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가 본 광화문 “평양보다 더해” “말그대로 미쳤어”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인 9일에도 서울 도심은 ‘차벽’으로 뒤덮였다. 철제 펜스를 세우고 일정 간격으로 경찰을 배치해 광장 진입을 통제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180여개 부대 10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도심에서 진행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관리했다. 공휴일 나들이를 나왔거나 출근한 시민들 중 상당수가 큰 불편함을 겪었고, 일부는 경찰 통제에 불만을 터트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차벽까지 동원해 도심 통행을 통제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드문 일이다. 10월9일 한글날, 외국인의 눈에 이날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본지는 한글날 서울 도심을 누빈 채드 오 캐롤(Chad O’ Carroll) 코리아리스크그룹 등 한국 내 취재를 벌이고 있는 여러 외신 기자들의 트위터를 따라가봤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이자 지한파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그는 “지금 서울은 말 그대로 미쳤다(literally insane)” “완전히 우스꽝스럽다(totally ridiculous)”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평양의 군사 퍼레이드 취재 경험도 있다는 그는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인 8일 저녁부터 도심일대에 작전을 짜듯 차벽을 세우고 철제 펜스를 도로에 깔았다. 캐롤 대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지만 광화문이 미로(maze)와 철제 장벽으로 변했다”며 “이게 다 하룻 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WTF Seoul”이라며 비속어까지 사용했다.
다음날 그는 광화문에서 거리를 막고 서있는 경찰 부대의 행렬을 마주했다. 그는 “경찰이 광화문을 걸어 잠궜다”며 “경찰 버스가 얼마나 많이 집합했는지 보여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한국이 추락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캐롤 대표는 이후 카메라를 들고 광화문 도심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서울의 모습은 정말로 우스꽝스럽다”며 “점심 먹으러 베이커리에 가는데 4곳의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쳐야 했다”고 했다. 그는 “목적지까지 개인적으로 한명의 경찰이 나를 따라왔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링크하며 그는 “너무나 지나쳤다(total overkill)”이라고 했다.
캐롤 대표는 이후 30초짜리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200m를 걷는데 얼마나 많은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쳤는지 세어보라”며 “말 그대로 미쳤다”고 했다.
다른 외신기자들도 차벽과 철제 펜스에 둘러싸인 광화문 풍경에 한마디씩 얹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로라 비커 서울특파원은 “코로나 와중에도 집회를 하는 이들을 막기 위해 중앙 광장의 모든 부분에 저지선을 쳤다(cordoned off)”며 “그래서 아무도 갈 수 없다”고 했다.
채널뉴스아시아(CNA)의 임연숙 서울지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철제 펜스를 치는데 이 곳을 걸어다니면 거리두기를 할 수 없어 싫었다”며 “가능하면 오늘 광화문에서는 피해 있으라”고 당부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집회에 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부 단체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집회를 다시 시도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가 지나서야 도심에 설치된 차벽과 철제 펜스를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https://news.v.daum.net/v/20201009171603170
광화문은 막고…서울대공원 주차장 만원, 롯데월드엔 100m 줄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는 경찰이 차벽을 두르고 경력을 배치해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그러나 이 같은 통제가 무색하게, 같은 시각 롯데월드·서울대공원 등 유원지와 전국 고속도로는 주말까지 3일간 이어지는 연휴를 만끽하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롯데월드 정문 앞에는 놀이공원을 찾아온 손님 80여명이 100m가량의 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 입장하는 데까지 45분이 걸렸다. 대부분 교복을 입고 데이트를 나온 커플,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를 나온 젊은 부부들이었다.
놀이공원 내부 유명 놀이기구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 물놀이 기구엔 손님 230여명이 줄을 서 대기 시간이 90분이었다. 다른 롤러코스터 기구 앞엔 10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은 놀이 공원에서 음료를 마시며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 썼고, 남녀 커플들은 아예 마스크를 벗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놀이공원 직원들이 줄을 선 사람들에게 “서로 거리를 띄워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부분 사람은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별다른 제재 조치는 없었다.
