분 10조 원, 기업안정을 위한 금융보강, 한국형 뉴딜사업 예산까지 포함해 30조 원에 이르러 올해 1~3차 추경을 합하면 추경만 5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년 본예산에서 늘어나는 국가채무가 76조4000억 원에 1차 2차 3차 추경까지 합하면 금년에 늘어나는 국가채무가 120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년 말 국가채무는 849조1000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대부분 국채를 발행해서 충당해야 할 실정이어서 금년에 적자국채 발행이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금년에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을 -1.2%로 전망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반기에 코로나가 재창궐할 경우에는 마이너스 폭이 커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급등할 전망이다.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금년 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6%로 크게 증가하고 내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말에 36%였으나 2019년에는 38.1%로 가파르게 상승해 마지노선으로 간주되어 온 국가채무비율 40% 선이 깨지는 것은 물론 1년 새 무려 8%포인트나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 여러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만약 하반기에 코로나가 재창궐하는 경우에는 기간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공황수준의 대량실업이 발생하면서 다시 엄청난 재정투입이 불가피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리재정수지도 1차 2차 3차 추경도 추진되는 반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세수가 줄어들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5%를 넘어설 것으로 가능성도 있다. 설상가상 하반기 들어 본격화될 기업구조조정과 실업문제 해소를 위한 재정투입을 고려하면 재정수지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재정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 재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2011년 재정위기가 발생했던 남유럽의 경우 2011년 재정수지의 GDP에 대한 비율이 이탈리아 -3.9%, 포르투갈 -4.2%, 스페인 -8.5%, 그리스 -9.1%, 아일랜드 -13.1%이었다. 이들 대부분 국가들이 2007년까지만 해도 재정수지가 건전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마침내 2011년에 일제히 재정위기로 추락했다.

유럽재정위기는 한국도 재정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 수년 내 재정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에게 여유도 없는 재정을 마구 뿌리는 것은 재정위기를 앞당기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제한된 재원을 위기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기업의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고 고용을 최대한 유지해 갈 수 있도록 반드시 필요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다. 여유도 없는 재정을 마구 뿌리며 포퓰리즘을 즐기고 있다가는 얼마 안가서 남유럽이나 남미의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처럼 돌아오기 힘든 질곡으로 추락하게 될 우려가 크다.

재정위기 앞당기는 중복 지원

이처럼 재정위기를 앞당길 정도로 재정 사정이 어려운데도 너무 많은 중복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2020년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은 475만 원이다. 중위소득 40%(190만 원)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차상위 10% (237.5만 원)에 대해서는 주거급여 교육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생계급여는 월 142만 원, 의료급여는 190만 원, 주거급여는 214만 원, 교육급여는 237만 원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대상자인 중위소득 40% 이하 138만 가구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쿠폰 140만 원, 차상위 주거급여 교육급여 수급대상자 30만 가구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쿠폰 108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소득 하위 70%에 대해서는 건보료 감면 8.8~9.4만 원, 특별돌봄쿠폰 80만 원도 지급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해서 전 가구에 대해 100만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중위소득 40% 이하 138만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계비 외에 320만 원이 지급되고, 차상위 10% 30만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계비 외에 297만 원이 지급되고, 중위소득 50% 이상~소득 하위 70% 1082만 가구에 대해서는 180만~189만 원이 지급되고 상위 30% 600만 가구에 대해서는 100만 원이 지급된다. 이 밖에도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노인일자리쿠폰이 54.3만 명에게 23.6만 원이 지급되고 있고 고용유지지원금으로 30만 명에게 6개월 간 월 126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긴급복지로 134.4만 명에게 123만 원도 지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미 2020년도 슈퍼예산에 현금복지가 54.3조 원이나 포함되어 있다. 현금복지란 기초연금 아동수당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등 비기여형 현금복지를 말한다. 사실상 현금복지나 다름없는 단기 일자리예산도 26.8조 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둘을 합한 현금성 복지에 금년에 81.1조 원이 배정되어 있다. 이 밖에 고교무상교육에 중앙정부 6594억 원과 지방정부지원을 합해 1조3000억 원, 유아교육비보육료지원사업도 4조316억 원이 책정되어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86.4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성 복지가 약 1200만 명에게 분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중 중복 살포만 2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정 사정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처럼 중복 지원이나 불요불급한 지원 부분을 전용해서 기업생태계와 고용유지를 위한 재난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반기에 엄청난 기업 구조조정과 폭증할 대량 실업 문제가 예상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정위기, 금융위기, 외환위기가 한꺼번에 올 수도 있는 복합위기도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의 마지막 보루는 재정의 방파제다. 가능하면 불요불급한 예산을 전용해서 사용하는 등 아껴 쓰면서 더 큰 위기를 위해 재정의 방파제를 건실하게 유지해야 한다.

