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출판국 ‘하나님의교회’ 홍보기사 등 12억 거래
신동아 6월호 ‘하나님의교회’ 32페이지 올컬러… 동아일보 출판국 5‧6월에 7억원대 집중거래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설립 55주년 300만 성도 시대 열다.”
6월호 신동아 기사다. 월간지 신동아 6월호는 총 32페이지를 ‘하나님의교회’ 기사로 채웠다. 6월호 표지는 하나님의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 사진이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하나님의교회와 동아일보 출판국 거래내역에 따르면 신동아를 만드는 동아일보 출판국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발행금액으로 받은 돈은 약 12억원 이상이다.
특히 신동아 6월호가 나올 즈음 7억8000여만원을 발행금액으로 받았다. 신동아 외에도 동아일보 출판국이 펴내는 여성동아 역시 지난 3월22일자 동아일보 LIVING&ISSUE 섹션에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동아일보 출판국이 1월3일부터 6월14일까지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받은 액수는 총 12억여 원이다.
언론사들이 하나님의교회 등 종교단체 홍보 기사를 보도하고 그 대가로 책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신동아를 만드는 동아일보 출판국의 경우 액수가 6개월 동안 12억원이 넘고 책 32페이지를 할애하는 등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교계에선 “언론이 논란이 있는 종교단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동아 6월호에서 하나님의교회를 다룬 페이지는 다른 페이지와 달리 올컬러로 제작됐다. 32페이지 가운데 첫 20페이지는 “인류 구원과 행복의 근원 어머니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의교회가 설립 55년 만에 175개국 7500여 교회에서 300만 성도를 모으며 성장했다는 내용이다. “하나님의교회는 성경 예언대로 이 시대에 재림 그리스도로 오신 분이 안상홍님이라고 믿는다” 등 하나님의교회 교리도 삽입됐다. 하나님의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 인터뷰는 10페이지 분량으로 실렸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홍보팀 A씨는 26일 미디어오늘에 “신동아 기자가 직접 찾아와 취재했다. 우리 교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다보니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 B씨는 “신동아와의 계약은 처음에는 6~8페이지 정도로 하다가 신문사 쪽에서 이렇게 다루면 서점에서도 잘 팔리니 (기사를) 올 컬러로 묶어준다고 했다”며 “신동아 건은 광고 집행이 아닌 책으로 판매한 것이다. 월간지 판매 시기가 지나가면 발췌본을 따로 발간해준다. 발췌본은 보통 5만부에서 10만부 이상 나간다”고 말했다.
A씨와 B씨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하나님의교회는 동아일보 출판국을 통해 신동아 등에 하나님의교회 관련된 기사를 내보내고 이후 책과 발췌본을 구매한다.
동아일보 직원 C씨는 “최근 들어 독자들이 읽고 싶은 잡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돈 받고 홍보성 기사를 싣는 경우가 급격히 늘었다”며 “이런 거래가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C씨와 또 다른 동아일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D씨의 말을 종합하면 동아일보 출판국 E 상무가 부임한 후 이런 경향이 심화됐다.