이날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오후 1시 30분쯤 67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원 주차장은 승용차와 관광버스로 이미 만차(滿車)였다. 유모차를 끌고 주차장을 나오던 이모(39)씨는 “아이에게 동물원을 구경시켜주려고 찾아왔는데, 진입로에서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데만 3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분식, 솜사탕, 번데기 등을 파는 노점과 그 옆 파라솔 테이블에도 가족 단위 고객들이 몰려 마스크를 벗고 간식을 먹었다.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 먹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경찰은 서울 전역에 검문소 57곳을 두고 차량을 검문·검색했지만, 정작 전국 고속도로는 나들이객들로 인해 곳곳이 정체였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행선은 6시간 20분, 상행선은 5시간 20분이 소요되는 등 심각한 정체를 빚었다. 이날 전국 고속도로 교통 예상량은 483만대로, 지난 추석 연휴 첫날(9월 30일, 457만대)보다 많았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0/10/10/QZVHIJ2Y2JBT7FRCYTOESLLGHA/
한글날 ‘재인산성’에 또 봉쇄된 광화문광장…도심 곳곳서 기상천외한 ‘문재인 하야 게릴라 기자회견’으로 뚫려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을 파면한다” 정부 봉쇄에 맞서 기상천외한 온라인 기자회견으로 돌파
독립문 앞 케이프로라이프, “4주 낙태허용? 태아, 여성, 청소년 다 죽는다”
돈화문 앞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 “문재인 정권은 정치 방역 중단하라”
남대문 앞 파주운정 참좋은교회, 문정권 교회 탄압 고발
보신각 앞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 전광훈 목사 성명서 낭독
한글날인 9일 문재인 정부는 개천절에 이어 또다시 경찰을 동원해 광화문 광장을 봉쇄했다. 경찰은 서울 시내 진입로 57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력 187개 중대 1만 2000여 명을 동원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검문했다. 이날 오전 7시경부터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와 인도 등에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그러나 이날 보수우파 애국시민들은 서울 독립문, 돈화문, 남대문, 보식각에서 각각 10인 미만 게릴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 규탄을 이어갔다.
이날 게릴라 온라인 국민대회의 사회를 맡은 손상대 손상대TV 대표는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의 얼토당토않은 정치방역과 재인산성에 가로막혀 광화문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며 “문재인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는 케이프로라이프가 낙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케이프로라이프는 ‘14주 낙태허용? 태아, 여성, 청소년 다 죽는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왔다. 송혜정 케이프로라이프 상임대표는 “정부의 낙태 개정안을 살펴보면 여성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낙태를 쉽게 하는 방안만 나열돼 있다”며 “낙태허가증을 발급하겠다는 정부, 태아와 여성의 생명에 관심 없는 정부를 여성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낙태법의 입법 목적은 태아의 생명 보호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입법안은 사실상 목적을 상실했으며 결국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것과 마참가지”라며 “우리나라 여성의 95.3%가 임신 12주 이내에 낙태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은 결국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이며, 사회경제적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단 하루 동안의 형식적인 상담 및 숙려 시간을 갖은 뒤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태아 살인을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결국 여성의 출산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참담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여성을 착취하는 정부의 낙태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앞에는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이 문재인 정권의 정치 방역을 고발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 겸 자유책임비전포럼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를 빙자해 국민들의 자유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을 압살하고 있다. 또 지난 3일 개천절 집회에는 경찰차로 ‘재인산성’을 쌓더니 오늘은 경찰 펜스로 ‘재인펜스’를 만들어 광화문을 봉쇄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정치방역, 패륜방역, 파쇼방역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 부원장은 “문재인 정권은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방역을 자신들의 정치권력 연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원장은 “우리가 광화문에 나간 이유 중 첫째는 문재인 정권이 우리 5천만 국민을 김정은의 핵 위협 앞에 굴종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문 정권은 북한 핵을 폐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않았다. 오히려 북핵은 우리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국민을 호도해 북핵의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또한 북한과 9.19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 수도권 지역의 생명과 안전, 방위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는 파주운정 참좋은교회 신도들이 나와 문재인 정권의 교회 탄압을 비판했다. 이 교회 고병찬 담임목사는 “전국 30만 목회자 1200만 성도들 그리고 5천만 국민들에게 고한다”며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지난 1월 처음으로 우리나라로 전파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 문재인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은 교회에 코로나 확산 책임을 전가하고 예배와 찬양,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하면서 국민들 사이를 이간하고 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우리교회는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방역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는데 맘카페 회원들이 우리교회 성도들이 8.15 국민대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좌파 언론을 앞세워 파주 시청에 민원을 넣어 교회를 강제 폐쇄되게 만들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우리교회에 일어난 일은 앞으로 한국교회 모두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기독교를 겨냥한 종교탄압을 중단하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강연재 변호사가 대독한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갈라치기와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방법을 사용하며 헌법 파괴의 길로 직행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 규제는 중심이 될 수 없음에도 우리국민은 점차 이를 잊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는 야외집회에 맞는 관리감독, 방역수칙을 마련하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고발, 강제연행, 구상권 청구 협박을 하며 자유를 말살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방역 사기,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순응하지 말고 저항해야 한다. 자유를 되찾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정부가 언론, 검찰, 경찰 등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본인들이 적폐면서 남 탓을 하는 ‘적폐론’으로 국민, 기업, 교회 등을 통제하고 규제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이런 나라의 미래는 다름 아닌 북한이고 베네수엘라”라며 “국민들은 무지와 착각과 안일에 젖어 하루하루 일상을 살다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그런 나라에 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고영일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종속과 비겁함을 규탄했다. 고 변호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규정하여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을 앞세워 사법부의 독립을 철저히 파괴해왔으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하도록 강요해왔다. 법관들은 이에 굴복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사법부는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비겁한 지식인 집단의 대명사로 전락했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자유와 권리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이 같은 행태를 취하는 것을 보며 더더욱 처참한 느낌을 갖는다”고 했다. 고 변호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생명권을 지켜주지도 못하는 정부, 국가안보를 무너뜨리는 정부, 국민들의 이전의 자유 및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에 대항해 국민들이 자유를 보호해달라고 기댈 곳은 사법부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 기술자들’로 전락했으며 정권의 불법을 합리화시키는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과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각각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한편 이날 도심 곳곳에선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도 진행됐다.