2022년에는 대선도 예정되어 있다. 이미 전국민고용보험 뉴딜정책 등 천문학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한 대책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재정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2016년 발의되었으나 무산된 ‘재정건전화법’이나 ‘재정준칙’의 도입 등 재정건전화를 위한 입법이나 제도 도입이 시급한 시점에 왔다.

재정준칙이란 국가부채·재정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대부분을 포함해 현재 89국에서 재정준칙을 운영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는 한국과 터키뿐이다.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출처 : 미래한국 Weekly(http://www.futurekorea.co.kr)

‘희대의 포퓰리스트’를 대선 주자로 떠받들어 모셔야 하는 나라

포퓰리즘은 정당 정치가 약해진 틈을 비집고 발아하는 대의민주주의의 독버섯이다. 기존 정치 체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때 포퓰리즘은 득세한다. “나는 포퓰리스트”라고 커밍아웃을 선언한 인물이 내년 대선 주자 중에서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 나라의 운명은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파라독스인가?

#. 14개월 앞으로 닥쳐온 대선, 어찌하오리까

지금부터 14개월 후인 2022년 3월 9일이 대선일이다. 거의 모든 언론은 차기 대선을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3강 구도로 예측한다. 3강구도 저 멀리 안철수 대표(국민의 당)와 홍준표 의원(무소속)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3강의 소속 정당은 두 사람은 여당, 한 사람은 현직 공무원. 의석 수 102석을 자랑하는 원내 제2당 ‘국민의 힘’ 소속 후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정당 지지율 1위인 정당이 대체 이 무슨 변고일까?

야당인 ‘국민의 힘’이 정권 창출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벌여야 할 판인데, 인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살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당 소속 인물로 승산이 없다면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대선 후보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소속 정당이 없는 공무원인 데다가 올 7월이면 총장 임기 만료다. 대선 후보 부재로 허우적대는 국민의 힘으로선 구미가 당기지 않을 리가 없다.

윤석열 총장을 대권 양강구도 반열에 오르도록 날개를 달아준 것은 문재인 정부다. 인간들이 하는 일이 언제 프로그램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의 목을 자르기 위해 지지세력 총동원해 칼을 휘두르고 몽둥이로 난타했는데, 패면 팰수록 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결국 그를 패던 사람들이 지쳐 나가떨어졌다.

#. 복덩이인가, 시한폭탄인가?

앉아서 숨만 쉬어도 지지율 30%를 등락하는 윤석열 총장의 모습을 보면 정치 운빨 타고난 복덩이인 셈이다. 그가 현실정치에 뜻이 있건 없건, 정치권은 그의 행보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사법고시를 9차례 낙방 끝에 합격한다. 강용석 변호사, 박범계 의원, 조윤선 전 장관 등 자기보다 한참 후배들이 사법연수원 동기다. 1960년생이니 올해 61세, 한창 일할 나이다. 서울 출생이니 지연(地緣) 혈연(血緣)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학벌 좋고, 관직 경력 풍부한 데다 집안 또한 연세대 교수 출신을 아버지로 두고 있으니 대권 후보로는 손색없는 스펙이다.

