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October 10, 2020

文대통령 ‘종전선언’ 제안에…美 내부 회의론에 냉소적 반응까지

文대통령 ‘종전선언’ 제안에…美 내부 회의론에 냉소적 반응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양국의 협력과 조율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의론과 함께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한 노력에 있어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우리는 단합된 대북 대응을 위한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과 종전선언 제안의 전후 맥락을 따져본 뒤 내부 조율을 거쳐 연설 하루 뒤인 이날 입장을 내놨다.

 

한미 협력에 대한 원칙론을 밝히면서 동시에 ‘조율’과 ‘단합’을 강조함으로써 한국 정부에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함께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한 질의에는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만 답변했다. 문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거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국무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의 개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 협의나 조율 요청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및 그 과정의 단계적 상응조치를 진행해왔는데도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미국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별로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해 “북한과 뭔가를 해보려는 또 다른 절박한 시도로 보이지만 앞서 시도했던 ‘동북아 철도협력’ 구상과 같은 게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시도하더라도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미 정부의 반응에 한국 외교가에서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종전선언이 구체화될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현실화 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미 정부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비판 강도는 더 세고 노골적이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종전선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실만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평화프로세스의 단계가 아닌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환상’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혹평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의 열쇠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 달성이 한국전쟁의 영구 종식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비전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00924/103096498/1

 

 

“문 대통령 종전선언 언급, 기존 주장 반복…미국 응답할 상황 아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 다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기존 입장 반복이라는 지적과 전략적 비전의 따른 조치 등으로 풀이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에 대한 합의 도달을 위한 유연한 접근 방식을 언급하는 기존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한 미국 부대사를 역임한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은 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전날 코리아소사이어티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제안한 ‘종전선언’은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에서 도출하고 합의한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이며, 당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추진했었다는 겁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종전선언’ 제안은 문 대통령의 전략적 비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개인의 죽음은 불행한 사건이고 이 사건이 남북 관계를 후퇴시킬 수 있지만, 기존의 전략을 완전히 무너뜨려서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라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특히 지난 몇 년 간 북한이 어느 정도 껍데기를 벗고 나오기 시작한 만큼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문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에 현재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이 응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 위원장이 재선이 안될 수도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자본을 계속 소비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을 것이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면 그런 ‘종전선언’을 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정전 협정’이 사실상 한국전쟁을 끝낸 상황에서 ‘종전 선언’ 협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혼란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전이 끝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국제법적으로도 복잡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이해는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이날 같은 행사에서, 한국이 ‘종전선언’을 이루기 위해서 미국은 물론 일본 등 주변국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와대가 미한일 그리고 한일 관계가 이 목표에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그런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관련국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할 의향”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임하기 위해 미국은 전념하고 있다며, 그런 제안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experts-moons-endof-koreanwar-declaration-notnew

 

 

