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속국 자처하는 ‘K-외교’와 ‘K-저널리즘’…21세기 親中 사대주의가 더 치욕적인 이유

 

 

중국의 속국 자처하는 ‘K-외교’와 ‘K-저널리즘’

 

19세기 조선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그야말로 우물안의 개구리다. 언제 우물 밖 세상에 눈을 뜰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전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사실상 중국의 속국임을 자처하는 K-외교·K-저널리즘에 진절머리가 난다.

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외무장관과 일본 도쿄에서 비공식 4자(者) 안보회의을 갖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이 공동의 목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4자 회담이 제적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세 나라도 중국과 극도의 긴장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현재 중국과 라다크 지역을 둘러싸고 전면전(全面戰) 직전에 있는 상태이고, 호주도, 중국의 전방위적 침투공작이 드러난 이래,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에 전면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尖閣〕 제도의 영유권 문제를 비롯, 외교·군시적으로 중국과 가장 험악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임 총리의 노선을 계승, 미국 및 중화민국(대만)과의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에 대항하고 있다. 4자 협의체는 그야말로 인도·태평양의 반(反)중국연합체다.

4자 회담은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각국이 조직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닮아있기 때문에 ‘아시아판(版) 나토’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4자 회동이 장래에 제도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도 앞으로 정기적으로 회담을 갖는데 동의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인도·태평양은 자유롭고 개방돼야 하며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네 나라가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 나라가 지금까지의 행보를 제도화시키면 진정한 안보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폼페이오는 또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서 50년동안 고도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1국가2체제의 약속을 저버려 미국은 대만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는 “이는 자유와 전체주의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군사력으로 약자를 위협하려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인류애와 도덕, 자유 등 세계 보편의 가치관에 반(反)하는 전체주의 중국 공산 정권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폼페이오의 이 같은 설명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4자 회담의 대의(大義)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드러내 왔다. 소위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지구적 규모에서 경제적 확장을 거듭해왔으며 남중국해의 군사 요새화를 추진, 각국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위협해 왔다. 또 대만에 대한 무력(武力) 병합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전 세계에 퍼뜨린 것처럼, 중국인에 대한 공산당의 박해, 세뇌의 모델을 세계에 수출, 각국의 민주 정부를 전복시켜, 중국 공산당이 주창하는, 소위 ‘인류운명공동체’의 판도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4자 회담 구도는 세가지 미국의 대중(對中) 세부전략 프레임과 맞물려 있다. 첫 번째는 제1도련(島連)이다. 제1도련은 필리핀에서 대만·센카쿠·오키나와·일본을 잇는 대중 포위망이다. 중국이 제1도련을 돌파하게 되면 그들의 핵잠수함이 태평양 깊숙이 진출해 아시아 각국과 호주는 물론이고 캐나다와 미국까지 직접 위협하게 된다. 두 번째는 동중국해·남중국해·인도양에서 중공의 확장을 저지하는 동시에 인도를 도와 남아시아에 대한 중공의 도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인도와 함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의 해상교통로이기도 한 말라카해협(海峽)을 완벽하게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유럽·아시아·북미를 잇는 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의 프레임과도 중첩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몽(中國夢)을 꾸고 있는 한국은 4자 협의체 ‘쿼드'(Quad)의 프레임에서 소외되기를 자청(自請)했다. 자유세계의 일원이 되기를 포기한 것이다. 4자 협의체 회담은 아직까지는 비공식 안보회의체라 이번에 비록 공동성명을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NHK 인터뷰에 그 취지가 온전히 담겨 있다. 따라서 전 세계는 한국이 세계보편의 가치가 아니라 전체주의인 중국 공산당의 편에 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4자 협의체에 베트남과 뉴질랜드 등을 더한 ‘쿼드플러스’에 속하기를 한국 정부가 외면한 것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와 경제를 포기한 것과 같다. 자유세계와 전체주의 사이의 선택은 차치하고서라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와 호주 등이 지키려는 남중국해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은 우리로서도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대외교역에 의지하는 한국의 상선(商船)도 남중국해를 통과해야 하고 중동에서 도입하는 원유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동중국해·남중국해·말라카해협·인도양이 우리 영해는 아니더라도, 이 해역이 위협을 받으면 우리나라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 국제 정세에 귀를 닫고 사는 국가다. 이는 현(現) 정부뿐 아니라, 소위 언론 매체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쿼드 4개국, 공동성명 못냈다…일본·인도 “중국 자극 곤란” 난색〉이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경악했다. 비공식 협의체에서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일본과 인도의 입장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기업에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탈(脫)중국을 장려하고 있는 마당에, 일본이 경제회복을 하려면 중국의 무역투자를 끌어들이고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멋대로 해석했다. 그런가 하면 인도도 전(全)방위 외교를 지향하고 있어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곤란한 입장이라고 일본 내 친중매체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을 인용해 엉뚱하게 해석했다. 아예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즈’의 기사를 전재(轉載)하는 수준으로 작성된 〈중국 전문가 “각국 셈법 달라 쿼드 성공 힘들 듯”〉이란 제목의 특파원발 기사를 게재한 매체도 있었다. 선이(沈逸) 푸단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의 글로벌타임즈 기고문을 그대로 옮긴 이 기사는 중국의 주의주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스스로 초(超)강대국이 되려 하는 인도가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출 의도가 전혀 없다거나 정상국가화를 추구하는 일본도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거리를 둘 것이라는 중국 관변학자의 견해를 그대로 소개한 것이다.

