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동성결혼 폭증과 스스로 불타버린 나무의 교훈

호주서 작년 6538쌍의 동성 커플 결혼

지난해 호주에서 결혼한 부부의 5.5%가 동성 커플로 확인됐다. 결혼 평등이 호주 전역으로 퍼지면서 평생 독신으로만 살 줄 알았던 사람들이 큰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지역지 웨스트 오스트렐리안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호주통계국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18년 호주에서 결혼한 총 11만9188쌍 중 6538쌍이 동성 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중 3781쌍은 여성, 2757쌍은 남성 간 결혼이었다. 호주는 2017년 12월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이번 통계국의 조사는 동성 결혼 합법화 이후 나온 1년만의 자료다.

같은 기간 동성 커플의 이혼은 총 70건으로 호주 전체 이혼 건수인 4만9404건의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통계국은 결혼 후 이혼까지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2018년 이혼한 동성 커플이 새로운 호주 결혼법에 따라 결혼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동성 결혼 데이터의 포함은 결혼과 이혼에 관한 일부 국가 통계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힌킨스는 호주 통계국 보건 통계 국장은 결혼의 중간 연령이 “10년 이래 가장 큰 증가”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동성 커플의 중간 연령이 이성 커플보다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동성 커플의 중간 연령은 ‘남성 44.9세·여성 39.3세’로 이성 커플의 ‘남성 32.1세·여성 30.2세’보다 높았다.

알렉스 그리니치 결혼 평등 공동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중간 연령은 많은 동성 커플들이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는 “10년 이상 함께 생활한 후 60~70대에 결혼한 커플들이 있으며 그들이 이 통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혼 평등이 호주 전역에 퍼지면서 절대 결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큰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성 커플이 가장 많은 주는 전체의 거의 ‘3분의 1’인 2290쌍이 결혼한 뉴사우스웨일스주로 집계됐다. 뒤이어 빅토리아주(1655쌍), 퀸즐랜드주(1292쌍), 서호주주(600쌍), 남호주주(387쌍), 태즈메이니아주(143쌍)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호주의 이혼율도 포함됐다. 2018년 1000명당 2건 꼴인 총 4만9404건의 이혼이 발생했는데 이는 20년 전 1000명당 2.7명과 비교해 대폭 낮아진 수치다. 이혼한 커플의 평균 결혼 기간은 12.3년으로 20년 전보다 1년 이상 길어졌다.

2018년 호주 결혼 및 이혼 통계의 일환으로 발표된 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결혼의 31.8%가 봄에 결혼식을 올렸고 가장 인기 있는 날짜는 10월 20일 토요일로 총 1993쌍의 부부가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bridgingasia@asiatoday.co.kr

호주, 동성결혼 세계 26번째 합법화의회 최종 통과

하원 압도적 찬성…수일 내 총독 재가로 공식 마무리

호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다.

호주 연방 하원은 7일 표결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전체 의원 150명 중 4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방청석을 메운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법안이 통과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2017.12)

잿가루 둥둥검게 변한 시드니 해변호주 산불 연쇄 피해

최악의 산불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일대가 잿더미로 변해버린 가운데, 화재에 따른 부수 피해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제는 시드니 해변까지 검게 물들었다. 호주 SBS뉴스 등은 9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날아온 검은 재가 시드니 해변을 뒤덮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산불 지역에서 발생한 잿가루가 시드니 해변으로 밀려들었다. 케이트 셀웨이라는 이름의 호주 여성은 8일 “시드니 발모랄 비치 바닷물에 검은 재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면서 “불에 탄 나무와 집, 야생동물의 재라고 생각하니 충격적이고 슬펐다”라고 밝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7월 이후 계속된 산불로 190만㏊(1만9000㎢, 57억 평)가 불에 탔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은 20%가 잿더미가 됐다. 지난 2002년과 2003년 100만 헥타르가 화재로 소실된 것과 비교하면 피해 면적은 2배에 달한다.

아직까지 50여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계속돼 2000여 명의 소방관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산불 연기로 뒤덮힌 시드니공기 질 위험수위보다 10배 나빠

연무로 시야에서 사라진 오페라하우스…항공기 연착·건설공사 중단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시드니가 뿌연 연무에 휩싸이고 공기 질은 최악을 기록했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산불 연기로 인한 연무 때문에 시드니의 공기 질 지수(AQI)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위험수위를 훨씬 상회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날 시드니의 맥콰리 파크·파라마타 노스·프로스펙트 등의 공기 질 지수는 각기 2214·2024·2015로 위험수위인 200을 10배 이상 초과했다.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재앙: 길가에서 스스로 불타버린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