C씨는 “E 상무는 출판국에 부임한 후 직원 투신과 14명 퇴사라는 문제가 있었는데도 3개월 정직 후 원직 복직했다. 그 이면에는 그가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는 윗선의 평가가 있다”며 “실적 개선에는 14명 퇴사와 종교단체와의 뒷거래가 일조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씨 역시 “이전부터 하나님의교회와 거래하긴 했지만 E 상무가 부임한 후 거래 단위와 횟수가 늘어났다”며 “월간지들이 한번 거래를 트고 나면 이쪽(종교단체)에 의존하게 되고 그 의존도도 심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악순환의 고리가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기사를 직접 작성한 신동아 기자와 편집부장 및 편집국장, 출판국 E 상무에게 수억 원대 거래에 입장을 물었으나 네 사람 모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종교계는 논란이 있는 종교단체를 홍보해주는 언론 행위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안산상록교회 목사)은 “하나님의교회는 한기총 등 많은 기독교 단체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곳”이라며 “언론이 사이비 종교를 정상적 종교로 소개하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긴다. 홍보 기사를 본 사람들은 해당 종교가 이단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진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언론들, 하나님의교회 기사 쓰고 지면 팔았다 ]
정민경 강성원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6/0000098050
언론들, 하나님의교회 기사 쓰고 지면 팔았다
교회 홍보도 언론사 수익 도구로 활용… “기사 가치 과대포장, 독자 기만행위“
[미디어오늘 강성원 정민경 기자]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련 기사가 전면에 실렸다. 하나님의교회가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주최한 전시회를 소개하는 기사와 최근 ‘전 세계 대학생 리더십 콘퍼런스’를 개최해 대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일보나 세계일보처럼 특정 종교와 특수 관계인 언론사가 아닌 경인일보에서 하나님의교회 홍보 활동 관련 기사가 광고면이 아닌 특집면에 이처럼 대대적으로 실리는 일은 이례적이다.
비록 기사가 공익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은 특종 교회 관련 홍보성 기사가 지역 유력 일간지 전면에 실린 의문의 답은 뜻밖에도 교회 관계자에게서 나왔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화성동탄 하나님의교회가 경기 지역에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전)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있는데 경인일보처럼 기사가 잘 나가면 각 교회에서 협회에 인쇄 요청이 들어온다”며 “원래 4페이지 6만 부를 인쇄하면 900만원이었는데 경인일보에서 1000만원에 맞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는 기사가 잘 나갔으니까 지면을 산 것이지, 광고로 선약하는 게 아니므로 광고집행비는 없다”면서 “신문사에선 윤전 마진이 나오려면 최소한 3만 부는 인쇄해야 한다고 해서 신문 하나 전체를 사는 것보다 이렇게 (발췌본만) 산다. 보통 10만 부 인쇄하면 1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회와 언론사의 기사지면 거래 관행은 비단 경인일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일보도 지난 2017년 4월26일 기업 홍보성 기사가 주로 실리는 별지 섹션에 하나님의 교회 헌혈·구호활동을 한 면을 할애해 기사화했다.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선데이도 지난 3월9일 하나님의교회 전시회 소개 기사와 사회공헌활동을 두 면 통으로 다뤘다. 월간중앙은 2017년 12월호에 하나님의교회를 아예 커버스토리로 기획해 표지에 김주철 총회장 목사 사진이 크게 나갔다.
신동아의 경우 지난 6월호에 총 32페이지 분량의 하나님의교회 홍보성 기사가 나갔는데,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신동아가 속해있는 동아일보 출판국과 세계복음선교협회의 거래액은 12억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기사와 함께 교회 광고가 실린다거나, 기사 관련 별도 협찬금이 오간 것은 아니기에 책 단가가 비싼 월간지나 잡지보다 신문 발췌본 판매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는 해명도 있다.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쓴 경인일보 기자는 “우리가 독자서비스도 있고 판매국도 있어 신문에 어느 기관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가면 그 기관에서 우리 기사(지면)를 사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를 수익 구조로 보기엔 배송비, 인쇄비, 인건비 등을 빼면 금액이 너무 적고 하나님의교회 기사는 광고도 안 붙어서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 같은 지면 판매가 편집권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엔 “(지면을) 적게 사건 많이 사건 기사 내용을 그들이 원하는 것만 써주는 것이 아니므로 기사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기자의 고유 영역이 있기 때문에 (경영국이) 편집에 관여할 수 없고, 외근 기자가 내근 편집기자의 영역을 침범할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기독교계 중앙일간지 출신의 곽영신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은 “지면에 그 정도 분량이 나가는 거면 기자와 데스크가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독자가 이를 믿고 읽는 것인데, 거기에 돈이 개입하면 돈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과대 포장한 것”이라며 “독자 입장에선 기사로 알고 광고를 읽은 셈으로, 독자를 속이는 행위이자 지면 낭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