전 미 사령관 “종전선언 하려면 북한 병력·무기 후방철수해야…억지력 집중할 때”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주장한 ‘종전선언’ 논의를 하려면 한국을 겨냥해 전진배치된 북한 병력과 무기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면전 태세에 집중하는 북한이 그런 선언에 관심을 가질 리 없는 만큼, 한국은 종전선언이 아니라 억지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은 남북한의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의 결과이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했던 벨 전 사령관은 24일 VOA에 “양측이 충돌을 끝내겠다고 완전히 동의하고, 충돌을 계속할 수 있는 군 태세와 역량을 분명하고 검증 가능하게 철회해야 종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전이 끝났다고 선언하려면 북한의 사전 조치가 필수”라며, 우선 “비무장지대(DMZ) 북쪽에 배치돼 서울과 한국의 다른 북쪽 지역 도시들을 위협하는 북한의 대포와 미사일 역량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포를 한국에 위협이 되는 사정권 훨씬 바깥쪽에 있는, 미리 정해놓은 선 북쪽으로 후퇴시켜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또한 “북한은 공세적인 지상 공격 진형을 갖춘 채 전진 배치돼 있는 대규모 병력과 탄약, 연료, 다른 군수품들을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훨씬 북쪽에 있는 선 밖으로 철수시켜 한국에 대한 기습 지상 공격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두 번째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 두가지 조건에 동의한다면 한국전 종전 선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해당 조건이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종전선언을 절대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만약 그런 조건이 이행된다면 평화조약 관련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은 종전선언에 관심이 없다”며 “그들은 한국에 대한 위협과 도발 역량, 그리고 전면전 수행 태세에만 관심을 쏟고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주도 하에 한반도를 통일할 때까지, 혹은 ‘중국의 상전(Chinese masters)’이 평화를 지시할 때까지 이런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더 나아가 “실질적인 진전은 중국이 북한의 극도로 공격적인 전쟁 준비태세를 끝내기 원할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그 때까지 한국과 미국은 군사력과 준비태세를 통한 억지력 유지에 전념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오직 군사력을 통한 억지력만이 북한을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4일 VOA에 “미국과 중국 정상이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남북 간 평화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다소 모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석좌는 “미국과 중국 간 협력이 없이 한반도 평화가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peace-declaration-0

 

외신기자가 본 광화문 “평양보다 더해” “말그대로 미쳤어”…광화문은 막고…서울대공원 주차장 만원, 롯데월드엔 100m 줄

 

외신기자가 본 광화문 “평양보다 더해” “말그대로 미쳤어”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인 9일에도 서울 도심은 ‘차벽’으로 뒤덮였다. 철제 펜스를 세우고 일정 간격으로 경찰을 배치해 광장 진입을 통제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180여개 부대 10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도심에서 진행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관리했다. 공휴일 나들이를 나왔거나 출근한 시민들 중 상당수가 큰 불편함을 겪었고, 일부는 경찰 통제에 불만을 터트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차벽까지 동원해 도심 통행을 통제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드문 일이다. 10월9일 한글날, 외국인의 눈에 이날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본지는 한글날 서울 도심을 누빈 채드 오 캐롤(Chad O’ Carroll) 코리아리스크그룹 등 한국 내 취재를 벌이고 있는 여러 외신 기자들의 트위터를 따라가봤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이자 지한파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그는 “지금 서울은 말 그대로 미쳤다(literally insane)” “완전히 우스꽝스럽다(totally ridiculous)”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평양의 군사 퍼레이드 취재 경험도 있다는 그는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인 8일 저녁부터 도심일대에 작전을 짜듯 차벽을 세우고 철제 펜스를 도로에 깔았다. 캐롤 대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지만 광화문이 미로(maze)와 철제 장벽으로 변했다”며 “이게 다 하룻 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WTF Seoul”이라며 비속어까지 사용했다.

다음날 그는 광화문에서 거리를 막고 서있는 경찰 부대의 행렬을 마주했다. 그는 “경찰이 광화문을 걸어 잠궜다”며 “경찰 버스가 얼마나 많이 집합했는지 보여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한국이 추락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캐롤 대표는 이후 카메라를 들고 광화문 도심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서울의 모습은 정말로 우스꽝스럽다”며 “점심 먹으러 베이커리에 가는데 4곳의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쳐야 했다”고 했다. 그는 “목적지까지 개인적으로 한명의 경찰이 나를 따라왔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링크하며 그는 “너무나 지나쳤다(total overkill)”이라고 했다.

캐롤 대표는 이후 30초짜리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200m를 걷는데 얼마나 많은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쳤는지 세어보라”며 “말 그대로 미쳤다”고 했다.

다른 외신기자들도 차벽과 철제 펜스에 둘러싸인 광화문 풍경에 한마디씩 얹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로라 비커 서울특파원은 “코로나 와중에도 집회를 하는 이들을 막기 위해 중앙 광장의 모든 부분에 저지선을 쳤다(cordoned off)”며 “그래서 아무도 갈 수 없다”고 했다.

