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드 정식 배치” 요구
지난달 한미 국방협의체서 밝혀
反화웨이·남중국해 문제 더불어 한국의 ‘對中 압박‘ 동참 요청
미국이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성주 기지에 야전(임시) 배치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정식 배치를 서둘러줄 것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미국 측이 이틀에 걸쳐 두 차례 이상 사드 조기 배치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우리 측은 ‘환경영향평가’ 등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군 내부에서는 수뇌부 간 회의인 KIDD에서 미군이 사드 배치를 요구한 것은 일종의 대중(對中) 압박 동참 요구라는 얘기가 나왔다.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에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과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지지를 요구했다. 여기에 잠복해 있던 사드 문제까지 표면화하면서 미·중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민감한 사안마다 우리 정부가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처했다.
사드 기지서 헬기 훈련 – 지난 1월 주한미군의 CH-47 시누크 헬기가 경북 성주시 소성리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서 군사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미군은 사드 기지 진입로가 시위대에 의해 봉쇄되자 헬기 등으로 숙소용 컨테이너를 기지 내에 반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한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미국이냐 중국이냐, 빨리 택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 일부 참석자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사드 배치와 성주 기지 리모델링에 대한 미군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성주 기지의 환경영향평가는 올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고위 관계자는 “사드 관련 얘기가 있긴 했지만 기존에도 미군은 이런 얘기를 계속해왔다”고 했다.
미군은 장병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우리 군과 성주 기지 리모델링 작업을 협의해왔다. 하지만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했다. 육로 개방을 해달라는 미군과 이를 곤란해하는 우리 측 입장이 맞서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미군은 이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숙소용 컨테이너를 성주 기지에 반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 사드 포대는 2017년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경북 성주 기지에 장비들이 분산 반입된 뒤 야전(임시) 배치 상태로 운용돼 왔다. 레이더와 발사대 등 필수 시설만을 배치하고 발전 시설과 장병들을 위한 부대 시설은 마련되지 않았다. 장병들은 임시 개조한 옛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해왔다. 여기에 사드 반대 시위대 때문에 육로를 통한 자재 이동이 제한되면서 보급도 원활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2017년 11월 골프장이었던 성주기지 시설 보수 1차 공사를 완료했지만 열악한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옛 골프장 클럽하우스 로비와 라커룸 등에 야전 침대를 배치해 생활했고, 보일러 누수와 에어컨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화장실 등 기본 시설도 부족했다. 이와 같은 불만이 접수됨에 따라 국방부는 작년 미군의 침상을 2층 침대로 바꾸고, 화장실 개선 사업 등을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여전히 미군 여럿이 좁은 장소에서 붙어서 숙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기에도 상당히 환경이 열악했다”고 했다. 미군은 사드 운용 발전 시설을 돌리는 유류를 매주 2~3번 헬기로 공수하고 있다. 이런 발전 용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작년 11월에는 사드 배터리용 차량을 헬기로 날라오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환경영향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환경영향평가가 끝날 것 같지 않다”며 “미군의 사드 정식 배치 요구에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되풀이 중이다”고 했다. 미군은 이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숙소용 컨테이너 반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근에도 새로운 컨테이너 1개가 헬기로 사드 기지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용도는 함구하고 있으나 임시 숙소용 컨테이너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군은 기지 리모델링 자재의 육로 반입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육로 반입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리 군은 성주 기지 미군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성주 기지 입구에는 10명 안팎의 시위대가 여전히 시위를 벌이며 자재·장비 등의 반입을 지켜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위대 규모가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인근 주민 등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중국 눈치를 보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사드를 배치해야 할 것”이라며 “미군의 불만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당장 31일부터 아시아외교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사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화웨이, 항행의 자유, 사드 문제까지 모두 나오게 되면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때보다도 강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30/2019053000287.html
국방부 “美가 사드 정식 배치 요구했다? 사실 아냐”
미국이 지난달 한국 측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정식 배치를 요구했다는 보도를 두고 국방부는 30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미국이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통합방위협의체(KIDD)에서 사드 정식배치를 서둘러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한 국방부는 “성주기지에 임시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체계의 최종 배치여부는 일반 환경 평가 결과에 의거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미국측도 이에 공감하고 상호 협의 하 추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매체는 미국이 지난달 열린 KIDD에서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된 사드의 정식 배치를 서둘러 줄 것을 한국 측에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로 알려진 밥 우드워드가 쓴 책 『공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참모들과 격론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한국이 (사드 설치) 비용을 냈냐”고 물었고, 맥매스터 보좌관이 “우리(미국)가 냈다”고 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알고볌 우리에게 매우 좋은 계약”이라면서 “그들(한국)은 99년간 무상으로 우리에게 부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가 배치될 부지, 즉 옛 롯데 성주골프장 지도를 보고 “이건 X같은 땅이다. 끔찍한 계약이다”라면서 “취소해버려라. 나는 그 땅 필요없다”며 길길이 날뛰기도 했다.
사드, 2개 포대 ‘정식배치‘ 땐… 한반도 전역 방어 가능
국방부는 “미국 측이 ‘사드(THADD, 종말고공방어체계)’ 포대의 정식배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30일 공식 확인했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반론이었다. 그럼에도 사드 정식배치와 관련한 ‘설(說)’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드 정식배치는 국내 안보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까.