19세기 조선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그야말로 우물안의 개구리다. 언제 우물 밖 세상에 눈을 뜰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전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사실상 중국의 속국임을 자처하는 K-외교·K-저널리즘에 진절머리가 난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언론인 · 前 MBC 부국장)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6598

 

 

[朝鮮칼럼 The Column] 21세 親中 사주의가 더 치욕적인 이유

 

우리 외교 안보가 길을 잃은 건 진짜 위협이 어디서 오는지 분간 못 하는 ‘위협 인식 오류’ 때문

북한·중국이 ‘실존적’ 위협인데 이를 제대로 못 보거나 안 보니 대북정책 왜곡과 한미관계 파탄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 외교안보수석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고 유례없는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사면초가에 몰려 있고 세계 12위 경제 대국의 국제적 존재감은 사라졌다.

 

중국과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려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주권 국가의 기본권을 제한당하는 ‘3불 합의’의 치욕을 자초했고, 이러한 중국의 패권적 횡포에 맞서기 위해 손잡고 공조해도 모자랄 일본과는 명분도 실리도 승산도 없는 싸움에 함몰되어 있다. 한·미 동맹은 불통과 불신으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국민이 평화의 환상에 도취해 있는 동안 북한은 평화 파괴 능력을 증강하는 데 어느 때보다 광적으로 매달려 왔다. 이런 북한을 위해 제재를 해제 못 해 안달하고 남북 군사 합의서로 북한군의 동향에 대한 감시 정찰까지 포기했는데도 북한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노골적 능멸과 조롱으로 보답하고 있다. 한때 G20 정상회의와 핵 안보 정상회의를 주최한 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은 흔적도 찾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가 이 지경으로 추락하게 된 원인은 많지만 위협 인식(threat perception) 오류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위협 인식이란 우리의 생존과 안위에 대한 위협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인식’하는 것인데 여기에 오류가 생기면 적과 동지를 혼동하고 경계할 나라와 공을 들여야 할 나라를 분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외교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실제적 위협이 아니라 위협 인식이다. 그 때문에 실존하는 위협과 인식하는 위협 간 괴리가 커지는 만큼 정책은 안보 이해관계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결정된다.

 

우리에 대한 당장의 실존적 위협은 북한에서 오지만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로 시야를 넓혀 보면 역사적으로 우리의 자주독립을 유린한 세력은 예외 없이 역내 신흥 패권 국가였다. 히데요시의 일본, 홍타이지의 청나라, 메이지 일본이 조선을 침탈한 것은 그들이 당시 패권을 장악하는 데 조선을 지배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조선이 혼자서 이에 대항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동아시아 패권국은 중국이고 21세기 중에 일본이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안보 이해관계는 구조적으로 중국과는 대립할 수밖에 없고 일본과는 일치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위세에 주눅이 들어 친중 굴종을 추구하는 것은 메이지 시대에 친일을 선택하는 것과 대세 편승(bandwagon)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하나는 조선이 개방과 개화의 길로 나가는 데 메이지 일본에서는 배울 것이 있었다면 현대 중국에서는 본받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이제는 동맹이라는 든든한 보험이 있고 중국의 패권에 위협을 느끼는 다른 국가들과 손잡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이 없는 역외 강대국과의 동맹이 불가능한 시대에는 역내 패권 세력의 속국이나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대안이 있다. 21세기 친중 사대주의가 지난 세기의 친일보다 더 치욕적인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이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일본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이 실존하는 중국의 위협을 직시할 능력을 마비시키고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중국의 현실적 위협보다 우리의 인식 속에 더 큰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침탈이 남긴 트라우마가 여전히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여기에 조선시대 위정척사(衛正斥邪) 사상의 잔재가 반일 감정을 부채질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역사의 유령이 위협 인식을 결정하도록 방치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유혹을 버리지 못하면 과거가 미래를 가로막고 국민 정서가 국익을 지배하는 해악을 막을 수 없고 우리의 외교 안보 정책은 바로 설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초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것도 잘못된 위협 인식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말로는 비핵화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비핵화를 저해할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정부가 평화 경제란 이름으로 제재를 허물고 경협을 재개하여 북한 경제에 숨통을 열어줄수록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고 비핵화를 거부할 체력만 키워준다는 단순한 이치를 모를 리 없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이 북한의 핵무장이 아니라 이를 되돌리려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서 온다는 주사파의 위협 인식 오류가 결국 대북 정책을 왜곡하고 한·미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근본 원인이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 외교안보수석]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3&aid=000352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