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회담 앞두고 한미간 엇박자에 대한 미국의 작심 경고

“남북관계 발전, 국제제재 틀에서 이뤄져야” 경고한 美

“미국은 남북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국제제재 틀 안에서 (남북 관계도) 이뤄져야 한다.”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11일(현지시간) 내놓은 말에는 힘이 실려있었다.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워싱턴 D.C.에 위치한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를 영접하고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 대행과 면담에 동석해 이처럼 말했다.그는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 같은 진전이 반드시 한미 공조와 국제 경제제재 틀 안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비건 대표는 한미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항상 같은 소리를 내야한다”면서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비건 대표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평양을 방문했고 “북한과 협상은 생산적이었다”고 진단했다.그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핵·미사일·국제법 전문가·백악관 정상회담 기획가 등 전문가들을 대거 이끌고 방북했다.비건 대표는 “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 난제를 모두 해결하긴 어렵지만 (비핵화 프로세스) 일정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시간이 촉박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용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기획하고 연출한다는 지적이다.비건 대표는 “북한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끄는 바람에 대화가 지연됐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http://www.blue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19875

비건 “엄마 아빠 훈계 다르면 애가 어디로 가겠나”

“韓美, 대북정책 엇박자” 문희상 의장·여야대표 면담서 작심발언
“美北 서로 이해하는 데 시간 필요… 실무협상서 난제 해결 어려워”

“부모가 자식을 야단칠 때 엄마·아빠가 딴소리를 하면 안 되는 것처럼 한·미도 북한 문제에 있어 항상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스티븐 비건〈사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1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존 설리번 부장관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여야 5당 대표단 면담에 배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정통한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한·미를 자식(북한)을 둔 부모에 빗대 한·미 공조와 대북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우리 국회 대표단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 전까진 제재 완화는 물론 남북 협력 과속(過速)도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남북에 동시에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설리번 부장관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협상 중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이루기 전까지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시간 끄는 바람에 대화 지연”

비건 대표는 이날 설리번 부장관이 면담장을 떠난 직후 “나도 아이를 키워본 입장이지만, 부모가 하는 훈계가 각각 다르면 아이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는 매우 단호하고 강경한 어조로 남북 관계가 비핵화보다 앞서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해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각종 남북 협력 사업의 속도 조절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건 대표는 작년부터 이어진 미·북 비핵화 협상 지연, 비핵화 속도와 맞지 않는 남북 협력의 과속 문제 등에 대해 ‘시간 끌기’ ‘엇박자’와 같은 직설적 표현을 동원해 비판했다. 그는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때 많은 흥분과 기대가 있었지만 북한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끄는 바람에 대화가 지연됐고, 그 결과 남북 관계 진척과 비핵화 진척에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한·미 정부가 설치한 ‘워킹그룹’과 관련, “(워킹그룹 설치 이후 한·미 관계가) 과거 이견이 있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라며 “북한이 이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 워킹그룹이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워킹그룹 설치 이전 남북 협력 과속 문제를 놓고 한·미 공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전직 외교부 관리는 “워킹그룹이 한국의 대북정책을 감시하겠다는 용도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워킹그룹 출범 당시 미 국무부는 그 목표로 ‘제재 이행,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협력’을 내세웠지만, 청와대는 제재에 관한 언급 없이 ‘평화 프로세스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라고 했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모든 것은 한·미 동맹을 전제해서 해야 하고, 서로 간 오차 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모든 정당의 생각은 한·미 연합 훈련, 전략 자산 전개, 주한 미군 축소·철수 등 문제가 남북 관계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되며 오로지 동맹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美 경고에도 남북 협력 속도 내려는 靑

이 같은 비건 대표의 메시지에도 우리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도로·철도·산림 등 각 분야의 남북 협력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로 작년 대비 약 15% 증액된 1조1036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인도적 문제 해결(5724억원), 사회문화교류(205억원) 등과 함께 남북 경제 협력에 5044억원이 편성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 일각에선 ‘통일부와 외교부가 미국의 제재를 지나치게 의식해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는 불만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다음 주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의 실무 협상을 앞둔 비건 대표가 제재 문제를 강조한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도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제재 문제는 손댈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측이 대북 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 등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측 상응 조치로는 종전(終戰) 선언과 평화 협정 논의, 인도적 지원 확대,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등 미·북 관계 정상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준용 기자 jahny@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426807

펠로시 “김정은 핵협상 진의, 비핵화 아닌 남한의 무장 해제”


펠로시 “김정은 핵협상 진의, 비핵화 아닌 남한의 무장 해제”
한국 의회 대표단-펠로시 美 하원 의장, 12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면담
비핵화 회담 전망 놓고 치열한 공방전 펼쳐…예정시간 30분 훌쩍 넘겨 면담 종료
펠로시, 20년 전 방북 경험 소개하며 “그때부터 북한 정권 안 믿는다”
펠로시 “한일관계도 나빠져 걱정”…文 의장 “日이 한마디 해달라고 한 느낌”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왼쪽 두번째)과 면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무장해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한국 의회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방미 대표단과 펠로시 의장은 이날 면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전망을 두고 상당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미 대표단과 펠로시 의장의 면담은 예정된 30분보다 두 배인 1시간을 훌쩍 넘겼다.


문 의장 등은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자,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 회담도 쇼였다”고 반박했다. 펠로시 의장은 ” “싱가포르 선언문은 김정은에 주는 선물”이라면서 “(회담 후)북한의 비핵화(조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대표단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2차 미북정상회담에 한국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적이 아니고 베트남처럼 우방으로 변하는 것”이라면서 “베트남이 친미국가가 된 것처럼 북한도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의)국익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북한을 믿을 수 없다”면서 20년 전 북한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가난과 비참함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였다”며 “그때부터 북한 정권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금 북한은 그 때와 많이 다르다”며 “가까운 시일내 다시 방북해보라”고 권했다.

정동영 대표는 “트럼프의 북핵 외교는 과거 북핵 해법의 원조인 클린턴 정부 시절 ‘페리 프로세스’를 잇는 정책이 아니냐”고 묻자 펠로시 의장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비핵화라는 말을 찾을 수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배석한 한인 출신 앤디 김 하원의원도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보이는 조치를 한 게 없다”며 펠로시 의장의 편을 들었다. 정동영 대표는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는 북한의 핵능력 80% 상실을 의미한다. 핵능력 80%가 불능화되면 가장 확실한 것 아니냐”고 했다.

갑론을박이 길어지자 펠로시 의장은 “나는 낙관하진 않지만, 기대감은 많다”며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악화된 한일 관계도 이날 면담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다. 펠로시 의장은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져 걱정스럽다”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문 의장은 “균형 감각을 갖고 봐달라”고 했다. 문 의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왕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이후 특파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진정한 사과”라면서 “합의서가 수십개가 있으면 뭐하나. 피해자의 용서한다는 승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일본 측의 발언 철회 및 사과 요구에 대해 “(일본에)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이 한일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선 “일본 측에서 사전에 한국쪽에 한마디 해달라고, 간단히 말하면 혼내 주라고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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