채널뉴스아시아(CNA)의 임연숙 서울지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철제 펜스를 치는데 이 곳을 걸어다니면 거리두기를 할 수 없어 싫었다”며 “가능하면 오늘 광화문에서는 피해 있으라”고 당부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집회에 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부 단체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집회를 다시 시도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가 지나서야 도심에 설치된 차벽과 철제 펜스를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https://news.v.daum.net/v/20201009171603170

 

광화문은 막고…서울대공원 주차장 만원, 롯데월드엔 100m 줄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는 경찰이 차벽을 두르고 경력을 배치해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그러나 이 같은 통제가 무색하게, 같은 시각 롯데월드·서울대공원 등 유원지와 전국 고속도로는 주말까지 3일간 이어지는 연휴를 만끽하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롯데월드 정문 앞에는 놀이공원을 찾아온 손님 80여명이 100m가량의 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 입장하는 데까지 45분이 걸렸다. 대부분 교복을 입고 데이트를 나온 커플,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를 나온 젊은 부부들이었다.

놀이공원 내부 유명 놀이기구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 물놀이 기구엔 손님 230여명이 줄을 서 대기 시간이 90분이었다. 다른 롤러코스터 기구 앞엔 10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은 놀이 공원에서 음료를 마시며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 썼고, 남녀 커플들은 아예 마스크를 벗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놀이공원 직원들이 줄을 선 사람들에게 “서로 거리를 띄워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부분 사람은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별다른 제재 조치는 없었다.

이날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오후 1시 30분쯤 67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원 주차장은 승용차와 관광버스로 이미 만차(滿車)였다. 유모차를 끌고 주차장을 나오던 이모(39)씨는 “아이에게 동물원을 구경시켜주려고 찾아왔는데, 진입로에서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데만 3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분식, 솜사탕, 번데기 등을 파는 노점과 그 옆 파라솔 테이블에도 가족 단위 고객들이 몰려 마스크를 벗고 간식을 먹었다.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 먹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경찰은 서울 전역에 검문소 57곳을 두고 차량을 검문·검색했지만, 정작 전국 고속도로는 나들이객들로 인해 곳곳이 정체였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행선은 6시간 20분, 상행선은 5시간 20분이 소요되는 등 심각한 정체를 빚었다. 이날 전국 고속도로 교통 예상량은 483만대로, 지난 추석 연휴 첫날(9월 30일, 457만대)보다 많았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0/10/10/QZVHIJ2Y2JBT7FRCYTOESLLGHA/

 

 

 

한글날 ‘재인산성’에 또 봉쇄된 광화문광장…도심 곳곳서 기상천외한 ‘문재인 하야 게릴라 기자회견’으로 뚫려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을 파면한다” 정부 봉쇄에 맞서 기상천외한 온라인 기자회견으로 돌파

독립문 앞 케이프로라이프, “4주 낙태허용? 태아, 여성, 청소년 다 죽는다”

돈화문 앞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 “문재인 정권은 정치 방역 중단하라”

남대문 앞 파주운정 참좋은교회, 문정권 교회 탄압 고발

보신각 앞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 전광훈 목사 성명서 낭독

 

한글날인 9일 문재인 정부는 개천절에 이어 또다시 경찰을 동원해 광화문 광장을 봉쇄했다. 경찰은 서울 시내 진입로 57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력 187개 중대 1만 2000여 명을 동원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검문했다. 이날 오전 7시경부터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와 인도 등에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그러나 이날 보수우파 애국시민들은 서울 독립문, 돈화문, 남대문, 보식각에서 각각 10인 미만 게릴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 규탄을 이어갔다.

