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에 교사 선발권한… “교사 임용시험에 교육감 성향 개입 소지”… 객관성 훼손 우려

 

 

교육감에 교사 선발권한… 교총 “자의적 임용” 반발

 

시도교육감이 필기-면접 배점 결정

교육부, 내달 공포… 2022년 시행

교총 “상위법 명시된 절차 등 무시… 행정소송 통해 규칙개정 저지할것”

교사를 뽑을 때 기준과 방식을 시도교육감이 정할 수 있도록 한 교육부의 새로운 임용시험규칙이 다음 달 공포된다. 교육부는 지방자치 활성화 등을 취지로 밝혔다. 하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육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10일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10월 중 공포한다고 밝혔다. 올 5월 입법예고를 거쳐 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새로운 규칙이 확정되면 2023학년도 교원 임용시험(2022년 시행)부터 적용된다.

현행 교원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에서 1.5∼2배수를 뽑는다. 2차에서 실기·수업시연 및 심층면접을 치른다. 1, 2차 성적을 50%씩 반영해 합산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이 같은 방식은 전국적으로 동일하다. 새로운 규칙이 시행되면 1차 필기시험은 변경 없이 치러진다. 그러나 2차 시험은 교육감이 과목 구성을 정할 수 있다. 또 1,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도 교육감이 결정한다. 교육감의 평가권한을 확대해 현장에 적합한 교사를 선발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도교육청별로 교원 선발 방식이나 기준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교육청에 따라 실기나 수업시연 대신 면접이나 가치관 평가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면접평가 등이 임용시험 당락을 좌우하면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 또 교육정책은 물론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한 편향된 관점이 평가 기준에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입법예고 후에도 교육계 안팎에서 이런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원안대로 공포를 준비 중이다. 교총은 10일 성명을 내고 “교사 임용을 교육감에게 맡김으로써 사실상 자치사무처럼 운영될 위험성이 크다”며 “이는 ‘교육감자치’만 강화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상위 법령인 교육공무원법 등에 명시된 절차와 방법을 무시하고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며 “(교육부가) 규칙 개정을 강행하면 행정소송을 추진해 막겠다”고 밝혔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911/102886174/1

 

 

“교사 임용시험에 교육감 성향 개입 소지”… 객관성 훼손 우려

 

‘교육감에 교사 선발권’ 논란… 시도마다 교육감이 선발방식 정해

필기 축소-면접 확대 가능해져… 출제자-면접관 주관 개입될수도

일각 “교원 지방직화 추진 포석”

 

교육부가 다음 달 공포할 교원 임용시험규칙 개정의 핵심은 교사 선발 방식이나 평가 기준을 시도마다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정하라는 것이다.

교원 임용시험은 크게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필기시험을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실시한다. 2차는 시도교육청별로 수업 시연과 심층면접 등을 보는데 시도마다 큰 차이가 없다. 현행 규정은 1차와 2차 시험을 같은 비중으로 반영해 합산 성적이 높은 순으로 최종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새로운 시험규칙이 확정될 경우 빠르면 2023학년도 임용시험부터 적용된다. 기존 시험의 틀이 크게 바뀐다. 먼저 1차와 2차 시험을 얼마나 반영할지 교육감이 정한다. 기존과 달리 2차 정성평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2차 시험을 구성하는 과목이나 배점도 교육감이 정한다. 정량평가에 비해 출제자나 면접관 등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

교육부가 이런 안을 추진하는 배경은 직접적으로는 각 시도교육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원 선발 권한을 교육감에게 달라고 줄곧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는 교육부가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육은 지방자치를 강화하고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 이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와 별개로 현행 교원 임용 필기시험 준비가 암기 위주라는 비판도 일부 작용했다. 필기로 1.5∼2배수를 거른 뒤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약한 면접 및 수업실기 점수를 합산해 선발하는 기존 시험체제 아래에선 암기력만 뛰어난 사람이 교사가 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에 대해 가장 크게 제기되는 우려는 평가과정에서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지역에 따라 필기시험은 ‘통과 또는 탈락’을 결정하는 수준으로 무력화하고 2차에서 면접의 비중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17개 시도교육감 대부분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지지하는 등 진보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특정 성향을 가진 수험생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등 교육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 규칙이 바뀌면 시도별로 합격자 결정 기준이 달라지고,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아 응시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교총은 5월 입법예고 후 이 같은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이달 4일에도 규칙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교육부에 보냈다. 교총은 교육부가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강행하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선 교육부가 이 같은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교원의 지방직화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교원 임용은 시도교육청별로 주관하고 인사 권한도 시도교육청이 주고 있지만 ‘국가공무원’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임용권자인 교육감에게 규제를 완화해 학교 현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라는 것이지 교원의 지방직화와는 관련 없다”고 밝혔다.

김수연 sykim@donga.com·임우선·최예나 기자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0911/102885875/1

 

 

[사설] 교사 선발 권한을 시도 교육감에 줘야할 이유 없다

 

교사 선발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넘기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가 교원 임용시험 방식과 최종 합격자 결정 기준을 시·도교육감이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개정안`을 밀어붙이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6월 말 의견 수렴을 끝냈다.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데 절차가 마무리되면 다음달 공포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교육계의 반대에도 임용시험 규칙을 개정하려는 명분은 교육의 다양성을 살리고 지방의 교육 자치를 강화하겠다는 데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그러기 위해선 교원 선발권을 교육청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수용한 것이다. 교육부 개정안에 따라 교원 선발 규칙이 변경되면 1·2차 시험 성적 반영 비중과 2차 정성평가 방식 등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게 된다. 현재 1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시험을 전국에서 동일하게 실시하고, 2차는 시·도교육청별로 심층 면접과 수업 능력 등을 평가한다. 1·2차 시험 성적을 같은 비중으로 반영해 최종 선발이 이루어진다.

 

교육부는 임용시험 규칙을 개정하면 객관성과 공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교육계의 비판에 대해 큰 틀에서 제도가 바뀐 게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이 교사 선발권을 갖게 되면 시·도별 합격 기준이 달라지고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임용시험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도 있다. 교총이 지난 1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개정안은 상위 법령인 교육공무원법 등에 명시된 절차와 방법을 무시하고 헌법상 교원 지위 법정주의에 배치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의 다양화나 교육 자치 강화는 임용시험 방식을 바꾸지 않고도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심각한 폐해가 예상되는데도 교사 선발권을 교육감에게 줄 이유가 없다.

 

https://www.mk.co.kr/opinion/editorial/view/2020/09/942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