하지만, 정치적 하자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은 그의 살점을 씹어 먹고 싶을 정도로 악감정이 누적되어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붕괴에 결정타를 날렸고, 김기춘·우병우·원세훈 등을 잡아넣는 저승사자 역할을 했다. 우익 진영은 이슈마다 갈가리 찢겨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동원해도 손을 쓸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 상태다. 이 와중에 국민의 힘이 윤석열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영입한다면 우익 진영은 또 어떤 아비규환이 연출될 것인지…. 과연 그는 대선을 앞둔 우익 진영의 복덩이인가, 아니면 분열의 대혼란을 야기할 시한폭탄인가?

대선 후보 양강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검찰총장. 그는 대선을 앞둔 우익 진영의 복덩이인가, 아니면 분열의 시한폭탄인가.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몹시도 궁금하다.

#. 선거 승리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나치당의 히틀러가 선거를 앞두고 어느 시골 마을에서 콧수염 휘날리며 열변을 토했다.

“여러분들이 땀 흘려 일한 뒤 보트를 타며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보트 선착장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마을 주민이 혀를 끌끌 차며 “우리 마을에는 강이나, 호수도 없는데 어디서 보트를 타란 말이오” 하고 항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히틀러가 외쳤다.

“아, 그거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트를 즐길 수 있도록 강도 파서 드릴 겁니다!”

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정상적으로 집권했다.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포퓰리즘과 거친 폭력을 무기로 사용했을 뿐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니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 돈 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코로나 지원금이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선에서 성과가 또 다시 입증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는 보다 폭발력 강한 포퓰리즘 선물이 융단폭격 식으로 투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사람들 아닌가.

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했다. 다만, 그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포퓰리즘과 거친 폭력을 유감없이 활용했다.

#. 한 번 발 담그면 절대 못 빠져 나오는 죽음의 늪

포퓰리즘 하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존재가 아르헨티나의 페론과 에비타 부부다. 한 시절 세계 5위권 경제력을 구가하던 아르헨티나는 9차례 국가부도, 22번의 구제 금융을 받아 연명하는 나라로 추락했다. 2001년에는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다. 빚을 갚을 방법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만세 부른 것이다.

이쯤 되면 해외 투자자본 대규모 탈출, 무역은 중단되어 생필품 부족 사태로 생존 자체가 지옥이 된다. 실업자가 폭증하면 청년들은 강도, 도둑이 직업이요 젊은 여성들은 몸을 팔아 생존을 영위한다. 그것이 인류 역사의 비정한 교훈이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필리핀의 두테르테, 인류문명의 금자탑을 쌓았던 그리스의 치프라스 총리가 그 뒷자리를 이어받았다.

베네수엘라는 풍부한 석유매장량 덕에 한 시절 세계 4위의 부국이었다. 가난하고 싶어도 가난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쪽박을 찬 이유가 차베스 한 사람 책임일까? 포퓰리즘 사회주의에 맛을 들여 땀 흘려 먹고 사는 노력 대신 국가가 주는 돈으로 공짜로 즐기기를 원했던 국민 책임은 없는가?

김정호 교수는 『코로나 디바이드』란 저서에서 한 나라가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①포퓰리즘 정권, 혹은 사회주의 정권이 노동자와 빈민에게 선심을 베푸는 것으로 시동이 걸린다. 덕분에 당장은 경기가 좋아지고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②마구 나눠주다 보면 한정된 재원이 바닥난다. 돈이 모자라니 부자 돈 세금으로 빼앗거나, 돈을 찍어내거나, 빚을 내서 노동자 빈민에게 계속 나눠준다.

③돈이 넘쳐나니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만연한다. 물가는 폭등, 구매력은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져 실질소득 감소, 국가부도 위기가 반복된다.

④이를 해결하겠다고 우파 정권이 등장하여 긴축정책을 펼친다.

⑤국가가 베푸는 공짜에 길들여진 국민은 고통을 견디지 못해 우파 정권을 내치고 포퓰리스트 정권에 표를 몰아준다.

⑥또 다시 포퓰리즘, 사회주의 정권으로 회귀하여 동일한 현상이 반복된다.