이날 게릴라 온라인 국민대회의 사회를 맡은 손상대 손상대TV 대표는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의 얼토당토않은 정치방역과 재인산성에 가로막혀 광화문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며 “문재인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는 케이프로라이프가 낙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케이프로라이프는 ‘14주 낙태허용? 태아, 여성, 청소년 다 죽는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왔다. 송혜정 케이프로라이프 상임대표는 “정부의 낙태 개정안을 살펴보면 여성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낙태를 쉽게 하는 방안만 나열돼 있다”며 “낙태허가증을 발급하겠다는 정부, 태아와 여성의 생명에 관심 없는 정부를 여성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낙태법의 입법 목적은 태아의 생명 보호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입법안은 사실상 목적을 상실했으며 결국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것과 마참가지”라며 “우리나라 여성의 95.3%가 임신 12주 이내에 낙태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은 결국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이며, 사회경제적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단 하루 동안의 형식적인 상담 및 숙려 시간을 갖은 뒤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태아 살인을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결국 여성의 출산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참담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여성을 착취하는 정부의 낙태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앞에는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이 문재인 정권의 정치 방역을 고발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 겸 자유책임비전포럼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를 빙자해 국민들의 자유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을 압살하고 있다. 또 지난 3일 개천절 집회에는 경찰차로 ‘재인산성’을 쌓더니 오늘은 경찰 펜스로 ‘재인펜스’를 만들어 광화문을 봉쇄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정치방역, 패륜방역, 파쇼방역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 부원장은 “문재인 정권은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방역을 자신들의 정치권력 연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원장은 “우리가 광화문에 나간 이유 중 첫째는 문재인 정권이 우리 5천만 국민을 김정은의 핵 위협 앞에 굴종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문 정권은 북한 핵을 폐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않았다. 오히려 북핵은 우리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국민을 호도해 북핵의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또한 북한과 9.19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 수도권 지역의 생명과 안전, 방위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는 파주운정 참좋은교회 신도들이 나와 문재인 정권의 교회 탄압을 비판했다. 이 교회 고병찬 담임목사는 “전국 30만 목회자 1200만 성도들 그리고 5천만 국민들에게 고한다”며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지난 1월 처음으로 우리나라로 전파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 문재인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은 교회에 코로나 확산 책임을 전가하고 예배와 찬양,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하면서 국민들 사이를 이간하고 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우리교회는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방역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는데 맘카페 회원들이 우리교회 성도들이 8.15 국민대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좌파 언론을 앞세워 파주 시청에 민원을 넣어 교회를 강제 폐쇄되게 만들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우리교회에 일어난 일은 앞으로 한국교회 모두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기독교를 겨냥한 종교탄압을 중단하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강연재 변호사가 대독한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갈라치기와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방법을 사용하며 헌법 파괴의 길로 직행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 규제는 중심이 될 수 없음에도 우리국민은 점차 이를 잊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는 야외집회에 맞는 관리감독, 방역수칙을 마련하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고발, 강제연행, 구상권 청구 협박을 하며 자유를 말살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방역 사기,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순응하지 말고 저항해야 한다. 자유를 되찾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정부가 언론, 검찰, 경찰 등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본인들이 적폐면서 남 탓을 하는 ‘적폐론’으로 국민, 기업, 교회 등을 통제하고 규제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이런 나라의 미래는 다름 아닌 북한이고 베네수엘라”라며 “국민들은 무지와 착각과 안일에 젖어 하루하루 일상을 살다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그런 나라에 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고영일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종속과 비겁함을 규탄했다. 고 변호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규정하여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을 앞세워 사법부의 독립을 철저히 파괴해왔으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하도록 강요해왔다. 법관들은 이에 굴복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사법부는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비겁한 지식인 집단의 대명사로 전락했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자유와 권리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이 같은 행태를 취하는 것을 보며 더더욱 처참한 느낌을 갖는다”고 했다. 고 변호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생명권을 지켜주지도 못하는 정부, 국가안보를 무너뜨리는 정부, 국민들의 이전의 자유 및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에 대항해 국민들이 자유를 보호해달라고 기댈 곳은 사법부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 기술자들’로 전락했으며 정권의 불법을 합리화시키는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자유책임당 창당 준비위원들과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각각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한편 이날 도심 곳곳에선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도 진행됐다.

