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에 이어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까지… 막장 향하는 청와대

文절친 당선에 결정적 첩보, 文복심이 경찰에 내려보냈다

[靑 선거개입 의혹]

백원우 前비서관, 盧영결식때 MB에 “사죄하라” 뛰어나간 인물

靑, 김기현 수사 관련해 경찰청과 여러차례 연락 주고받은 정황

검찰 “첩보문건엔 울산시장 측근들 의혹까지 기재, 분량도 상당”

경찰이 작년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상대로 대대적 수사를 벌인 것과 관련한 논란의 핵심은 청와대가 여기에 개입했느냐이다. 그랬다면 청와대가 야권 후보였던 김 전 시장을 주저앉혀 결과적으로 여권 후보를 도운 것이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이 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검찰은 청와대가 경찰 수사를 통해 작년 울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여러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지검이 수사하던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넘겨받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의 비위 첩보 수집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자 등이고, 선출직 공무원은 대상이 아니다. 비위 첩보 수집은 반부패비서관의 업무이고, 민정비서관은 민심 동향 파악 등이 주 업무다. 그런데도 백 전 비서관이 월권을 해가며 이런 첩보를 전달해 사실상의 선거 개입을 한 데는 이런 인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첩보 문건이 경찰에 내려갈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조 전 장관도 송 시장이 2012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본부장,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조 전 장관도 선거 개입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그는 사모펀드 불법투자, 자녀 입시 비리 등 애초에 시작된 수사 외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 무마 혐의, 선거 개입 의혹 등 세 갈래 수사를 받게 됐다.

8번 낙선 송철호… 文대통령 “내 가장 큰 소원은 그의 당선”

[靑 선거개입 의혹]

인권변호사 인연, 30년 호형호제 “낙동강 이북 송철호, 이남 문재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송철호(70) 울산시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30년 지기 절친’이다. 문 대통령은 세 살 많은 송 시장을 “형”으로 부른다. 이들의 인연이 가장 많이 회자된 건 2014년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다. 국회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송 시장의 유세장에서 “바보 노무현보다 더 바보인 송철호”라며 “내 가장 큰 소원은 송철호의 당선”이라고 했었다. 이 선거에서는 떨어졌지만 4년 후 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된 송 시장도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가장 먼저 했다.

송 시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노조의 변호를 맡았다.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서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한 여권 인사는 “낙동강 이북에선 송철호, 이남에선 문재인이 유명했다”고 했다.

송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의 권유로 1992년 14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정계 입문했다. 이후 15대 총선, 2회 지방선거, 16대 총선, 3회 지방선거, 17대 총선 등 국회의원 선거 6번, 울산시장 선거 2번 등 울산에서만 모두 8번 고배를 마셨다. 노무현 정부에선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 지역발전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 등을 지냈다.

문 대통령과 송 시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울산과 경남 양산 근교 작은 주막에서 자주 만나 정권 교체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2011년엔 송 시장이 정치를 그만둘 생각으로 울산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이사했는데 문 대통령이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 그게 운명”이라고 해서 정치판을 떠나지 못했다는 게 송 시장 얘기다. 문 대통령과 송 시장의 오래된 인연 때문에 2012년, 2017년 대선 때 송 시장이 이사로 재직했던 한 회사가 ‘문재인 테마주’로 언급되기도 했을 정도다. 민주당도 2018년 송 시장 선거 지원에 올인했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시 부울경 선거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당 지도부뿐 아니라 친노, 친문 의원들까지 총동원됐다”고 했다.

