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남은 시한은 연말까지”… 리퍼트 전 대사의 경고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에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으며, 미국에 남은 선택지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가 ‘자주적 국방정책’을 추진할 때는 ‘동맹’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 해양력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리퍼트 전 대사는 행사에서 만난 기자들로부터 북한 비핵화와 한국의 국방전략. 한일 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과 관련해 질문을 받았다. 리퍼트 전 대사는 “저는 이제 민간인”이라면서도 몇 가지 주제에 대해 견해를 내놨다.

리퍼트 前대사 “북한에 남은 시한 사라지고 있다”

“미북 정상이 지난 6월 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실무협상이 아직 열리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리퍼트 전 대사는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키(key)’는 북한이 쥐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심포지엄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해군 제공.
▲ 심포지엄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해군 제공.

그는 “지금까지 남북 또는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계속 신뢰를 주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그럼에도 현재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북한에 남은 기한은 올 연말까지로, 그들도 이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우리(한국과 미국)에게 남은 선택지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우리가 효과를 봤던 대북압박을 또 할 수도 있지만, 그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이제 그만 미국이 제시하는 기회에 담긴 전략적 가치를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북한 또한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기한이 곧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기회의 창은 영원히 열려 있는 게 아니며, 언젠가 닫힌다는 것을 그들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가속화, 무기도입 예산 증액, 주한미군기지 조기 환수 등 문재인 정부의 ‘자주국방정책’에 대해 리퍼트 전 대사는 “제 생각에 현재 한미동맹은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 군대가 민간 정책결정자들에게 현명하게 자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韓 전력 증강은 긍정적…한미동맹을 기준으로 추진해야”

그는 “현재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의 전력 등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미 양국 군대에 절대적 가치는 한미동맹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한국해군이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2045 비전’도 마찬가지로, 양국 군사전략의 비전과 목표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이를 강화하는 데 두고 있다”고 답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한국군이 경항공모함 건조를 추진하는 것을 호주 해군 등의 사례를 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제가 조선업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 해군의 전력증강사업은 태평양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노력이라고 본다”면서 “신뢰도가 대단히 높은 한국 조선업이라면 한국해군의 미래도 매우 밝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대규모 무기사업을 추진할 때는 겸손한 마음으로 지정학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어떤 것부터 확보할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간 갈등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묻는 질문에 리퍼트 전 대사는 “제가 이제는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을 양해해 달라. 미국에서는 민간인이 이런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할 수 있는 데 제한이 있다”고 에둘렀다.

그러면서도 “한일 갈등은 대단히 거칠고 복잡한 양국 간 역사적 앙금이 쌓인 문제”라면서 “그래도 이 문제를 건설적으로 협력해서 풀어야 한다는 점은 모든 이들의 관심이자 의지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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