애국순찰팀의 차량 9대는 이날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로 서울에 진입해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 인근과 추미애 장관의 광진구 자택 근처로 오후 4시 30분께 행진했다. 우리공화당의 차량시위대는 오후 2시께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출발해 잠실역∼가락시장사거리∼올림픽공원사거리∼몽촌토성역 코스로 이동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56
차벽과 펜스에 가로막힌 광화문광장…경찰의 위법 행위는 극에 달했다
“목적지가 어디입니까?”…경찰, 광화문광장 향하는 시민들 통행 차단
경찰, ‘불법집회’ 막는다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원천봉쇄’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기초 법률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경찰 측이 설치한 차벽과 펜스 등은 늦은 오후 모두 철거돼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인 9일(한글날), 시민들로 붐벼야 했을 서울 광화문광장은 경찰이 동원한 수백 대의 경찰 버스로 이뤄진 차벽과 펜스로 가로막혔다.
이날 차벽 및 펜스 설치와 관련해 경찰 측은 “오늘(9일) 오전 7시께 차벽 설치를 시작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천절(3일)보다는 경찰 버스를 줄였고, 개천절과 달리 차벽이 광화문 광장을 둘러싸지도 않았다”고 했다. ‘과잉대응’ 논란이 인 ‘광화문광장 원천봉쇄’가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찰 측 설명과 같이 광화문광장 주위가 차벽으로 둘러쳐지지는 않았지만, 광화문광장 외곽 지역에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진입할 수 있는 모든 도로에는 차벽이 둘러쳐졌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골목에는 방패를 든 전경들이 배치됐으며, 필요 최소한의 인원이 드나들 수 있도록 틔워 놓은 경찰 측 차량과 차량 사이의 공간에는 경력을 빽빽이 배치해 둠으로써 경찰은 시민들의 광화문광장 출입을 통제했다.
“목적지가 어디입니까?”
이날 광화문광장 쪽 출입을 통제한 현장의 경찰 관계자들은 광화문광장 쪽으로 가려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가려는 곳이 어디인지 물었다. “광화문광장 쪽으로간다”고 답한 시민들에게 경찰 관계자들은 “오늘 광화문광장으로는 갈 수 없다”며 시민들을 되돌려보냈다. “왜 못 가느냐”는 식으로 경찰 관계자들에 항의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지만, 경찰과의 말싸움을 이내 포기한 이들은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어째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느냐는 물음에 현장의 경찰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불법집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경찰은 광화문광장 쪽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불법적으로 집회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경찰 신분증(국가공무원증)을 제시하고 소속과 관등성명을 밝히는 경찰관은 거의 없었다.
경찰공무원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경찰관직무집행법’(경직법) 제3조(불심검문)에 따르면 경찰관은 ‘수상한 행동이나 그 밖의 주위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어떠한 죄를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해당 인물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다만,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경찰관은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질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하며 질문을 당한 이에게는 ‘의사에 반해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는 질문을 하는 경찰관이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이며, 같은 법률 12조는 ‘이 법에 규정된 경찰관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해를끼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엄하게 금하고 있다. 경찰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들 가운데 증거로써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이의 경우 해당 경찰공무원에 대한 형사 처벌을 사법 기관에 요구할 수 있다.
수색영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의 신체를 수색하는 것 또한 불법이므로 경찰의 수색 시도에 대해서도 시민은 이를 거부하고 법률로써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한편,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보신각과 그 일대에서는 지난 4월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깃발 등을 들고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접근하려고 해 경찰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이 설치한 펜스 등은 이날 늦은 오후 모두 철거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