前 특감반원들 “靑 선거 앞두고 첩보 하달, 직권남용 아니면 野탄압”

“당시는 정권 초반이었기 때문에 경찰, 탈탈 털 수밖에 없었을 것”

청와대는 27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혐의를 경찰에 ‘이첩’한 것은 맞지만,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출신 수사관들은 “청와대가 선거를 앞두고 야당 정치인에 대한 첩보를 경찰에 넘긴 것은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검찰 출신 A씨는 “감찰반에서 감찰 대상이 아닌 선출직 공무원 범죄 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확인했다면 직권남용이고, 주워들은 미확인 정보를 선거 국면에 경찰에 내려 보냈다면 야당 탄압”이라며 “게다가 당시는 정권 초반이었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첩보 속 등장인물들을 시쳇말로 탈탈 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 B씨는 “청와대가 말하는 ‘첩보 이관’과 ‘수사 하명’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되물으면서 “윗사람이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알아보라고 하면 ‘처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을 아랫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C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민정수석실에서는 ‘야권 인사 등 민간인 관련 사안은 아예 청와대에 보고를 가지고 들어오지도 말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있다”며 “박 정권 블랙리스트 사건도 결국 청와대 비서실이 이를 지키지 않아서 터진 일 아니냐”고 말했다.

[양상훈 칼럼] 막장의 냄새가 난다

정권이 흔들거릴 일… 나라가 흔들릴 문제… 국익이 흔들릴 사안… 실소가 나오는 사건… 하루에 다 벌어져

막장에서 2년반… 나라가 버틸 수 있나

11월 27일 아침 신문을 받아 들고 든 생각은 ‘막장 같다’는 것이었다.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정부에서 막장의 냄새를 맡기는 처음인 것 같다.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야당 울산시장 후보가 공천 확정된 바로 그날 경찰이 그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것은 청와대의 첩보에 따른 것이란 내용이었다. 이 압수 수색으로 선거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당선된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이자 조국 전 민정수석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사람이었다. 압수 수색 혐의들은 선거가 끝난 다음에 모두 무혐의가 됐다. 피해자인 야당 후보는 “선거 사기”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야당 후보는 억울함을 하소연했지만 다른 사람은 목숨을 끊었다. 야당 창원시장 후보가 공천을 받은 그날 그에 대한 비리 혐의가 경찰에 의해 공개됐다. 선거는 하나 마나였다. 그는 낙선 뒤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선된 사람은 대표적 친노 인사로 그 형은 노무현 정부 장관을 지냈다. 수사가 중단돼 야당 후보의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치 공작이라고 생각한다. 정권의 실력자가 “내가 당선시킨 게 몇 명”이란 식으로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울산시장과 창원시장은 그중 한 사람일 것이다.

이 어이없는 일들이 하루에 다 일어났다. 사실 거의 매일 그렇다. 지금 경제계에선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을 아예 무시한다고 한다. 앞에서 굽신할 뿐이다. 경제 역주행이 계속되는데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포기한 것이다. 외교 안보 사령탑들은 서로 싸우거나, 우방국과 싸우거나 둘 중 하나다. 국회에선 선거제도와 형사 사법 체계를 정권이 제 맘대로 바꾼다고 난리다. 보름 안에 무슨 사태가 날 것 같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유재수 사건은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가는 길을 밟고 있다. 결국 특검까지 갈 것으로 본다.

탄광의 막장은 아직 버팀목을 세우지 못한 곳이다. 그래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버팀목이 없는 막장에 와 있다. 이미 몇 달 전에 청와대 비서들 스스로 “4년 차 같다”고 했다. 울산시장 사건, 유재수 사건, 국회 사태 등은 막장의 천장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조짐이다.

막장에서 일했던 광부의 수기를 읽으니 거기선 특이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산소가 모자라기도 하지만 ‘위험’이라는 것이 냄새로 바뀌어 떠도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정권 사람 모두가 그 냄새를 맡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 죄 없는 국민도 그 막장의 냄새를 맡고 있다. 어디를 가도 ‘기업이 안된다’ ‘장사가 안된다’ ‘세무조사가 너무 심하다’ ‘노조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다. 이들은 빨리 막장에 버팀목을 세워주기를 바란다. 고칠 것은 고쳐 달라는 것이다. 정권은 무조건 ‘안 무너질 테니 걱정 말라’고 한다. 그런데 들고 있는 버팀목을 보니 달랑 ‘야당 복’ 한 개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