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폐쇄법” 현실화 하나… 부산 교회 ‘운영 중단’
수차례 대면예배 드려… 7일 0시부터 10일간
강서구청도 세계로교회에 ‘운영 중단’ 검토중
모두 최근 개정된 감염병예방법 제49조 근거
부산 서구청이 관내 한 교회에 7일 0시부터 10일 동안 운영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교회는 이 기간 중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려선 안 된다.
서구청에 따르면 이 같은 행정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방역지침에 따라, 현장 참여가 가능한 20명 이내의 필수 인원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함에도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가 7번이나 고발을 했다고 한다.
최근 개정된 ‘감염병 예방 및 관한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3항은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방역지침의 준수 명령을 위반한 관리자·운영자에게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하거나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운영의 중단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서구청은 지난 4일, 대면예배를 드린 것도 이 법에 따라 운영 중단 등의 명령이 가능한 방역지침 위반 사례에 해당하는지 질병관리청에 질의했고, 6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운영 중단 명령을 받은 자가 그 기간 중 운영을 계속한 경우에는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해야 한다고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3항은 밝히고 있다. 서구청도 이 교회가 운영 중단 행정명령을 어기고 예배를 드릴 경우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교회에서는 현재 가능한 비대면 예배조차 안 된다고 한다.
그 동안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일부 교회에 대해 해당 지자체가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감염병예방법 개정으로 인해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도 교회가 방역지침 명령을 위반하면 폐쇄가 가능하게 됐다.
한편, 부산 강서구청도 관내 세계로교회(담임 손현보 목사)에 대해 운영 중단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행정지도로서 ‘경고’ 조치는 내린 상태다. 이 교회 역시 대면예배를 드려왔으며, 수차례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구청 관계자는 “세계로교회가 어제(6일) 수요예배도 강행했다. 이에 추가 고발 조치를 할지, 아니면 행정명령을 내릴지 논의 중”이라며 “행정명령을 내린다면 운영 중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방역당국이 교회 폐쇄를 명령할 경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 같은 명령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고유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회에 대한 방역당국의 운영 중단 명령이 현실화 하고 교회 시설이 폐쇄될 위기에까지 놓이면서, 최근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을 “교회 폐쇄법”이라고 했던 교계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교계 목회자들과 법률가 등이 구성한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는 대면예배를 금지한 방역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자연에 따르면 이 같은 소송에 지금까지 497개 교회가 동참 의사를 밝혔고, 지난 4일 우선 서울지역 32개 교회가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소송을 추가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자연은 “그 동안 교회는 정부의 방역책을 믿고 피해를 감수하면서 정부 방침에 협조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형평과 원칙에 어긋난 행보를 보이며 개인의 기본권인 예배의 자유조차 박탈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98972#share
[사설] ‘집단 포비아’ 화살, 교회 겨냥하나
개그우먼 조혜련 씨가 지난 3일 주일에 교회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네티즌의 호된 비판에 사진을 삭제했다. 조 씨가 교회에서 찍은 사진에 ‘이 시국에 적절치 않은 게시물’, ‘방역수칙 위반 법대로 처벌’ 등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조 씨가 단순히 교회에 가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비대면 예배가 원칙이나 영상예배 송출에 20명 이내로 현장 참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조건 방역수칙을 어겼다고 할 수 없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도처에서 번지면서 개인이나 특정 집단 전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경향이 사회 곳곳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의 신앙행위가 비난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에도 무조건 공격하는 심리의 기저에는 이런 행위를 통해 불안감에서 도피하고 위안을 삼으려는 역심리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교회 등 종교시설과 되도록 멀리 떨어지려는 ‘교회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날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의 한 맘 카페에는 “정비소에 왔는데 정비사가 기독교인인 것 같다. 그냥 돌아가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당장 나가라”, “기독교인이 있는 곳은 무섭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자신이 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숨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일요일에 교회에 간 사람은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걸기도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순한 혐오가 아니라 일부 교회가 보여준 시민의식 부재에 따른 정당한 비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교회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가 나오고 그 피해가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잘못을 과잉 일반화하는 것은 방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당 교회가 방역을 소홀히 해 문제가 발생한 것은 변명할 수 없는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교회에 책임을 돌리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 혐오증까지 교회가 모두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오류를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의 밑바탕에는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불안심리가 깔려 있다. 그런 마음의 병이 코로나19 못지않게 사회 구성원에 전파돼 공동체 모두를 감염시키고 있다면 앞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방치하고 심화시킨 것은 두 말할 것 없이 정부와 방역 당국의 근시안적인 대처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하자마자 의사협회를 비롯해 모든 감염병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중국에서 오는 공항과 항만부터 봉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깡그리 무시했다.
제3차 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도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정해놓고 우물쭈물하며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로서는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감염병의 특성상 그 시기를 놓치는 순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사태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못살겠다”고 시위를 벌이거나 아예 방역당국에 저항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자 정부는 일부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언제는 코로나 고위험시설이라며 집합금지를 명령했다가 금방 입장을 바꿔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면 국민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가.
정부의 죽 끓듯이 바뀌는 방역원칙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방역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형평성이 없는, 노골적인 편 가르기의 폐해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는 교회 예배를 비대면으로 통제하고, 타종교는 다 허용하다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뒤늦게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보수단체가 주관하는 광화문 집회는 차벽을 겹겹이 쌓아 막고, 민노총 집회는 적당히 허용한 것도 방역당국이 감염병 정책에까지 정치 논리를 주입함으로써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게 된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자 한 명이 여러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염계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2명만 모여도 위험군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말은 거리두기 자체가 불가능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시설과 비교해 봐도 교회가 특별히 더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교회를 향한 마녀사냥식 비판과 집단적인 책임전가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일부 교회에서 여전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은 모든 한국교회에 크고 무거운 짐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교회를 폄하하고 비난하는 ‘집단 포비아’의 화살이 교회를 향해 정조준 되는 것까지 감수하라는 것은 방역은 물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코로나 이후에 우리 사회를 오염시킬 그 병증은 백신으로 해결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