한 번 발을 집어넣으면 죽어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순환의 늪. 포퓰리즘이란 그처럼 무서운 것이다.

한 시절 산유국으로서 부를 향유했던 베네수엘라는 국민 모두가 포퓰리즘, 사회주의를 선호한 덕에 거지 국가가 되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신세로 전락했다.

#. 사회주의가 뭐 별 거인가?

포퓰리즘과 대중독재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아르헨티나의 페론주의나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책은 나치즘과 동류의 국가사회주의다. 이들의 슬로건은 자주독립, 사회정의, 다 같이 잘 살기, 공동선, 노동자 우대 등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의 비전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고, 국정지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다. 더불어 잘 살아야 하고, 국가가 내 삶을 책임지다니, 이게 사회주의 아니고 뭐란 말인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국가는 지속적으로 베푸는 정책을 펼친다. 문재인 케어와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고, 경제민주화가 그러하며, 반기업-친노조 정책이 그렇다. 급기야 주 52시간 이상은 일하고 싶어도 못하도록 불법으로 만들어 놓은 국가가 되어버렸다.

놀라운 선심 정책 덕에 지지층은 열광하는 반면, 반대층은 불만 대폭발이다. 피아 구분이 명확해질수록 정치구도는 저들에게 유리해진다. 세상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혹은 덜 가진 자)로 편 가르면 어느 쪽 머릿수가 더 많은가? 민주주의란 다수결로 승부가 갈리는 숫자놀음 아닌가.

#. 대중 장악을 위한 프로토콜

모세 시대에 광야를 유랑하던 유대인들에게 40년 간 하늘은 ‘만나(Manna)’를 공짜로 제공하여 먹고 살 걱정 없게 해주었다. 이 시대에 동일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열 받을 필요 없다. 하늘대신 국가·정부·사회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국가가 개인에게 선심 쓰는 돈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국가란 무형의 존재이므로 가진 돈도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세금’ 명목으로 가진 자 호주머니 털어 자기 지지층에게 뿌리는 일이다.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으면 돈을 찍거나 빚을 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만이다. 계속해서 빼앗기기만 하는 세력의 불만, 저항을 그냥 두면 사회 혼란을 야기하므로 그것을 퇴치하기 위해 강력한 프로파간다를 시행한다.

가진 자, 잘난 놈, 좋은 학벌, 서울 강남에 아파트 보유자, 스펙 제대로 쌓은 계층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기본이다. 그들에 대한 대중의 저항감이 폭발하도록 선전선동을 밥 먹듯이 행한다. 복잡한 문제가 불거지면 그 원인을 해외 탓(반일·반미), 전임 정부(이명박·박근혜)나 적폐세력(이승만·박정희) 탓으로 돌린다.

선전선동은 대중 의식화의 양 수레바퀴인데, 그것만으로는 대중 장악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저들은 잘 안다. 따라서 프로파간다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막기 위해 조직적인 폭력 행사가 수반된다. 나치는 당 무장조직인 돌격대, 친위대 같은 폭력집단을 이용해 독일 국민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조장하는 테러를 광범위하게 자행했다. 테러와 폭력이 일상화되면 저항세력은 무력함을 탓하며 수동적 입장이 되거나 방관자가 된다.

자기들 정책에 협조하는 자에게는 확실한 대가를 지불한다. 나치당의 폭력, 테러조직은 나치가 권력을 장악한 후 경찰·군대·체제수호기관 등에 취업시켜 확실한 대가를 제공했다. 그래야만 지지층을 결집시켜 저항세력을 조직적으로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이 모든 행위는 합법을 가장함으로써 형식상 국민의 지지를 얻어 진행하는 것으로 적당히 꾸며댄다. 의회민주주의 따위는 개에게나 던져주고, 촛불시위나 거리 투쟁 같은 직접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척 한다. 강한 자에게 빌붙는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대중을 우군으로 획득하기 위해서다. 대중을 확실하게 장악한 후엔 공포감을 조성하여 그들을 자신들의 지배하에 복종시킨다.