애국순찰팀의 차량 9대는 이날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로 서울에 진입해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 인근과 추미애 장관의 광진구 자택 근처로 오후 4시 30분께 행진했다. 우리공화당의 차량시위대는 오후 2시께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출발해 잠실역∼가락시장사거리∼올림픽공원사거리∼몽촌토성역 코스로 이동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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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과 펜스에 가로막힌 광화문광장…경찰의 위법 행위는 극에 달했다

 

“목적지가 어디입니까?”…경찰, 광화문광장 향하는 시민들 통행 차단

경찰, ‘불법집회’ 막는다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원천봉쇄’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기초 법률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경찰 측이 설치한 차벽과 펜스 등은 늦은 오후 모두 철거돼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인 9일(한글날), 시민들로 붐벼야 했을 서울 광화문광장은 경찰이 동원한 수백 대의 경찰 버스로 이뤄진 차벽과 펜스로 가로막혔다.

 

이날 차벽 및 펜스 설치와 관련해 경찰 측은 “오늘(9일) 오전 7시께 차벽 설치를 시작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천절(3일)보다는 경찰 버스를 줄였고, 개천절과 달리 차벽이 광화문 광장을 둘러싸지도 않았다”고 했다. ‘과잉대응’ 논란이 인 ‘광화문광장 원천봉쇄’가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찰 측 설명과 같이 광화문광장 주위가 차벽으로 둘러쳐지지는 않았지만, 광화문광장 외곽 지역에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진입할 수 있는 모든 도로에는 차벽이 둘러쳐졌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골목에는 방패를 든 전경들이 배치됐으며, 필요 최소한의 인원이 드나들 수 있도록 틔워 놓은 경찰 측 차량과 차량 사이의 공간에는 경력을 빽빽이 배치해 둠으로써 경찰은 시민들의 광화문광장 출입을 통제했다.

 

“목적지가 어디입니까?”

 

이날 광화문광장 쪽 출입을 통제한 현장의 경찰 관계자들은 광화문광장 쪽으로 가려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가려는 곳이 어디인지 물었다. “광화문광장 쪽으로간다”고 답한 시민들에게 경찰 관계자들은 “오늘 광화문광장으로는 갈 수 없다”며 시민들을 되돌려보냈다. “왜 못 가느냐”는 식으로 경찰 관계자들에 항의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지만, 경찰과의 말싸움을 이내 포기한 이들은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어째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느냐는 물음에 현장의 경찰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불법집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경찰은 광화문광장 쪽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불법적으로 집회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경찰 신분증(국가공무원증)을 제시하고 소속과 관등성명을 밝히는 경찰관은 거의 없었다.

경찰공무원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경찰관직무집행법’(경직법) 제3조(불심검문)에 따르면 경찰관은 ‘수상한 행동이나 그 밖의 주위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어떠한 죄를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해당 인물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다만,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경찰관은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질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하며 질문을 당한 이에게는 ‘의사에 반해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는 질문을 하는 경찰관이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이며, 같은 법률 12조는 ‘이 법에 규정된 경찰관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해를끼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엄하게 금하고 있다. 경찰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들 가운데 증거로써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이의 경우 해당 경찰공무원에 대한 형사 처벌을 사법 기관에 요구할 수 있다.

 

수색영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의 신체를 수색하는 것 또한 불법이므로 경찰의 수색 시도에 대해서도 시민은 이를 거부하고 법률로써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한편,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보신각과 그 일대에서는 지난 4월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깃발 등을 들고서 광화문광장 쪽으로 접근하려고 해 경찰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이 설치한 펜스 등은 이날 늦은 오후 모두 철거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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