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시위 다시 격화…정부 청사 포위하며 ‘자유를 위한 결전’ 나서
다시 불 붙은 ‘도심을 점령하라'(아큐파잉 센터럴, Occupying Central) 시위…정부 청사 앞으로 다시 몰려드는 시민들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 캐리 람 사퇴 요구…도심 점령(Occupying Central)은 홍콩 자유의 마지막 보루
“법 통과되면, 홍콩인들 모두기 중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제 2의 우산혁명으로 발전하나
잠잠해진줄 알았던 홍콩의 자유를 위한 투쟁이 다시 불 붙고 있다. 21일 정오 현재 (현지시간) 홍콩 정부 청사 앞을 메운 수많은 홍콩시민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 ▲체포 구금된 인사 석방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사과▲6.12사태를 폭동으로 정의한 것 철회 ▲캐리 람(홍콩 해정장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인파가 계속해서 정부청사 앞으로 몰려들고 있어 시위대 규모는 빠른 속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법죄인 인도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격화된 홍콩시민들의 시위는 지난 18일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안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하고, 공식 사과를 하면서 소강상태에 빠졌었다.현지에 파견된 대부분의 국내 언론들도 홍콩이 잠잠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홍콩시민들이 이날 다시 정부청사를 포위하는 ‘아큐파잉 센터럴'(도심을 점령하라! Occupying Central) 시위에 나서며, 다시 투쟁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콩에서의 시위는 두가지로 나뉜다:
1. 아큐파잉 센터럴(Occupying Central): 정부청사 주변을 물리적으로 포위해 정부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시위 행태
2. 대행진: 주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일반 시민들을 대거 동원해 거리를 행진하는 시위
국내 언론들의 보도는 이 두가지가 뒤섞여서 혼동이 있다.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것은 아큐파잉 센터럴(Occupying Central)이고, 대행진은 특별한 충돌이 없는 편이다. 엄밀히 말하면 아큐파잉 센터럴(Occupying Central)은 불법 집회고, 대행진은 신고가된 합법 집회다.
이달 들어 홍콩에서의 집회 시위는 크게 네 차례가 있었다. 이중 6.4 천안문 추모 집회, 6.9 100만 대행진, 6.16 155만 대행진은 민간인권진선이라는 홍콩의 오래된 민주화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주최한 집회 행진이다.
물리적 충돌로 크게 격화되었던 시위는 6.12 아큐파잉 센터럴 시위다.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최루탄 발사와 강경진압 모습은 6.12 시위 현장이다. 2014년 한달동안 지속된 ‘우산 혁명도 아큐파잉 센터럴 시위였다. 홍콩인들은 이 시위를 홍콩의 자유가 위협 받을 때 기대는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5만의 인파가 몰린 6.16 검은 대행진도 6.12 아큐파잉 센터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홍콩의 시위가 잠시 잠잠해진듯 하다가 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큐파잉 센터럴을 주도하는 세력 자체가 특정 리더십이 없다보니 서로 의사를 교환하고 입장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앙 조직이 없는 채로 익명 상태에서 의견을 모으고 날짜를 정해서 행동에 나선다. 이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다수가 대학생들이며,대학 교수들 대부분도 이들을 뒤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홍콩 주요 24개 대학은 21일 부로 다시 동맹휴업을 선언했다.
아큐파잉 센터럴 시위가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예년과 같은 연간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7.1 대행진도 성격과 규모가 바뀔 것으로 현지에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아큐파잉 센터럴 시위가 지난 2014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위대가 요구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와 친중파인 ‘캐리 람’의 사퇴는 홍콩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난 6.12시위의 강경 진압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에서, 다시 강경 진압을 해 바로 해산 시키기도 쉽지 않다.
시위대도 이번 시위를 마지막 투쟁으로 생각하며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범죄인 인도 법안이 통과되면, 더 이상의 도심 점거 시위는 불가능하다. 이들의 행위가 중국에 대한 범죄로 규정되고, 중국으로 압송돼 중국에서 재판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를 사수하기 위한 홍콩 시민들의 사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전세계의 눈과 마음이’자유와 번영의 도시’ 홍콩으로 다시 향하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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