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가 북 호응으로 큰 진전 이루고 있다”…왜 이런게 수능에서 나와!
사실도 안 맞고 선택지도 엉뚱…정책 홍보 위해 ‘바보 감별’ 수준의 문항 출제
“3점짜리 문항이라고 하기에는 수준이 너무 떨어져”
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영역 출제 문제 가운데 일부 문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3점이 배점된 문항이라고 하기에는 수준이 떨어져 ‘바보 감별’을 위한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문항은 ‘시험 문제’를 가장한 ‘정권 홍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사 영역 문항은 1번과 20번 총 2개다.
특히 20번 문항과 관련해서는 ‘시험 문제’를 가장한 ‘정권 홍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수능 한국사 영역의 마지막 문항인 해당 문항에서는 1992년 1월10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담화문이 지문과 함께 노태우 정권에서 이뤄진 정책으로 옳은 것을 고르라는 지시가 주어졌다.
해당 지문에서 제시된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하였습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노태우 대통령의 담화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더라도 ‘지난해 남과 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라는 문장을 통해 이 글이 1992년에 작성됐음을 알 수 있었다.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이 1991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당 문항의 보기에서는 ▲당백전 발행 ▲도병마사 설치 ▲노비안검법 시행 ▲대마도(쓰시마) 정벌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등 다섯 가지 보기가 주어졌다.
이 문항 역시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진 해를 알지 못하더라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이 정답임을 알 수 있어 해당 문항에 어째서 3점이 배점됐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991년 12월13일 남·북 양측이 합의해 1992년 2월18일 발효된 남북 기본합의서는 ▲분단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의 재확인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특히 남·북 쌍방이 상호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쌍방의 내부 문제에 상호 간섭하지 않기로 함을 골자로 하는 문서다.
또 지적되고 있는 점은 해당 문항이 ‘정권 홍보’ 차원에서 출제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해당 문항을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정권 정책 홍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출제자의 정치적 의도가 전달되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1번 문항은 “지금 보고 있는 유물은 ○○○ 시대에 제작된 뗀석기입니다. 이 유물은 사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라는 지문과 함께 제시된 다섯 가지의 보기 가운데 적절한 유물을 고르라는 지시가 주어졌다.
출제자는 수험생이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는지를 묻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진과 함께 제시된 다섯 가지 유물이 각각 주먹도끼, 비파형 동검, 덩이쇠, 앙부일구, 상평통보여서, 설사 ‘뗀석기’라는 단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수험자는 ‘석기’라는 단어만으로도 주먹도끼가 정답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3점이 배점된 문제 치고는 너무 쉬웠던 것. 구석기와 중석기, 신석기 시대의 유물들을 각각 보여주고 그 가운데에서 적절한 답을 고르게 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이는 것이 이제까지의 출제 경향이었다.
문제를 직접 살펴본 네티즌(누리꾼)들은 “너무 쉬워서 ‘바보 감별’을 위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8537
너무 쉬운 ‘수능 한국사’ 20번…”대북정책 간접홍보 아니냐”
남북평화정책 지문 내고 보기 1개만 현대사 영역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한국사 시험 문제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4일 SNS에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문제 20번(사진)을 게재하고 “어떤 생각이 드시냐”며 출제 의도를 비판했다.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취지의 게시글이다.
올해 수능의 한국사 20번 문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제시하며 당시 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고르는 5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다. 4개 보기는 ‘당백전 발행’, ‘도병마사 설치’, ‘노비안검법 시행’, ‘대마도 정벌’ 등 고려·조선 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제시했다. 5번 보기만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하였다’는 현대사였다. 통상 난도가 높은 3점 배점 문제가 지나치게 쉽게 출제됐다는 비판과 함께 남북평화정책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