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으로 국가 몰락 뒤 성매매로 내몰리는 베네수엘라 여성들

미인대회에서 성매매로…매춘 내몰린 베네수엘라 여성들 

포퓰리즘 정책 후 맞은 최악의 경제난…변호사 등 전문직도 성매매접경국 콜롬비아 비롯 스페인, 페루 등지에선 인신매매 되기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미스 유니버스 7명, 미스 월드 6명, 미스 인터내셔널 8명…. 전 세계 미인대회 우승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의 여성들. 인생을 바꿀 기회인 미인대회에 매달렸던 그들이 최근엔 스페인,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성매매의 주범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매매에 나선 여성 중에는 변호사, 교사, 간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서부터 10대 소녀까지 포함돼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들은 왜 세계 최고의 아름다움을 다른 나라 밤거리에서 그토록 비천하게 팔고 있는 것일까?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베네수엘라와 맞닿은 도시 콜롬비아 쿠쿠차에서 성매매에 내몰린 베네수엘라 여성들의 생활상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지 일주일 된 변호사 말리샤는 쿠쿠차에 도착 후 청소부, 보모 등의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몰려드는 이민자와 한정된 일자리에 이미 도시는 극심한 실업 사태에 시달리고 있었고 생계가 다급해진 그는 결국 매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을 촬영하는 CNN 카메라를 향해 “좋지 않은 일(성매매)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 미쳐버릴 것 같다”고 절규했다.  간호사였던 마리사 역시 쿠쿠차 이주 후 병원을 중심으로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일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성매매에 나선 지금, 그는 더 참혹했던 베네수엘라에서의 생활을 떠올린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간호사로 일하며 한 달에 번 돈으론 밀가루 한 봉지 겨우 살 정도였다”며 “설령 돈이 있다 해도 상점에 물건이 없어 물건을 사려면 전날 밤부터 그 앞에서 줄을 서야 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미인대회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한 모델 학교에서 인생을 바꿀 기회를 준비하는 학생들 역시 다른 나라에서의 활동을 목표로 수업에 매진한다. 이 학교의 교장인 히셀리 레예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선 일거리가 없어 학생들이 재능을 발휘하려면 외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학교 졸업생의 70%가 해외에서 활동 중이며 일부는 페루, 스페인을 대표해 미인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콜롬비아의 공공기관 ‘여성-양성평등 전망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 보고타 내 성매매 여성 35.7%가 외국인인데 이들 중 베네수엘라 여성은 99.8%를 차지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출신 성매매 여성의 33.1%가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4.5%가 성매매로 번 수입은 아직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보낸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El tiempo)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여성이 성매매 후 받는 돈은 8.7~17달러(약 9,700~19,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950년대 1인당 국민소득 세계 4위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남미 부국으로 떠올랐던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한 순간에 남미의 빈국으로 전락해 전력이 수시로 끊기고, 제조업 기반이 사라져 만성 생필품 부족을 겪으며, 급기야는 국민의 10% 가까이가 해외로 탈출해 다수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하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평화 싱크탱크인 FIP(The Ideas for Peace Foundation)의 후안 카를로스 가르존 소장은 “베네수엘라 난민 여성들 중 다수는 콜롬비아 북부 국경 지역의 게릴라 조직과 폭력 단체 등으로부터 성 착취를 당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탈출한 베네수엘라 난민의 취약점을 노린 폭력 단체가 이들을 상대로 성 착취는 물론 인신매매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http://cm.asiae.co.kr/view.htm?no=2019021322541000550#Redyho 

CNN “베네수엘라 탈출 여성들 성매매 내몰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에서 탈출한 여성들이 성매매에 내몰리는 등 고난을 겪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간호사였던 마리사(가명)가 대표적 사례다. 그녀는 어머니와 세 아이를 남겨 둔 채 2년 전에 국경을 넘어 콜롬비아로 갔었지만 마땅한 직업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5년간 간호사로 교육을 받았지만 내가 일했던 직업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갔었지만 한달 15일을 일해 번 돈으로는 겨우 밀가루 한 자루를 사는 것으로 족할 뿐이었다. 심지어 기저귀같은 것은 구할 수도 없었다. 마리사는 CNN에 “사람들이 다음날 아침에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밤중에도 가게 주변에서 기다린다”며 “고를 수는 없고 오직 창고에 있는 무엇인가를 사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결국 그녀는 가족들에게 보낼 기저귀와 생필품들을 구하기 위해 콜롬비아에서도 가장 실업률이 높은 국경도시인 쿠쿠타로 올 수 밖에 없었다. 마리사는 “어머니가 당신이 하는 일을 알게 되면 이해하겠냐”라는 질문에 “가슴 아파하겠지만 나를 심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갈라진 목소리로 답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로 발생한 수익을 차베스 전 대통령과 마두로 현 대통령이 인프라 조성, 산업 발전 등에 쓰지 않고 포퓰리즘적 정책에 쏟아 붇는 바람에 유가 하락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300만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난민 대열에 합류했으며 인접국인 콜롬비아로에만 100만명이 이주했다. 

전직 변호사인 말샤(가명)도 64세의 부모님들에게 두 아이들을 남겨 둔 채 일주일 전에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말샤는 “베네수엘라에선 겨우 아이들에게 아침식사만 구해 줄 수 있고 점심은 가끔이었다. 아이들을 매일 굶긴 채 재워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콜롬피아에서 청소부나 유모로 일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녀는 “내 삶에서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 빠진다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며 “베네수엘라에 있을 때, 나는 미쳐버릴 지경이었는데, 여기서도 살아남기 위해 보기 좋지 않은 일을 하고 있어서 미치겠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전문직 여성들 뿐만이 아니다. 17세의 에리카(가명)는 생후 7개월된 아들을 품에 안고 국경을 건너 콜롬비아에 도착한 후 직업을 구할 수 없어 몸을 팔고 있다. 그녀는 “마두로와 그의 정부가 아니었다면 나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며 “꿈을 이룰 수 없지만 나는 어머니로서 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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