#.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2017년 프린스턴대 교수 얀 베르너 뮐러는 『누가 포퓰리스트인가』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뮐러 교수는 포퓰리즘이란 “국민이 직접 통치하도록 한다”는 민주주의의 최고 이상을 실현해주겠다고 약속하는 타락한 형태의 민주주의라고 정의했다.

이 책의 분석에 의하면 포퓰리스트들의 발언은 늘 거칠고 무례하다. 엘리트는 부패했으며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면서 ‘서민(국민)’을 엘리트의 반대되는 선량하고 옳은 집단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면서 끝없이 국민을 찾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외친다.

포퓰리스트는 또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연출을 선호한다. 14년간 장기 집권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서민들의 걱정을 들어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했다. 한 번은 생방송 도중 동석한 국방장관에게 “콜롬비아 국경 지대에 10개 전차대대를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대신 SNS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 연출이다. 뮐러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포퓰리즘은 정당 정치가 약해진 틈을 비집고 발아하는 대의민주주의의 독버섯이다. 기존 정치 체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때 포퓰리즘은 득세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가을 국민의 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희대의 포퓰리스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닮은꼴”이라고 공격했다. 발끈한 이 지사는 국민의 힘을 “부패 수구 DNA를 가진 희대의 사기집단”이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2017~2018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그는 “나는 포퓰리스트”라고 커밍아웃을 했다.

그렇게 커밍아웃을 선언한 인물이 내년 대선 주자 중에서 확실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 나라의 운명은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파라독스인가?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신흥국 ‘포퓰리즘 그림자’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전세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글로벌 투자자의 의사결정에서 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 간 자원 배분이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의사결정에서 필요한 것은 위험과 수익률의 프로파일이다. 대개 위험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조합에 따라 투자자금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흥국을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정도 발전된 금융 시장을 가졌지만 선진 시장 같은 충분한 안정성은 지니지 못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흥 시장 투자를 유도하려면 투자자들이 다소 높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2020년 새해 신흥국 분위기가 밝지 않다. 포퓰리즘 정책이 확산되면서 투자 위험은 높아지지만 실물경제가 악화되며 수익률은 떨어지는 국면이 우려된다. 신흥국 자산이 고위험·저수익 특징을 지닌 불안한 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과거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유동성을 회수하던 ‘테이퍼링’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경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상대적으로 침체된 미국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은 전 세계 신흥 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를 ‘위험추구채널’이라 하는데 신흥 시장 투자는 고위험 특징을 지니지만 당시 미국 같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기대수익이 높지 않아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신흥국 투자를 확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회복되며 저위험 선진국 시장에서도 충분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위험추구채널을 통해 전 세계로 방출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오며 신흥국이 자본 유출에 따른 경제 불안을 경험했던 것이다.

당시는 미국의 경제 회복과 통화정책으로 촉발된 신흥국 불안이었다면 2020년은 신흥국 자체가 문제다. 자본에 적대적인 정부 정책으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커졌다. 예를 들면 신흥국 국민 사이에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되는 와중에 이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대중영합적 정책이 쏟아졌다. 투자수익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재산 자체를 지키기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자본은 신흥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르헨티나다. 경제 악화로 페르난데스 정권이 수립됐는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를 지금처럼 악화시킨 시발점이 된 대중영합적 정책 ‘페론주의’ 성향이 강하다. 과거 페론주의 정책 아래서 비효율적인 재정지출과 방만한 정부 팽창으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겼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업에 과중한 조세 부담을 전가하면서 기업은 무너졌다. 또한 재정자금 조달을 위한 통화 증발로 엄청난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국내 자본의 해외 이탈을 초래한 바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모습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아르헨티나 또는 라틴아메리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된 상태에서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꺼내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압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 관련 업종이 아니면 해외 투자자에게 큰 매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영합정책으로 얼룩진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시장경제 논리, 경제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 전망도 어둡다. 수익은 거두지 못하면서 투자자의 재산권을 위협하는 고위험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