조선 “美, 우리 측에 사드배치 요청”… 軍 “그런 일 없다”
<조선일보>는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 “지난 4월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미국이 성주 기지에 야전배치(임시배치)된 사드의 정식배치를 서둘러줄 것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회의에서 미국 측은 이틀에 걸쳐 두 차례 이상 사드 정식배치를 요구했으며, 우리 측은 ‘환경영향평가’ 등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30일 이와 관련해 “KIDD에서 미국 측이 우리 측에게 사드 정식배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재천 부대변인은 “사드 배치문제는 KIDD에서 다룰 주제가 아니라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도 이날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드 최종배치 여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기초해 결정할 것이며, 미국 측도 이에 공감하고 협의·추진 중”이라며 같은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국내 언론들은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리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만나 ‘사드 정식배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언론이 ‘사드’에 대해 이처럼 관심을 갖는 것은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발사한 “요격 불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이 있다. ‘사드’를 정식배치하면 지금과 어떤 부분이 달라질까.
경북 성주의 사드 미사일 수, ‘정식 편제’ 1개 포대의 1/3
한미 정부가 2016년 7월 ‘사드’ 배치에 합의한 뒤 미군은 이듬해 3월 한국에 구성품을 들여와 배치를 시작했다. C-17 수송기를 타고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내린 ‘사드’ 구성품은 트레일러에 실려 경북 성주로 옮겨졌다. 이후 ‘사드’ 논란이 거세지고 같은 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드’ 포대의 정식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현재 경북 성주에는 요격미사일 8기씩을 장착한 발사대 2기와 화기관제 및 통신장비, 추적 레이더, 지원 장비만 있다. 정식 편제된 1개 포대와 비교하면 요격미사일 수가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장비만으로도 북한과 중국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사드 1개 포대를 정식배치 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2017년 3월 이후 오산 공군기지에 발사대 4기를 보관 중이다.
미군이 ‘사드’ 배치 장소로 경북 성주, 그 중에서도 산 속의 골프장 부지를 선택한 이유는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방사포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면서도 주한미군이 있는 지역을 대부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성주는 휴전선으로부터 26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300밀리미터 구경 방사포의 사거리를 벗어나 있다.
반면 성주는 서울과 210킬로미터, 평택 170킬로미터, 부산 115킬로미터, 광주 15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일각에서는 ‘사드’의 요격범위가 200킬로미터여서 서울은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제원 상의 요격 범위’다. 40~150킬로미터의 요격 고도, 초속 2.8킬로미터(마하 8.24)에 달하는 최고 속도 등을 생각하면 지도상으로는 제원 이상의 거리라도 경우에 따라 요격이 가능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숫자로는 중국은커녕 북한 탄도미사일도 10여 발 정도밖에 요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드, 미군 계획대로 ‘2개 포대 완전배치’ 된다면?
과거 한미 양국의 계획대로 ‘사드’가 완전배치 된다면 어떨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당초 한반도에서 최소한 사드 포대 2개를 운영할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뉴시스>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군 사드 포대에 2017년 미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주둔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 예하 2개 포대 병력을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은 예하에 6개 사드 포대를 두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주한미군 관계자는 “병력 순환배치일 뿐”이라고 답했다.
만약 한국에 ‘사드’ 2개 포대가 배치되면 방어 범위는 얼마나 넓어질까. ‘사드’ 발사대 1기에는 요격미사일 8발이 들어 있다. 1개 포대가 발사대 6기로 구성되므로, 미사일 수는 48발이다. 즉 2개 포대가 배치되면 미사일은 96발이다. 이론상으로는 사드 미사일 1발로 적 탄도미사일 1발을 격추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표적에 따라 2발을 쏠 수도 있어 96발의 ‘사드’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수는 90발 내외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사드’ 2개 포대를 모두 성주에 배치해도 평택 미군기지, 성남 서울공항을 비롯해 수도권 남부와 동부, 계룡대 육해공군 본부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쏠 만한 주요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미군이 두 번째 ‘사드’ 포대가 주한미군 방공포병여단 부대가 있는 광주에 배치되면, 서울 전역까지 거뜬히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유사시 ‘사드’ 포대에 발사대를 증편하면 방어 역량은 훨씬 커진다. ‘사드’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을 하는 도중에 실전배치된 요격 체계라는 점이다. 운용 가능한 발사대 수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사드’ 개발 초기 1개 포대는 발사대 2기와 레이더 등으로 이뤄졌다. 이후 ‘사드’ 양산 속도가 늦춰진 탓에 레이더와 발사대 6기가 하나의 포대가 됐다. 미군은 이후 1개의 레이더에 발사대 9기를 연결해 활용했었고 운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사드 2개 포대가 한반도에 배치하게 된다면, 주한미군 예하 제35방공여단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 PAC-3 MSE, 한국군의 PAC-3와 함께 제대로 된 다층 방어망을 구성하게 된다. 특히 PAC-3 MSE는 북한이 자랑하는 ‘불상 발사체’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